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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문화상 공모…문화예술 등 4개 부문 수상자 모집
경북 경주시가 향토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제36회 경주시 문화상' 후보자 4명을 공개 모집한다.시상 부문과 대상은 △문화예술 △교육·학술 △사회·체육 △특별상 등 4개 부문에 각 1명을 선정한다.추천은 다음 달 8~14일 <재>경주문화재단 문화사업팀으로 방문 또는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자격은 공고일인 8일 기준으로 5년 이상 경주에 주민등록을 가졌거나 경주지역 직장과 단체에 10년 이상 근무하면 된다.사망자도 추천할 수 있고, 수상 때 본인 명의로 상속인에게 수여한다. 특별상은 다른 시·도 거주자도 응모할 수 있다.모든 부문 수상 대상자는 개인이며, 경주시 문화상 심사위원은 수상 대상에서 제외한다. 또 수상은 동일 공적으로 1회에 한하며, 이중 수상은 할 수 없다.후보자 추천은 읍·면·동장 또는 지역의 각급 기관 단체장이 할 수 있다. 개인이 추천할 경우, 각 부문과 관련이 있는 5인 이상의 추천이 필요하다.심사는 심사위원회에서 활동 실적, 지역 발전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한다. 시상식은 오는 6월 8일 열리는 경주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한다.자세한 사항은 시청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재>경주문화재단 문화사업팀으로 문의하면 된다.한편 경주시 문화상은 지난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49명을 선정해 시상했다.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지난해 6월 8일 경주시민의 날에 열린 경주시 문화상 시상 모습. 경주시 제공
2024.04.11
[문화산책] 작곡의 과정
한 곡을 만들기 위해 작곡가들은 일반적으로 어떤 순서를 따를까요? 장르나 분야에 따라 방식은 다양하지만, 오늘은 보편적으로 작곡가들이 사용하는 방법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작곡의 소재를 찾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소재를 찾고 대략적인 모티브를 잡았다면, 멜로디를 먼저 쓸 것인지 화음 진행을 다 만들고 곡을 만들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어떤 곡은 타악기나 드럼의 리듬을 먼저 정하고 곡을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주로 장르가 뚜렷한 경우(예 라틴, 힙합 등)에 해당합니다. 멜로디를 먼저 작성한 경우에는 그에 맞는 화음을 찾아야 합니다. 같은 멜로디라도 어떤 코드가 붙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곡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은 작곡가들에게 매우 신중한 과정입니다. 비유적으로 말하자면, 멜로디는 스케치에 해당하고 화음은 색을 입히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색상이 입혀지느냐에 따라 곡이 가지는 느낌도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어떤 작곡가들은 화음으로 색을 입힌 후에 멜로디를 그려나가기도 합니다.가사가 있는 곡을 작업할 때는 또 다른 순서가 적용됩니다. 곡을 쓰기 전에 가사를 먼저 쓸 것인지, 아니면 멜로디를 다 만든 후에 가사를 추가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곡을 만드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어느 것이 옳은 순서인지 일반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이렇게 화성과 멜로디가 완성되면 편곡에 들어갑니다. 이 과정에서 곡이 오케스트라 곡인지, 실내악곡인지, 성악곡인지에 따라 다양한 악기와 음색을 고려해 편곡합니다.편곡 과정을 거친 후 연주곡들은 악보화 되어 연주자에게 전달되며, 그 곡을 잘 연습해 관객들에게 선보이면 작곡가의 역할은 끝이 납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대중음악, 영화음악, 뮤지컬 음악 등을 만들 때 주로 MIDI 작업을 통해 작업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악기 설정과 음색을 찾고 입력을 한 뒤 음악을 완성합니다. 그 이후에는 가수가 노래 녹음을 하고 믹싱과 마스터링을 거쳐 대중들에게 음악을 선보입니다.작곡가들이 소재를 찾는 과정부터 곡을 완성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곡은 일주일 만에 완성되기도 하고, 어떤 곡은 10년 이상이 걸리기도 합니다. 영혼을 담아 작업한다는 말이 정말 실감 나는 순간이죠. 여러 곡을 작업하더라도 각 단계를 거치며 감사함을 느낍니다. 작곡가들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무래도 곡이 발표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작곡가들이 겪는 과정을 이해함으로써, 음악을 더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류자현 <작곡가>류자현 작곡가
