메타버스 대구월드
11.6억을 들여 만들었지만 2024년 8월부터 사실상 중단. 홈페이지조차 접속되지 않는다. 17억을 들인 관광플랫폼 ‘대구메타라이브’도 2024년 연말로 운영을 종료했다.
2020년, 메타버스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2023년, 이번엔 AI였다.
대구·경북은 너도나도 그 흐름에 올라탔다.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억 원이 들었다.
그리고 2026년 — 그 신기술 정책들이 지금 어떻게 됐는지, 직접 들어가봤다.
대구 북구청은 2021년 메타버스 ‘제페토’에 주니어보드를 만들었다. 정부혁신 평가에서 상까지 받았다. 그러나 기자가 올 5월1일 직접 접속해보니, 캐릭터는 바닥에 잠긴 채 출발했다. 다른 곳으로 가려 하면 구현되지 않은 공간으로 내리막길이 생겼다. 대구시 ‘상담사 뚜봇’에게 “1991년생은 언제 신청할 수 있지”라고 물었더니, 답변할 수 없는 분야의 질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11.6억을 들여 만들었지만 2024년 8월부터 사실상 중단. 홈페이지조차 접속되지 않는다. 17억을 들인 관광플랫폼 ‘대구메타라이브’도 2024년 연말로 운영을 종료했다.
캐릭터가 바닥에 잠긴 상태로 시작. 다른 곳으로 가려 하면 구현되지 않은 내리막길이 생기며 결국 출발 지점으로 돌아온다. 회의 캡처 보도자료만 남아 있다.
‘전국 지자체 최초 AI 챗봇’. 기자가 “1991년생 신청기간은”이라 쓰자 제가 아직 답변할 수 없는 분야의 질문입니다. 포털 검색은 3초 안에 답을 줬다.
경북도는 비대면이 일상화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메타버스 수도’를 선언했다. 영남일보가 분석한 결과, 2016년부터 올해 5월7일까지 경북도와 23개 시군이 발표한 AI·메타버스 관련 보도자료는 848건. 그러나 5월16일 직접 접속해본 ‘경북메타포트’의 실시간 접속자는 둘이었다 — 기자, 그리고 담당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닉네임.
경북도청·신공항·쇼핑몰을 메타버스에 구현. 기자는 회원가입조차 막혔다. ‘이미 사용중이거나 중복된 이메일’ 메시지가 다른 이메일을 넣어도 반복됐다. 모바일 앱도 같은 증상. 취재가 시작되자 그제서야 정상 작동했다. 5월16일 실시간 접속자 — 둘.
‘전국 최초 MR(혼합현실) 기반 메타버스 시스템 도입’을 대대적으로 자축. 그러나 이 MR 회의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두 번 다시 열리지 않았다. AR글래스 37개는 현재 도청에 보관돼 있다.
지자체 최초 대화형 AI. 보도자료 작성·사업건의조서 양식까지 정교하게 설계했다. 그러나 출시 1년 2개월 만인 2025년 1월 운영 종료. 보안 절차 문제 등이 걸림돌이었다.
신기술 유행이 바뀔 때마다 예산도 그대로 갈아탔다 ─ 2023년 정점 117억에서 3년 만에 1/7 토막
메타버스는 대표적 ‘전시성 행정’ 중 하나로, 입안에서 예산집행까지 충분히 검토와 숙의할 시간이 부족해서 낭비가 된 사례다. 유행성·전시성 행정을 사회 전반적으로 거를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
메타버스는 기술보다 유행이 앞서 실제 기술이 아닌 ‘상징적 도입’이라는 측면이 강했다. 거창한 플랫폼보다 현장의 반복 업무 하나, 시민이 자주 겪는 불편 하나를 정해 작게 적용해보고 효과를 검증해 확대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AI가 월등하게 빨리 진행되고 있는데, 뒤따라가면서 예산을 퍼부어 봤자 예산 대비 효용가치가 없다.
행정에서 선도적으로 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행정이 받아들이거나 행정을 통해 구현된 것들은 대부분 이미 상용화된 것이나 낙후되기 직전인 것들이다. 행정은 그런 부분들을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
유행은 끝났다. 그러나 그 위에 쌓인 보도자료, 종료된 플랫폼, 장롱 속 AR글래스,
그리고 혈세는 — 실패한 기술이라고 단정짓지 말아주길 바란다는 해명과 함께 남았다.
영남일보 인터랙티브 / 흉물된 디지털 TK ①·② — 2026.05
공식 자료: 대구시 행정사무감사 2025.12, 지방재정365, 각 지자체 공식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