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촬영 주산지 김기덕 감독 흔적 싹 지운다

  • 배운철
  • |
  • 입력 2018-03-17 07:18  |  수정 2018-03-17 07:18  |  발행일 2018-03-17 제2면
성폭행 의혹탓 국민 정서 고려
영화소품 등 관련 홍보물 철거
‘봄 여름 가을…’ 촬영 주산지 김기덕 감독 흔적 싹 지운다
청송군 관계자가 주산지에 설치돼 있는 나룻배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영화 제목을 떼어내고 있다. <청송군 제공>

청송 주산지(注山池) 등에서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흔적들이 지워지고 있다. 영화를 만든 장본인이 최근 ‘미투’ 열풍 속 성폭행 의혹에 휩싸인 김기덕 감독이기 때문이다.

청송군은 최근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과 관련된 문구·이미지를 활용한 청송지역 각종 홍보물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치고 철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김 감독이 2003년 연출한 작품으로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내 위치한 주산지 한가운데에 지은 대웅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사계절 변화를 인간의 일생에 비유해 풀어낸 작품이다. 인간이 업을 짓는 행위와 자신이 지은 업을 없애는 과정을 통해 불교 ‘윤회사상’을 그리고 있다.

당시 영화가 상영된 이후 청송은 ‘전국구 관광지’로 떴다. 청송군은 영화와 관련된 홍보물을 만들어 주산지에 설치했다. 지난해 주산지를 찾은 관광객은 무려 450만명에 이를 정도로 청송 제일의 관광지로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미투 열풍에 주산지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미 온라인에선 주산지를 두고 말들이 많다. 청송군은 장고 끝에 국민적 정서를 고려, 주산지 입구에 설치돼 있는 영화 관련 소품 등 홍보물을 일제히 철거했다. 철거비만도 2천여만원이 들었다. 아울러 청송군 내 관광표지판·책자·홈페이지와 읍면 청사 내 설치된 주산지 관련 홍보물도 교체하고 있다.

한편 주왕산국립공원과 주산지 내 상인들은 “‘청송 고속도로시대’를 맞아 주산지 물안개 촬영을 위해 많은 작가·관광객이 찾아올 시점에서 이 같은 일이 터져 너무 속상하다”며 “특정인의 잘못된 행위로 청송의 관광 상권이 큰 피해를 볼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청송군 관계자는 “주산지에서 영화 관련 홍보물이 철거되더라도 전국구 관광지로서의 위상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송=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배운철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