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유치” 구미에 현수막 1천장

  • 조규덕
  • |
  • 입력 2019-02-13 07:30  |  수정 2019-02-13 08:34  |  발행일 2019-02-13 제9면
개인부터 단체까지 열망 반영
설치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차
20190213
12일 오후 구미시청 부근에 SK하이닉스 유치를 염원하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 수십장이 걸려 있다.

[구미] 12일 오후 기자가 찾은 ‘구미 관문’ 구미IC는 비교적 한산했다. 하지만 IC를 통과하자마자 분위기는 180도 변했다. 온 거리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염원하는 현수막으로 도배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현수막엔 ‘SK하이닉스 유치, 43만 구미시민의 염원입니다’ ‘SK를 구미로 구미로 구미로’ ‘사랑해요 SK’ ‘SK하이닉스 구미 유치 20만 노동자 가족의 간절한 마음입니다’ 등 시민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었다. 또 ‘최태원 회장님, 여기(구미5단지)부턴 SK 땅입니다’(산동면 주민), ‘SK하이닉스 구미 유치를 119가 자나깨나 기원합니다’(구미소방서 의용소방대 연합회), ‘SK하이닉스 구미로 퍼뜩 오이소’ 등 톡톡 튀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현수막을 내건 이들은 개인부터 공공기관, 시민단체, 경제단체, 동창회, 기업체, 정당, 소모임 등 다양했다. 구미 옥계동 한 종합학원은 미술 분야 수강생들과 함께 ‘SK 사랑해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제작한 뒤 차량에 부착해 유치 운동을 하고 있었다.

구미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유치 염원 현수막은 유치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초부터 내걸리기 시작했다. 현재 주요 네거리 등 구미 전역엔 1천여장의 SK하이닉스 유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장기간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구미시민의 SK하이닉스 유치 열망이 현수막에 그대로 표출된 것이다.

현수막 제작 업체도 덩달아 바빠졌다. 한 광고업체는 현재까지 100여장의 현수막을 제작했다. 지금도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광고업체 대표 A씨는 “지금 구미지역엔 현수막을 설치할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찼다. 현수막이 이렇게 많은 것은 구미 역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SK하이닉스 유치를 바라는 시민의 열망이 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광고업체 대표 B씨는 “가로 7m짜리 현수막 제작비가 7만원 정도 되는데 SK하이닉스 유치를 바라는 뜻에서 반값(3만5천원)에 제작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현수막은 지정장소에만 달아야 하고 게재 기간도 열흘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구미시는 이번 SK하이닉스 유치 현수막은 특별한 철거 기간을 두지 않고 있다. 최근 광평동에서 한 시민의 잇단 민원으로 일부 SK하이닉스 현수막을 철거했지만 추후 민원인을 설득해 다시 내걸었다. 김율자 구미시 도시재생과 거리미관계장은 “SK하이닉스 유치가 구미지역 최대 현안이어서 행정적으로 처리하긴 사실상 힘들다. 구미시청 공무원들도 SK하이닉스가 구미에 유치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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