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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디바이스와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미래
앞으로 스마트폰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마트폰의 발달은 유튜버의 대중화를 앞당겼다. 과거에는 고가의 장비와 복잡한 설정이 필요했던 콘텐츠 제작이 이제는 한층 간소화되었으며 스마트폰 하나면 고품질의 라이브 방송이나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졌다. 특히, AI(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폰과 같은 디바이스의 대중화는 콘텐츠 크리에이션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시간 번역 기술은 언어의 장벽을 허물고, 전 세계 시청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AI 기반의 영상 편집 기술은 누구나 전문가 수준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시간 번역 기술은 K-콘텐츠의 세계화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사람의 행동이나 표정으로 캐릭터를 대신 표현해주는 '버추얼 유튜버(virtual Youtuber, 이하 버추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SK텔레콤 등에 ICT 대기업들이 버추버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시장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이처럼 AI를 활용한 콘텐츠의 결합은 제2의 크리에이터 양산에 불을 댕길 것이며 이제껏 없었던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문제는 앞으로 생산된 콘텐츠의 양이 홍수처럼 밀려온다는 점이다. 새로운 AI 기술을 탑재한 디바이스들이 콘텐츠 제작을 더욱 쉽고 접근 가능하게 만들면서, 시장은 AI생성형 콘텐츠로 넘쳐날 것이다. 이는 크리에이터들에게는 기회이자 도전일 수 있지만, 동시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기술의 발전이 콘텐츠 제작을 단순화하고 다양화시키는 한편, 이로 인해 창의성과 독창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앞으로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생산해냈던 인간만의 창의적 사고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AI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패턴을 학습하고 결과를 도출해내지만, 아직까지는 인간만이 가진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의적인 해석을 제공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AI가 제공하는 편리함과 효율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인간만이 가진 독창성과 창의력을 유지하고 향상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콘텐츠 홍수 속에서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콘텐츠가 시청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에 대해 더욱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단순히 양적으로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 우수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다. 이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콘텐츠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시대의 변화 앞에서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자신의 콘텐츠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콘텐츠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이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사회적, 윤리적 책임을 요구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크리에이터들은 단순히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넘어서, 그 콘텐츠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시대의 변화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이 콘텐츠를 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이준영〈경일대 게임콘텐 츠학과 교수〉이준영〈경일대 게임콘텐 츠학과 교수〉
[기고] 이우출 선생님의 종루(鐘樓)를 읊다
