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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음악박물관, 사진·지도 400여장…눈으로 보는 대구음악사 연대기
도판을 제시하며 화상학적 연구 방법으로 바라본 대구 음악사. 이 책은 대구의 지도와 모습을 담아 전체적인 흐름을 설정했다. '음악'이라는 예술이 대구의 지역, 문화와 어떻게 융화하고 발전했는지 변화를 담고 있다. 책은 190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나눠 대구의 음악사를 정리했다. 도시 변천 과정을 알 수 있게 하는 지도 14장과 그 당시 모습 10장을 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1900~1910년대 33장, 1920년대 40장 등 총 438장의 지도와 사진을 실었다. 이 중 가장 많은 건 1950년대 자료다. 이는 1950년 6·25 전쟁 당시 서울의 전문 예술인들이 대구에 피란을 와 음악 활동을 활발하게 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시기는 서양음악의 거점이 교회였던 만큼, 선교사의 사진과 이들의 활동사진을 제시하고 설명을 덧붙였다. 1920년대는 당시 작성된 악보와 작곡, 박태준·권태호 등 대구 음악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의 모습과 그들의 삶도 담고 있다. 점차 장르별로 확산해 나가는 음악 장르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에는 대구시립합창단, 대구관악제 등이 등장한 시점을 비롯한 기록, 음악이 대중화하는 과정 등도 다루고 있다.저자인 손태룡 한국음악문헌학회 대표는 책 머리말에서 "이러한 화상학적 연구는 대구 음악사와 대구음악사와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실증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취급되어야 마땅하다. 화보에 실린 도판은 대구 음악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더욱 출간 의미를 더해줄 것"이라고 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손태룡 지음/영남대출판부/372쪽/3만3천원
2024.03.29
[정만진의 문학 향기] 진시황은 만무방
1974년 3월29일 진시황릉이 발견되었다. 진은 중국 역사상 최초의 통일 제국을 세운 지 불과 15년 만에 멸망했다. 분서갱유로 무모한 사상 통일을 시도하고, 만리장성 축조로 백성들을 못살게 핍박한 것이 근본 원인이었다. '예기'에 "혹독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於虎)"라는 금언이 나온다. 학정보다 무서운 것은 무엇인가? 당나라 위징은 태종에게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엎기도 한다(水能載舟亦能覆舟)"라고 지적했다. 이때 물은 백성이다.당은 진보다 약 840년 뒷날 국가이다. 시황제는 "수능재주역능복주"의 진리를 직접 배운 바 없었다. 하지만 여론은 쇠도 녹인다는 중구삭금(衆口삭金)은 시황제 이전인 춘추시대 좌구명의 '국어'에 나온다. 중구삭금의 진리를 무시한 시황제의 인식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공자는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상급 사람, 배워서 아는 차등급 사람, 곤란을 겪고 나서 배우는 차차등급 사람, 곤란을 겪은 뒤에도 배우지 않는 하급 백성이 있다고 했다. 진시황은 곤란도 겪지 않고 배우지도 않았으니 제5 인간형인가? 진시황을 그렇게 평가할 만한 예화들은 무수하다. 불로초 이야기가 단적이다. 진시황의 명을 받은 사람들이 제주도까지 왔다고 전해진다. 진시황은 당시 중국인들이 스스로를 가리킬 때 쓰던 어휘 '짐'을 자기 혼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1937년 3월29일 타계한 김유정의 단편 '만무방'은 진의 파멸을 문학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소설의 응칠은 전과 4범으로 동생에게 얹혀살고 있다. 만무방은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인간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동생 응오는 혹독한 지주 김참판의 수탈에 저항해 추수를 거부한다. 응오의 소작 논에 밤마다 도둑이 숨어들어 벼이삭을 잘라간다. 사람들의 의심 가득한 눈초리를 느낀 응칠은 도둑을 잡기 위해 잠복한다. 이윽고 야심한 시각에 수상한 사내가 나타나 벼이삭을 자른다. 응칠이 기습해 사내를 물씬 두들겨 팬다. 그런데 복면을 벗겨보니 동생 응오 아닌가! 응오가 항의한다. "내 것 내가 먹는데 누가 뭐래?" 응오 같은 하급 백성이 제 것을 스스로 먹는 경우에는 누가 뭐라고 말할 일도 없다. 진시황은 제 것이던 천하를 말아먹었다. 국가 지도층 등이 제 것이라며 삼키는 것에는 만민의 공유물이 많다. 진시황 같은 국가적 만무방이 21세기 대명천지에는 없는지 '주인'들은 잘 살펴야 한다. 그 한때가 선거철이다. 〈소설가〉정만진 소설가
[책속의 길] 나를 사랑하는 연습