달서아트센터, '송광익 초대전-지(紙)에서 지물(紙物)로'
달서문화재단 달서아트센터는 11일부터 오는 5월10일까지 센터 내 달서 갤러리에서 '송광익 초대전-지(紙)에서 지물(紙物)로'展(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지역출신 원로 및 중견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DSAC 로컬 아티스트 인 달서' 시리즈의 하나로 마련됐다. 작품의 소재와 재료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바탕으로 예술적 표현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평가받는 송광익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지(池)에서 지물(紙物)로'라는 전시 타이틀답게 이번 전시는 종이에 투영된 작가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평소 재료에 대해 큰 관심을 둔 송 작가는 신문지와 잡지, 계란판과 같은 종이 소재는 물론 테이프를 이용한 설치작품 등 변화하는 작품을 보여준다. 달서아트센터 이성욱 관장은 "세대를 아우르는 지역 출신 작가를 지원하는 DSAC 로컬 아티스트 인 달서 기획전시에 송광익 작가의 초대전을 선보여 뜻깊게 생각한다.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일·공휴일 휴관. (053)584-8968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송광익 초대전 포스터 지물 110x140 한지 위에 혼합재료 2024 송광익 작
2024.04.10
청년 음악가들이 들려주는 봄의 소리…달서아트센터 '신춘음악회 : Refresh'
대구 달서아트센터는 DSAC 시즌 콘서트 두 번째 무대로 '신춘음악회 : Refresh'를 오는 13일 오후 5시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연다.DSAC 시즌 콘서트는 시민들의 문화 취향과 시즌별 특색을 반영한 달서아트센터 기획 시리즈다. '신춘음악회 : Refresh'는 달서아트센터 제작 공연으로 기존 오케스트라 공연과는 차별화된 무대연출을 만나볼 수 있다. LED 바를 활용한 프레임 무대 장치는 음악의 분위기에 따라 색채가 변하고 다양한 각도로 전환된다. 이는 공연의 경쾌한 에너지를 더하고 관객들은 입체적이며 다채로운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이날 프로그램은 봄의 활력이 가득 느낄 수 있는 곡들로 구성했다. SM엔터테인먼트 산하의 클래식 레이블 'SM 클래식' 소속 작곡가 이광일이 편곡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GOD의 '길', 이문세의 '깊은 밤을 날아서'와 같은 인기 대중가요를 연주한다. 또 영화 '록키' OST '끝장을 보다', '여인의 향기' OST '간발의 차이', '4대 뮤지컬 모음곡' 등을 팝스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연주로 선보인다. 파가니니의 '모세에 의한 변주곡', 정환호의 '꽃 피는 날', 정희선의 '어느 봄날'과 같은 클래식 음악도 만날 수 있다.연주는 지역 청년 음악가들로 구성된 '슈타트필 오케스트라'가 선보인다. 지휘와 음악감독은 퍼커셔니스트이자 청년 작곡가인 이상준이 맡았다. 협연으로는 유튜브 영상 200만 뷰에 빛나는 '성악계 아이돌' 소프라노 이해원과 클래식계에서 촉망받는 첼리스트 박건우, 남성 성악 앙상블 디보이스가 참여한다.달서아트센터 이성욱 관장은 "봄의 활기 찬 기운을 표현하기 위해 공연 아트웍부터 연주 프로그램, LED 바를 활용한 실험적인 무대 세트까지 세심하게 공들여 제작했다"고 말했다.전석 2만원. (053)584-8719, 8720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지휘 이상준. 달서아트센터 제공소프라노 이해원. 달서아트센터 제공첼리스트 박건우. 달서아트센터 제공
대구문학관 관장 모집…16~23일 지원서 접수
대구문학관이 신임 관장을 공개 모집한다.관장은 문학관 주요 업무 자문 및 지원, 대외업무 수행, 지역 문학인 육성 및 참여를 통한 문화예술 진흥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임기는 2년이다.자격은 △등단 20년 이상으로 문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문인 △문학 분야 학과의 대학 부교수 이상 재직 경력이 있는 사람 △문학관련 시설에서 기관장으로 2년 이상 근무경력이 있는 자 △사단·재단법인 문학관련 단체장 3년 이상 경력이 있는 사람 △ 문학 분야 박사학위 취득 후 관련 분야에 10년 이상 재직 또는 재직경력자 등 기타 이에 상응하는 조건을 충족하면 된다.오는 16일부터 23일 오후 6시까지 대구문학관 운영사무실을 방문하거나 우편(등기)으로 지원서를 접수해야 한다. 공휴일(토요일 포함) 및 대구문학관 휴관일(월요일)은 제외하며, 우편 접수는 23일 오후 6시까지 도착 분에 한해 유효하다.자세한 내용은 대구문학관 홈페이지(www.modl.or.kr)와 대구시청 홈페이지(www.daegu.go.kr) 공지사항 '공모/모집 코너'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053)421-1231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대구문학관 전경.