고등학교 1학년 어느 날. 이우출 교장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셨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검은 뿔테안경이 인상적이었는데 월탄 박종화의 '흑방비곡' 말고도, 최독견이 쓴 '승방비곡'이 있다고 하셨다. 비극적 사랑을 다룬 소설인데 사랑하는 두 남녀가 나중에 알고 보니 이복 남매 간이더란다. 이우출 선생님이 들려준 또 다른 이야기 하나. 어느 일요일 대학교수 몇 사람이 모여 희방사에 가기로 했다. "선생님 희방사가 어디에 있는 절입니까?""아니 고전문학을 한다는 친구가…. 앞으로 대학교수가 될 사람이 석보상절이 발견된 희방사를 모르다니…. 세종임금 시절 한글과 한자를 금속활자로 찍은 책이 석보상절인데…."젊은 강사는 끝내 전임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대학졸업 후 어느 가을날. 만촌 조기섭 시인이 이력서 한 통 써 오라시더니 나를 이우출 선생님 댁으로 데리고 가셨다. 대구 수성구 파동 어느 구석진 자리 골목길 끝에 선생님 댁이 있었다. "아니 조, 조, 좃, 좃기섭 선생이 여까지 웬일이신교."두 분은 만나자마자 대번에 술판부터 벌였다. "어이, 이군 술 좀 사온나!" 그날 저녁 늦도록 두 분의 술자리 시중을 드느라 양복 안쪽 주머니에 넣어둔 이력서는 끝내 꺼내 보지도 못했다.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였다. 1986년 대구MBC 구성작가 시절 고(故) 이우출 선생님 시비 제막식 취재를 위해 문경새재를 찾았다. 그 현장에서 모교의 이술 선생님과 황호 선생님을 만났다. 또 한 분의 선생님은 나중에 경남대 국어과 교수로 자리를 옮겨 가셨다. 지금 대구문학관(중구 향촌동)에서는 탄생 100주년을 맞은 여영택(시인·아동문학가)·전상열(시인)·이우출(시조시인) 작가 3인전이 열리고 있다. 2월19일까지 전시될 예정인데 대구지역에서 평생 후학을 기르며 쌓은 문학적 업적과 인간적인 면모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자리이다.초운(樵雲) 이우출(李禹出) 선생님은 1940년 호국불교 정신을 바탕으로 민족의식 고취를 위해 영천 은해사에 설립된 오산불교학교 출신이다. 문경 김룡사에서 잠시 스님생활도 했으며 혜화전문학교(현 동국대)를 졸업하셨다. 졸업 후 능인고에 발령받은 이래 능인학교에 뼈를 묻은 분이시다. 1961년 '종루(鐘樓)'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65년 이호우 시인과 영남시조문학회를 창립한 이래 1967년 낙강(洛江) 동인지를 발간하는 등 지역 시조문학 활성화를 위해 힘쓴 분이시다.작년 대구박물관 '이건희 컬렉션' 전시장에서 뜻밖에 월인석보를 만났다. 그 후 부석사 가는 길에 일부러 찾은 천년고찰 희방사 5층 불사리탑 앞에서 50년 전 국어시간의 당신을 떠올렸다. 시간은 참 속절없이 저 홀로 깊어가는 것이어서 만촌 조기섭 선생님이나 당신의 시비 제막식에서 만난 은사님 두 분은 이미 고인이 되셨다. 나는 아직도 승방비곡이라는 소설을 읽지 못하고, 오늘 당신이 쓴 시조를 가만가만 가슴 속으로 읊조려 보고 있다.'청태(靑苔)빛 돌층대를 눌러 앉아 솟은 다락/ 서역(西域)길 문을 열어 범종(梵鐘)이 울려오면/ 새벽달 푸른빛 여울을 헤엄치는 저 여운(餘韻)…선향(線香) 끝 타오르는 포오란 연기 너머/ 터질 듯 머금으신 미소를 보옵나니/ 두 손에 마음을 접어 고개 숙는 이 기원(祈願)'(이우출의 '종루(鐘樓)' 중에서) 이무열 (시인·대구문화관광 해설사회장)이무열 (시인·대구문화관광 해설사회장)
[기고] 의료사고 왜 못 막나
지난 연말 아픈 왼발이 아닌 멀쩡한 오른발을 수술해 20대 직장인에게 영구장애를 입힌 의료사고가 나더니 새해 들어서는 무릎 연골 수술을 받은 대학생이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해 사망하고, 지방흡입 수술을 받은 20대 여성이 패혈증으로 숨지는 사건이 보도됐다. 또한 전립성 비대증의 50대 남성 환자가 한약을 복용한 후 설사·오심·구토 증상을 보이다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법원이 한약 복용과 사망 간의 관련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외에도 의료사고가 우리 사회에서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나라 의료수준은 세계 최고이며 대부분의 의사는 유능하고 성실하며 도덕적이라 하는데 이러한 사고는 왜 반복해 일어나는가. 어떻게 하면 사고를 방지해 소중한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 10년 가까이 의료분쟁 조정기관에서 1천800여 건의 사건을 다루면서 고민한 문제다. 우선 현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의료사고와 사고위험을 찾아 노출해야 한다. 어떤 사고가 어디서, 얼마나 발생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의료사고 문제는 해당 의사와 환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고 그 정도 또한 심각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며, 예방에 대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 그동안 의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데 두었던 시선을 사고의 근본원인(root cause)을 찾아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재발을 방지하는 곳으로 옮겨야 한다. 