언젠가 친구가 물었다. '생업을 위해 하는 가게 일만으로도 피곤할 텐데 봉사활동까지 왜 그리 열심히 하는지.'삶의 기준과 범위를 어디까지 두면서 살고 싶은지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나는 생업에 집중하는 만큼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주는 가장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어떻게 살아라, 어떤 것이 인간관계이다' 하고 정해주는 것들은 내 기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삶과 내 삶은 뼛속부터가 다르다. 친구가 물었던 질문에 대한 내 답은 명확했다. 그 친구와의 관계 온도는 한 획 차이지만, 그 한 획이 아주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삶의 기준과 가치관은 더욱 그랬다.가게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나에게 그만큼 잦은 기쁨도 있지만 반대로 고통 또한 찾아왔다. 관계에서 정답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찾아오는 갈등과 결핍은 이 책을 만나면서 그런 자잘한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옷깃도 스치면 인연이라고 했는데 봉사활동으로 찾아갔던 도서관의 책장에서 스친 인연의 책, '나를 사랑하는 연습'이라는 책이었다.어느 주말, 가게를 찾아온 친한 친구는 고등 동창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쌓인 불만을 동창생 흠집 내기로 뿜어냈다. 관계에서 모든 이들에게 '호'가 될 수는 없다. '호불호'도 함께 존재한다. 즉, 다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니 안타까웠다.인간은 늘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원하는 많은 일 앞에서 주춤하기도 한다. 삶에서 자신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동창과의 관계에서 조금 서툰 친구지만 나를 찾아와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친구를 사랑하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친구의 마음 씀씀이에 항상 고맙다. 가끔 불만을 토로하는 친구를 보는 마음이 불편의 끝자락에 다다르기도 한다. 그래서 친구가 타인과의 다름을 조금이라도 인정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려 애쓴다. 그 또한 나의 행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그 행복이 곧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김성희<새마을문고대구시서구지부 회장>김성희
[신간] 더 레고 스토리, 파산할 뻔한 레고 부활시킨 네 가지 전략
레고는 장난감 브랜드의 혁신으로 꼽힌다. 1932년 목재완구 사업으로 시작한 레고는 1960년대부터 세계 시장의 판로를 개척하며 90여 년 동안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평범해 보이는 플라스틱 블록의 브랜드 파워는 지금도 꺾일 줄 모른다. 게임,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등 화려하고 자극적인 놀 거리가 넘쳐나는데도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수많은 마니아층의 변치 않는 애착도 레고만의 강점이다. '바비인형'을 만든 마텔(Mattel), '모노폴리'와 '젠가'를 만든 해즈브로(Hasbro) 등 경쟁사들이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던 2020년에도 레고는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세계 최고 장난감 기업' 타이틀을 지켜냈다. 2020년, 2021년, 2023년에는 글로벌 기업 평판 1위에 오르기도 했다.특히 레고는 이제 장난감과 테마파크를 넘어 '비즈니스 툴'로서의 가치를 증명하며 영역을 확장 중이다. 과연 레고의 꺾이지 않는 브랜드 파워를 만들어 낸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책은 레고의 성공 신화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한다. 동시에 혁신의 비결이 무엇인지 상세하게 분석한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덴마크 소도시에 자리 잡은 레고 본사를 비롯해 세계 각국에 있는 일선 현장까지 곳곳을 누비며 취재한 내용을 면밀하게 기록했다.또한, 레고의 CEO와 경영혁신에 기여한 MIT 교수진 등 핵심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레고의 성공 비결을 소개한다. 지금껏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업 내부의 상황까지 담아내기 위해 레고에 근무했던 직원들의 이야기까지 빠짐없이 수록했다. 브랜딩부터 비즈니스 모델, 콘텐츠 전략, 조직 문화, 제조 현장까지 레고의 구석구석을 면밀하게 살펴 레고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이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설명한다. 레고 공장 견학기 또한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레고라고 해서 늘 탄탄대로만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1980년대, 레고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블록의 특허가 만료된다. 