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시진핑과 세계 경제인들 체류, 경주의 신기원 등
2025 경주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는 전례 없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자국중심, 보호무역주의 부활이란 파고 속에 지구촌 절반 이상의 규모를 자랑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반과 경제인들이 모여 국가간 무역증진, 경제교류를 도모하는 자리라 더욱 빛이 난다. 세계 2대 파워(power)로 불리며 패권경쟁에 나선 미국 중국의 정상도 관세협상을 비롯 첨예한 이슈를 경주에서 논의한다. 경주가 세계 뉴스의 중심에 섰다. 지역적 입장, 향토적 시각에서 본다면 이번 APEC의 파급효과 중 가장 극적인 부분은 경주의 지리적 장소적 부각이다. 29일 방한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경주 보문단지내 힐튼호텔에서 하루를 묵었다. 30일 입국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인근 코오롱호텔에서 숙박한다. 양 정상이 제3국의 특정 도시를 동시에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측은 당초 보안 문제로 부산 숙박을 고려하다 방향을 틀었고, 시 주석은 서울을 예약했다 취소하고 경주를 택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천년고도(千年古都) 경주'를 세계에 알리는 것은 큰 수확이다. 29일 한미 정상회담은 경주박물관에서 열렸다. APEC을 맞아 '신라 금관-권력과 위신- 특별전'이 열리는 곳이다. 트럼프는 한국이 심오하게 준비한 '경주 금관 모형'을 선물 받았다. 건국 300년이 채 안되는 미국 대통령에게 천년 역사의 찬란함을 담아 전한 셈이다. 금관은 경주의 미학, 비견되기 어려운 고고함의 소재다. 경주 곳곳에 산재한 왕릉, 기와집이 집적된 황리단길, 동궁과 월지를 비롯 곳곳의 유적들은 경주를 찾은 각국 지도자, 경제인들의 눈에 각인될 것이다. 금전적 이득, 경제적 파급효과를 떠나 이번 APEC의 가장 큰 부산물임에 틀림없다. 경주는 이제 세계 역사도시이자, 품격의 관광도시로 비상할 때가 왔다. [사설] APEC 앞두고 경주 인접 도시 들썩, 낙수효과 기대한다 31일부터 양일간 열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북 포항, 울산 등 인접 도시들도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지난 28일에는 APEC 참석자들이 숙박할 대형 크루즈 2대가 포항 영일만항에 입항했다. 이 선박은 APEC 부대행사인 'CEO 서밋'에 참석하는 경제인들이 머무는 '바다 위 숙소'다. 크루즈 입항에 맞춰 포항시는 APEC 손님맞이에 돌입했다. 28일과 29일 미디어파사드 등 문화행사를 연데 이어 30일엔 크루즈에 머무는 경제인을 대상으로 지역 첨단산업을 홍보하는 '선상 투자설명회'를 개최한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산업 시찰, 죽도시장 등을 둘러보는 관광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경주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포항 시내의 호텔과 고급 모텔 예약은 일찌감치 마감된 상태다. 울산도 APEC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달 APEC 참가국 대사관을 찾아 행사에 오는 주요 인사들이 울산지역 기업 및 관광지 방문을 요청했다. 미국 조선업 부흥에 적극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HD 현대중공업 방문 가능성에도 기대를 하고 있다. APEC 참가국 외교사절과 기업인 상당수가 머무는 부산도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지자체는 APEC을 지역 산업과 관광지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2005년 부산 APEC의 경우 정상회의 후에 지역 관광객이 3배 이상 늘어났다. APEC을 통한 낙수효과를 넘어 경주와 인접 도시들을 아우르는 동해안 공동 성장의 발판이 마련된다면 금상첨화다. 논설실기자 ynnews@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