대구 앞산자락 3개 갤러리, 협력기획전 '앞산의 봄' 개최
봄 기운이 완연한 4월, 대구 앞산자락에서 3개 갤러리 협력 기획전이 열린다. 앞산갤러리, 갤러리동원 앞산, 이색갤러리는 11일부터 오는 27일까지 '꽃'을 주제로 한 '앞산의 봄'展(전)을 통해 현대 미술 작가 11인의 작품을 전시한다. 봄과 잘 어울리는 꽃으로, 혹은 오색의 빛깔로 하나의 풍경이나 정물화, 비구상으로 표현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앞산갤러리는 강민정·김수미·도진욱·최정인의 작품을, 갤러리동원 앞산은 안광식·이영철·장준석의 작품을, 이색갤러리는 강정주·김명순·류제비·장기영의 작품을 각각 선보인다. 또한 같은 기간 갤러리동원 앞산에서는 '근대미술 특별전'을 함께 선보인다. 강우문·김기창·김인승·변종하·손일봉·신석필·이인성·임직순·전화황·천경자·최근배·최영림의 작품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봄의 정취를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권수연 이색갤러리 대표는 "흐드러진 꽃과 함께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꽃그림 전시회가 앞산 일원 갤러리 세 곳에서 열린다. 참여 작가들의 작품 속 꽃을 감상하며 행복의 짐 한 보따리 갖고 가신다면 이 아까운 봄날을 아낌없이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강정주_scent of happiness_oil on canvas_97x97cm_2024 강정주 'scent of happiness' 근대__손일봉_정물_53.0x45.5cm_Oil on canvas_1906-1985 손일봉 '정물'
뭉클한 가족의 사랑…뮤지컬 '친정엄마' 대구 공연
뮤지컬 '친정엄마' 대구 공연이 12일부터 13일까지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열린다. 뮤지컬 '친정엄마'는 말괄량이 처녀였던 봉란이 세월의 흐름 속에 친정엄마가 되어 딸과 일상의 갈등과 기쁨을 겪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결혼한 딸 미영이 어느덧 또 엄마가 되고 세월과 함께 엄마의 마음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2004년 원작소설 출간 이후 연극, 뮤지컬, 영화로 제작되며 13년이 넘는 오랜 기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작품에선 친정엄마와 딸의 관계를 중심으로 가족이라는 커다란 테마를 다루며 특별한 메시지를 전한다. 또 다채로운 인물들의 다양한 감정을 다루며 가족 간의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추억이 담긴 친근한 음악으로 전 세대가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도 이 뮤지컬의 특징이다.연극 '친정엄마', '친정엄마와 2박 3일', '여보 고마워', '줌데렐라' 등으로 이름을 알린 고혜정 작가, 뮤지컬 '아이다', '헤어 스프레이' 등으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 연출가 김재성, 뮤지컬 '프리다',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스모크' 등 다수의 창작 뮤지컬에 참여한 작곡가 허수현 등이 참여했다.대구 공연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민엄마' 김수미와 '내일은 국민가수', '슈퍼스타K 3' 등에서 얼굴을 알린 박장현, 신이현, 김이현, 박지원, 이서하 등이 출연한다.12일 오후 7시30분, 13일 오후 2시·6시30분 공연. VIP석 15만원, R석 13만원, S석 10만원. (02)6498-0403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뮤지컬 '친정엄마' 대구 공연 포스터.
