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우람·이태양 “정우람 등 6명 프로야구 승부조작 가담”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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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1   |  발행일 2018-12-11 제26면   |  수정 2018-12-11
다시 KBO 덮친 승부조작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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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혐의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영구실격 처분을 받은 이태양(왼쪽)과 문우람이 10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안 잠잠했던 승부조작 파문이 다시 프로야구판을 흔들고 있다.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KBO리그 영구 실격 처분을 받은 문우람(전 넥센)·이태양(전 NC)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또 다른 선수들의 실명을 공개한 것이다.

실명공개는 문우람·이태양이 2015년 영구 실격 처분을 받은 뒤 3년 만에 연 기자회견에서 승부조작 의혹 결백을 주장하던 도중 튀어 나왔다. 10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태양은 “문우람은 브로커가 아니다. 죄가 없으니 문우람만이라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던 이태양·문우람은 예상 밖의 실명공개까지 이어갔다. 이태양은 “브로커가 선수들의 동영상까지 보여주며 ‘이 선수들이 이렇게 해도 걸리지 않는다’고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이들이 언급한 해당 선수는 정우람(한화), 김택형(SK), 이재학(NC), 문성현(넥센), 정대현(사회복무·넥센), 김수완(방위산업체·무적) 등이다.

6명의 선수들이 자신들과 연루된 브로커를 통해 승부조작에 직접 가담했거나 정보를 제공받아 불법 베팅을 했다는 게 문우람·이태양 측 주장이다. 이태양은 “(당시 브로커가) 정대현·문성현·김택형·이재학·김수완도 (승부조작을) 다 한다고 했다. 김수완은 자기가 직접 토토를 해서 베팅을 한다고까지 했다”며 “김택형은 1번 타자한테 홈런 맞고 그냥 거기서 돈 받아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문우람·이태양은 재판 과정에서 지켜본 불법 토토 베팅방 운영자와 브로커 등의 진술과 경기 내용 등을 겹쳐봤을 때 이 선수들도 승부조작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이태양은 “왜 브로커가 언급한 다른 선수들은 조사를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3년 전 영구실격처분 받은 文·李, 결백 주장 기자회견 도중
김택형·이재학·문성현·정대현·김수완 실명도 공개 거론
해당 선수·소속팀 “사실무근” …정우람은 법적대응 예고


갑작스레 터진 파장에 해당 선수들과 선수들의 당시 소속팀, 현 소속팀 등이 즉각 대응에 나섰다. 이번에 지목된 정대현은 당시 kt 소속이었는데, 이에 대해 kt측은 “2015년 사설 정보지를 통해 정대현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정대현을 불러 조사한 결과 결백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김택형 등도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름값이 가장 높은 정우람은 법적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문우람·이태양이 이번에 기자회견을 연 가장 큰 목적은 ‘문우람의 억울함 호소’였다. 이태양은 2015년 브로커 조모씨와 함께 KBO리그에서 고의볼넷을 내는 방식으로 승부 조작을 한 혐의를 받았고, 이로 인해 KBO로부터 영구제명 처분을 당했다. 당시 상무 소속으로 군인 신분이었던 문우람은 프로 입단(2011년 넥센) 동기인 이태양에게 승부 조작을 제의한 혐의로 군사법원 1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문우람은 전역 후 항소했지만 2심에서 기각됐다. 이후 대법원도 심리 불속행으로 사건을 종결해버렸다. 이태양은 “승부 조작 브로커와 나, 그리고 문우람이 2015년 5월22일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창원지검은 우리를 승부 조작에 공모한 것이라고 단정지었다"고 주장했다.

이태양은 “1차 조사에서 해당 검사는 문우람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 나에게 돈이 전달됐다고 허위 사실을 얘기했다. 그 거짓말에 넘어가 문우람도 (승부 조작을) 아는 것 같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내가 검사에게 속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중에 진술을 번복하려 했지만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았다. 문우람은 통장 조회까지 모두 허용했고,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때서야 검사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태양은 NC 구단에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태양은 “구단에서 도와준다고 약속하며 자수를 권유했다. 군대에 다녀오면 구단에서 다시 받아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구단은 언론과의 접촉을 막고 나에 대한 악의적인 인터뷰를 했다. 구단이 지정해준 변호사는 문우람 무죄에 대해 얘기를 하면 재판에서 불리하게 될 수 있다며 내 입을 막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태양은 마지막으로 “나의 잘못으로 우람이가 누명을 쓰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것에 대해 너무 속상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라며 “억울하게 희생된 우람이가 반드시 재심을 받게 해달라"고 말했다. 문우람은 “설령 야구를 못한다 하더라도 나에게 씌워진 승부 조작 브로커라는 누명을 벗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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