밑면의 홈에 윗면의 돌기가 딱 맞게 끼워지는 '클러치 구조' 덕에 견고하고 정교한 조립이 가능해 큰 인기를 끌었던 블록을 이제 누구나 싼값으로 만들어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등 비디오 게임의 등장으로 레고의 존재감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더 이상 블록의 품질만으로 경쟁에서 이길 수 없게 되면서 레고는 유능한 외부 경영자를 초빙하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상황은 더욱 나쁘게 흘러갔다. 2000년대 초반, 레고는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며 파산까지 걱정해야 할 지경에 다다른다. 레고의 혁신을 칭송하던 모든 이들이 몰락을 점치며 등을 돌렸다.이러한 가운데 레고를 부활시켜 다시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한 것은 네 가지 전략이었다. 잘하는 일에 집중하기, 계속해서 히트작 내놓기, 탄탄한 커뮤니티 활용하기, 명확한 존재 의의 세우기가 바로 그것이었다.이 책은 레고가 생존을 위협받던 위기 상황에서 네 가지 전략이 어떻게 힘을 발휘했는지에 집중한다. 범용화와 신기술로 촉발되는 존재 가치의 위기는 오직 레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비슷한 환경에 놓인 기업, 인간을 넘어 AI까지 경쟁자로 삼게 된 개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이 분석한 네 가지 전략은 지극히 본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저자 역시 책에서 "지금의 레고가 파는 것은 단순한 블록이 아니라 그들만의 독보적인 가치와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에비타니 사토시 지음/류지현 옮김/유엑스리뷰/272쪽/2만3천원'더 레고 스토리'는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레고의 성공 신화와 혁신 비결이 무엇인지 상세하게 분석한 책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새로 나왔어요] 완장
권력의 허구성을 풍자와 해학의 기법으로 표현한 윤흥길의 대표작 '완장'이 출간 40주년을 기념해 개정판으로 선보인다. 저자는 이 소설에서 한국인의 권력 의식을 '완장'이라는 상징물에 담아냈다. 해학과 함께 남도 방언의 구수한 입담도 느껴지는 작품이다. 작품은 6·25전쟁 이후 우리 사회에 팽배했던 정치 권력의 폭력성과 보통 사람들의 억울한 삶을 조명한다. 초판 출간 후 40년 만에 저자가 다시 책을 펼쳐 퇴고를 맡았다.완장 윤흥길 지음/현대문학/1만6천800원
[새로 나왔어요]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저자는 자신이 쓴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로 우리 사회가 시대착오적인 지옥이 된 이유를 이야기했다. 그는 이 책에서 '우울한 나라' 대한민국의 원인에 극단적인 경쟁이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그는 경쟁 교육에 주목한다. 책 제목은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의 사상에서 발췌한 말이다. 이는 1970년 독일에서 교육개혁을 실시할 때 모토가 됐다. 저자는 이제 이러한 모토 아래 우리도 교육 혁명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한다.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김누리 지음/해냄/1만8천500원
[새로 나왔어요] 감정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뇌과학
코로나19로 급작스럽게 아버지를 잃은 뒤 저자는 다스리기 어려운 감정의 파도와 마주한다. 그는 우리를 뒤흔드는 감정이라는 기이하고 실체 없는 현상과 그 원인을 파악하고 이해해 나간다. 그가 애도의 과정에서 집필하기 시작한 이 책은 이성과 대척점에 있는, 나의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감정'에 대한 현상에 관한 기록이자 탐구서다. 공감하는 인간의 탄생부터 IT 기술 속 감정까지 두루 살폈다.감정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뇌과학 딘 버넷 지음/김아림 옮김/북트리거/2만2천원
[새로 나왔어요]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본 책이다. 울산의 산업 구조와 노동 시장, 사회적 관계를 면밀하게 분석해 제조업과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국 경제에 닥친 위기의 본질을 살핀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제조업의 현실과 성장 동력을 잃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찰했다.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로 '조선소 출신 산업사회학자'로 주목받은 저자의 5년 만의 신작이다.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양승훈 지음/부키/1만9천800원
