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8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한 가챠숍
벽면을 가득 채운 수십 대의 기계 앞에서 손님들이 한참을 서성였다. 친구와 캐릭터를 하나씩 비교하는가 하면 혼자 매장을 찾은 이들도 눈에 띄었다.
같은 시간 동성로 스파크랜드 3층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가챠가챠’, 그 소리에서 시작됐다
레버를 한 번 돌려 소리를 켜보세요.
가챠는 자판기에 돈을 내고 무작위로 장난감이나 캐릭터 상품을 뽑는 방식의 놀이를 일컫는다.
동전을 넣고 손잡이를 돌릴 때 나는 소리를 표현한 일본어(의성어) 가챠가챠에서 유래했다.
동전으로 바꾸시겠어요, 카드로 하시겠어요?
어느 쪽을 골라도 진행됩니다. 진입 장벽은 이미 낮아졌으니까요.
예전처럼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야만 할 수 있는 기계뿐 아니라 카드 결제 단말기가 달린 기계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기계 안에 들어 있는 상품 가격도 대체로 3천~1만원 수준으로 다양한 편이었다.
선택 완료 — 아래에서 1만원으로 직접 돌려보세요.
레버를 돌리고, 떨어진 캡슐을 열어보세요
가챠는 5천~6천원이면 좋아하는 캐릭터를 뽑아볼 수 있다. 일반 피규어는 몇만원씩 해 부담스러운데.
레버를 손가락이나 마우스로 드래그해 돌려보세요 (키보드는 Enter)
아직 떨어진 캡슐이 없습니다.
인형뽑기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
한때 유행했던 인형뽑기는 돈을 쓰고도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 있지만 가챠는 원하는 제품이 아닐 뿐 일단 상품은 나온다는 점에서 사실상 꽝이 없다.
현재 20~30대는 일본 애니메이션 등에 친숙한 세대라는 점에서 좋아하는 캐릭터를 소장하려는 굿즈 소비문화와도 가챠의 인기가 연결돼 있다.
계명대 박해남 교수(사회학과)
다시 돌리게 만드는 것, 랜덤성과 통제감
원하는 것이 나오지 않으면 다음에는 나오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생기고, 실제 원하는 상품을 뽑았을 때는 통제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젊은 층은 소비에서 실용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재미와 경험 자체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가챠도 단순한 상품 구매가 아닌 하나의 놀이로 받아들이는 측면에서 지갑을 쉽게 여는 것으로 보인다.
대구대 박은아 교수(심리학과)
주말엔 하루에도 네다섯 번
대구의 장난감가게, 몇 곳이 됐을까
막대를 눌러 비교해 보세요.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 기준입니다.
※ 2021년 7월 막대 높이는 증가율에 따른 시각 비교용입니다.
당신은 몇 번 돌렸나요
“친구들과 놀거나 약속 시간에 누군가를 기다릴 때 가챠숍에 들어가면 시간이 잘 간다. 길을 가다가 매장이 보이면 뭐가 있나 한번 둘러보는 편”
“좋아하는 캐릭터를 뽑는 재미가 있다. 카드로 바로 결제할 수 있는 기계가 많아져 예전보다 이용하기 편해지고, 상품 종류도 다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