사고의 근본원인은 의사 개인의 무능과 불성실이 아니고 인간능력의 한계, 경직된 의료계 문화, 정부와의 정책 갈등, 잘못된 의료정책 및 시스템 등 의사 개인의 책임과 무관한 경우가 많으며 그럴 경우 의사는 또 다른 피해자로 그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것은 온당치 않고 재발을 막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사고의 근본원인을 찾고 예방대책을 연구개발해 교육 홍보함으로써 사고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 터인데, 그 일은 실제 의료사고·사건을 다루는 기구가 담당해야 성과가 있을 것이며 국가는 이를 위해 충분한 인적·물적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한편 의사는 '무엇보다 환자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First, do no harm)'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처럼 치유를 위해 자신에게 몸을 맡긴 그리고 자신이 도움을 주려던 환자에게 오히려 피해를 주는 상황을 용납해서는 안 되며, 그로 하여금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를 염려하게 해서도 안 된다. 의료과정에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환자에게 안전에 대한 신뢰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여러 원인으로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미국 의학원(the Institute of Medicine)은 1999년 'To err is human'이라는 보고서를 내면서 당시 미국 내 의료과실로 사망하는 환자 수가 국내선 점보여객기가 매일 한 대씩 추락할 때의 사상자 수와 같다고 했다. 클린턴 정부는 이 주장에 귀 기울이고 노력해 큰 성과를 보였다. 우리나라 경우 2011년에 연 1만7천명가량의 의료사고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누구도 이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이 수는 1년 동안 매주 대형 여객선 한 척이 침몰할 때의 사망자 수와 같은 데도 말이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의료수준과 이상적인 의료수준, 아니 실천 가능한 의료수준 사이에 넓은 갭이 보인다. 우리 모두가 이 갭을 메우는 노력을 함으로써 안타까운 사고가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임주현 부산고등(지방)법원 상임조정위원·변호사임주현 부산고등(지방)법원 상임조정위원·변호사
[기고] 대구에 청룡이 살았다
2024년 갑진년(甲辰年)은 청룡의 해다. 예로부터 청룡은 비와 물을 다스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 다산과 농경의 중요한 상징으로 행운과 성공, 번영을 촉진하는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런 영험한 청룡이 대구에 살았다.대구 달서구 달비골 입구에서 임휴사 입구를 지나 평안동산 못 가서 왼쪽에 앞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있고 더 올라가면 원기사가 나온다. 이 절 안에 황룡이 살았다는 황룡굴이 있다. 높이 4m, 길이 12m 정도로 안으로 들어갈수록 좁다. 천장에서 떨어지고 벽면에서 새어 나오는 물맛이 좋아 한때 한국의 100대 명수 중 한 곳으로 꼽히기도 했다. 황룡굴의 전설은 이렇다."신라 때 이 굴에 한 스님이 수도(修道)에 정진하고 있었다. 그때 시봉(侍奉)은 남해에 사는 숫 황룡으로 스님을 받들며 함께 수행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서해의 암 청룡이 알고 함께 굴속에서 수도하기를 원했지만, 스님이 크게 꾸짖자 반대편 산골짜기 굴속에 머물고 있었다.그즈음 7년이나 가뭄이 들고 모든 곡식이 타들어 가자 백성들은 굶주릴 수밖에 없었고, 질병마저 돌아 생활이 처참했다. 이때 스님이 청룡을 불러 어려움을 해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청룡이 비를 내리게 하고 질병을 멈추게 했다. 이 일을 두고 옥황상제가 자연의 이치를 거슬러 함부로 도술(道術)을 부렸다고 하여 크게 화를 내면서 청룡을 벌하기 위해 하늘에서 사자(使者)를 내려보냈다. 그러자 황룡굴에 수도하던 스님이 꾸짖으며 돌려보냈다.그러나 그냥 돌아가면 혼날 것 같았던 사자는 청룡이 살던 굴에 벼락을 내려쳤다. 이때 청룡굴에 함께 있던 황룡과 청룡은 모두 죽고 굴은 크게 파괴되어 규모가 줄어들고 파석(破石)이 주변에 흩어져 있으나 황룡이 살던 굴은 그대로 온전했다."청룡산의 이름도 이 전설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대구에는 이외에도 용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서구와 달서구, 달성군 3개 자치단체에 걸쳐 똬리를 틀고 있는 용의 모습에서 유래된 와룡산(臥龍山), 용이 승천할 때 꼬리를 끈 흔적이 남아 있어 불리는 하빈면의 용재산(龍蹄山), 여섯 마리의 용이 살았다는 가창 주리의 육용소(六龍沼), 신천의 물을 마시는 형상의 남구 봉덕동 용두산(龍頭山), 아주 오랜 옛날 가뭄이 심해 농사짓기 어려울 때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리자 땅속에 있던 용이 승천하면서 갈라진 용소(龍沼)와 그때 용이 떨어트린 비늘을 묻어 준 용비늘무덤의 전설을 아우른 마을 용동(龍洞) 등이다.청룡산 청룡굴에 살았던 청룡(靑龍)이 지혜로운 선택을 하여 만백성을 기아와 질병으로부터 구제해 주었듯이 갑진년에는 그 청룡의 기운을 받아 시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각자의 소망이 이루어지며, 4월에 치러지는 선거에는 국회의원을 잘 뽑아 국태민안(國泰民安)하게 하고, 대구 굴기의 정책이 더욱더 알차게 추진되었으면 한다.이정웅〈전 달구벌 얼 찾는 모임 대표〉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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