[공연 In & Out] "강렬하면서 폭풍 같은 연주"…대구시립교향악단 교향악축제 리뷰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교향악축제 무대에 올랐다. 백진현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취임 후 대구시향의 첫 교향악축제 공연이다.프로그램은 지난달 15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 제503회 정기연주회 중 일부 곡과 함께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와 협연하는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으로 구성했다.이날 공연은 전반적으로는 백진현 상임지휘자가 취임 이후 이어진 연주회에서 보여준 강렬하고 극적인 분위기가 가득했다. 1부는 브리튼의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의 '네 개의 바다 간주곡' 중 '폭풍'으로 시작했다. 대구시향은 이 곡에서 맹렬하게 밀어붙이며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연주한 '폭풍'은 오페라 중에서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그라임스와 마을 사람들이 술집에 모여 폭풍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장면에서 따온 것이다. 대구시향은 제목 그대로 폭풍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와 협연한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은 비교적 안정적인 분위기로 연주가 펼쳐졌다. 오케스트라는 크게 무리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다미는 전반적으로 우아한 분위기의 연주를 선사했으며, 마지막 4악장에선 강렬한 연주를 들려줬다. 김다미는 앙코르로 조나단 크로스머의 '바다의 노래'를 아일랜드 민속 음악 버전으로 연주했다.휴식 후 연주한 엘가의 '교향곡 1번'에선 생동감 있는 분위기로 지루하지 않게 연주를 풀어나갔다. 호른, 트럼펫 등 금관악기는 웅장한 사운드를 들려줬고, 현악기도 깔끔하게 정돈된 연주로 좋은 앙상블을 보여줬다. 대구 공연과 비교하면 공연장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인지 전반적으로는 소리가 절제된 듯 들렸다.마지막 곡을 마친 후 앙코르로는 반젤리스·몽세라 카바예의 'March with me'(편곡 문현주)를 들려줬다. 이날 서울 관객은 대구 관객과 비교하면 다소 건조한 반응을 보였는데, 행진곡풍의 이 곡을 연주한 후에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서울에서 글·사진=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교향악축제 공연에서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연주를 마친 후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지난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4 교향악축제 공연에서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연주를 마친 후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문화산책] 마음을 운전하는 면허
일상의 이야기로 가득했던 단톡방에 긴급 메시지가 올라왔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영미씨의 메시지다. 그녀의 아들, 민호는 원인 불명 알레르기 증상으로 일 년에 서너 번은 서울에 있는 종합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아야 했다. 그녀는 정기검진을 앞두고 어린이집 하교 차량 운행을 도와줄 기사를 구했다. 그런데 출발 당일 아침 7시까지도 운전기사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울행 기차에 탑승하기 전, 이전 통화에서 느꼈던 불안함을 달래고자 영미씨는 운전 기사에게 또 연락을 시도했다. 여러 번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기사와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녀는 불안했다. 평소 에너지가 넘치는 것으로 알려진 영미씨였지만, 아들 민호의 정기검진을 앞두고 염려가 컸다. 나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한 달 전까지도 열성 경련으로 앰뷸런스를 수도 없이 탔던 큰애 생각에, 아픈 민호를 걱정하는 영미씨의 염려는 이해가 되고도 남았다.하교 차량 운행을 위해 단 하루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도 힘들지만 특히, 하교 차량 운행에는 1종 보통 운전면허가 필요했다. 비록 버스를 운전할 계획은 없었지만, 학원비 절약을 위해 20대 중반에 취득했던 운전면허가 이때 큰 도움이 될지는 몰랐다."영미씨, 나 1종 보통 운전면허 있어요.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요."기사의 부재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던 그녀는 감사하다는 말을 연거푸 전했다.'찌지직' 라디오 잡음을 달래며, 오후에 예정된 어린이집 하교 차량 운행을 위해 일정을 조정했다. 하교 운행 20분 전, 하교에 함께할 어린이집 선생님을 만났다. 운행할 차량 키를 받고 전날 주차해둔 차량을 어린이집 근처까지 가져왔다. 선생님의 안내로 하차할 위치에 아이들을 안전하게 내려주며 운행을 무사히 마쳤다. 긴장으로 인한 갈증이 있었지만, 퇴근길 교통체증을 우려해 바로 집으로 향했다.영미씨가 정기검진 후 기차로 내려오며 소식을 전했다. 다행히 민호의 검사 결과는 안도의 순간을 가져다주었다. 이 모든 일을 겪고도, 딸 민정의 저녁 메뉴를 신경 쓰는 영미씨에게서 진한 모성애가 전해왔다. 그녀가 겪는 지속적인 긴장에 안쓰러웠다. 그녀가 감사하다며 전해준 수박은 그 여름 내가 맛본 첫 수박으로, 유난히도 달콤했다. 이향숙<(사)산학연구원 기획실장>이향숙 (사)산학연구원 기획실장
16~17세기 경북 청도에 살았던 남성의 비밀?