[사람의 서재] 로맹 가리(에밀 아자르)…공쿠르상 2회 수상 작가, 파란만장한 '자기 앞의 생' 살다가다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은 '공쿠르 상'이다. 이 상은 한 작가에게 두 번 주지 않는 상인데, 두 번 수상한 유일한 인물이 있다.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도 알려져 있는 로맹 가리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간 그는 작가뿐만 아니라 외교관, 영화 감독도 지냈다.로맹 가리는 1914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유대계 러시아인으로 태어나 프랑스인으로 살았다. 프랑스 파리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2차 세계대전 당시 로렌 비행 중대 대위로 참전했다. 참전 중 쓴 첫 소설 '유럽의 교육'으로 1945년 비평가상을 받아 명성을 떨쳤다. 1956년에는 첫 작품을 낸 지 11년 만에 '하늘의 뿌리'로 공쿠르상을 받았다.외교관, 영화 감독으로도 일했다. 전쟁 중 공적을 인정받아 종전 직후 불가리아와 스위스에서 프랑스 외교관으로 근무했다. 1956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총영사가 되어 할리우드를 가까이하게 된다. 1958년 '하늘의 뿌리'를 영화화한 작품 '천국의 뿌리' 각색에 참여하면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그가 공쿠르 상을 2회 수상하게 되는 건 60세가 되던 해인 1974년 '에밀 아자르'란 가명으로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이 이름으로 '그로칼랭'을 출간해 신인 작가로 큰 관심을 받고, 다음 해인 1975년 같은 이름으로 '자기 앞의 생'〈작은 사진〉을 발표해 공쿠르상을 다시 한번 수상했다. 당시 그의 명성은 엄청났다고 한다.에밀 아자르가 로맹 가리였다는 사실은 그의 권총 자살로 인해 밝혀진다. 1979년 그의 전 아내인 진 세버그가 약물 투여로 생을 마감하면서 그도 그녀의 죽음으로부터 1년 후인 1980년 12월2일 66세의 나이에 권총 자살로 목숨을 끊었다. 자신이 에밀 아자르라는 내용의 유서가 밝혀져 전 세계 문학계에 파문이 일었다. 조현희기자〈마음산책 제공〉
'6·25전쟁 대구 피란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상·작품 재조명' 한국전선문화관 개관
6·25전쟁 당시 피란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상과 작품을 재조명하고, 대구에서 꽃피운 전선문화(戰線文化)를 소개·전시하는 '한국전선문화관'(중구 향촌동 14-5)이 28일 문을 열었다.개관식에는 김선조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영남일보 주필 겸 편집국장을 지낸 구상 시인의 딸 구자명 소설가, 류규하 중구청장, 분야별 문화예술단체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성악가 김동녘의 가곡 공연을 시작으로 전시관 조성공사 유공자에 대한 표창장 수여, 전시관 관람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앞서 대구시는 중구 향촌동 옛 '대지바' 건물을 2020년 철거 직전 매입하고 리모델링해 한국전선문화관으로 조성했다. 대지바는 6·25전쟁 당시 피란 문인들의 후원자 역할을 했던 구상 시인이 후배 문인들과 교류했던 전선문화의 상징적 공간이다.'전선문화'란 6·25전쟁 당시 전국에서 몰려든 문화예술인들이 꽃피운 대구만의 독특한 장르다. 이번 한국전선문화관 개관을 통해 전선문화의 발상지인 대구를 알리고 향촌동 일원이 생동감 있는 문화명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한국전선문화관은 외부 전면·측면에 LED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해, △문학(구상, 박목월, 유치환, 박두진, 마해송, 조지훈) △음악(김진균, 이경희, 하대응, 권태호) △미술(정점식) △무용(김상규) △연극(김동원)등 전선문화를 대표하는 분야별 예술인들을 타이포그래피 영상으로 표현했다. 1층 전시공간은 대구가 '최후의 방어지'로서 피란민의 도시가 된 배경을 연표 그래픽과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미디어북, 빔프로젝터 등을 활용해 1950년대 '문인의 작업실'을 재현한 공간에서는 생전 모습의 구상 시인이 등장해 종군작가단에 대해 설명한다. 특히 피란예술인들의 작품이 실린 영남일보도 볼 수 있다. 영남일보는 6·25전쟁 당시 하루도 휴간하지 않고 발행된 전국 유일의 신문으로, 피란예술인들이 지면을 통해 수많은 작품을 발표해 '전선문화 발상지 대구'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했다.2층 실감형 미디어아트룸은 1950년대 대지바를 재현한 공간으로 당시 대지바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특히 북토크, 창작모임 활동이 가능하도록 가변형 공간 시스템을 마련해 활용도를 높였다.김선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한국전선문화관이 위치한 향촌동 일원은 당대 최고 예술인들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는 곳"이라며 "이곳을 대한민국 전선문화와 근대문화의 상징적 거점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대구 중구 향촌동에 문을 연 한국전선문화관.한국전선문화관 개관식 참석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개관식에는 김선조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구상 시인의 딸 구자명 소설가, 류규하 중구청장, 분야별 문화예술단체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한국전선문화관 내부 모습.한국전선문관에서는 피란 문화예술인들의 작품을 미디어 북 등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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