국립대구박물관이 16~17세기 출토복식 연구성과와 당시의 사회상을 담은 '국립대구박물관 소장품조사연구8, 경상북도 청도군 고성이씨 이징 묘 출토복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박물관이 경북 청도 고성이씨의 문중 묘 이장 때 발견된 출토복식류 117점을 2015년 기증받아 2022년까지 약 7년에 걸쳐 기증품 전체에 대한 보존처리를 국립중앙박물관과 함께 수행한 데 따른 결과물이다. 보고서는 출토복식류 현장 수습 과정부터 과학적 분석 및 보존처리 결과까지 전 과정과 출토유물의 상세한 설명을 담았다. 특히 무덤 주인(묘주)에 대한 내용이 적힌 묵서가 발견돼 주목을 받았다. 묘주가 입었던 의복류의 수습과정에서 발견된 묵서에는 묘주의 이름과 거주지, 생몰년 등이 적혀 있었다. 묵서에 따르면 묘주는 이징(1580~1642)으로 현재의 경북 청도군 이서면 수야리에 살았다.보고서에는 출토유물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의 연구 논고 5편도 함께 수록됐다. 이 중 '이징 묘 출토 의복류의 구성과 특징'은 서울대 법의학팀 해부학 교실에서 진행한 출토 복식의 해포와 수습 과정 관련 영상을 토대로 당시 염습에 사용된 의복의 종류와 착장 순서를 비롯한 장례문화를 잘 보여준다. 또한, '이징 묘 출토 지류 보존처리 연구'에서는 출토된 묵서 및 지류 뭉치의 섬유 종류를 분석해 당시의 종이가 닥나무 섬유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징 묘 출토 목제 치관제구 재질 분석'에서는 목제 치관제구(장례에 사용하는 용품 및 장비)인 목곽, 목관, 칠성판, 운삽(발인할 때 영구의 앞뒤에 세우고 가는 널판) 제작에 소나무가 사용되었음을 밝힐 수 있었다. '이징 묘에서 발견된 미라에 대한 생물고고학적 분석'에서는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실시한 CT촬영, 안정성동위원소 등 생물고고학적 분석을 통해 묘주의 생물학적 삶과 관련한 정보를 밝혀냈다. 묘주는 조선시대 일반 남성보다 키가 크고 영양상태는 양호했고, 이소폐흡충증을 앓았으며,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었음을 확인했다. 보고서는 국립대구박물관 홈페이지 일반자료실에서 누구나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국립대구박물관 소장품조사연구8, 경상북도 청도군 고성이씨 이징 묘 출토복식' 보고서. 묘주(묘의 주인공)에 대해 기록한 묵서. '조선국 경상좌도 청도군 북쪽의 수야리에 거주하는 경진년생 이징은 임오년 11월 초6일 임신일에 사망하였습니다. 아울러 일곱 염라대왕 왕으로 보내드리오니 동생, 처자, 먼 친척, 가까운 친척 옛 친척들 사이에 영원히 비난하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다.이징 묘에서 나온 남자 저고리. 겉감은 견, 안감은 면포와 견면 교직물이며 솜을 넣고 누빈 것으로 확인됐다.
2024.04.09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료개혁특위 "의료개혁 시기상 미룰 수 없는 과업…소통 통해 의견 좁힐 것"
경북대,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155명' 조정에 대구경북 타 대학 결정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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