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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왔어요] 노자 도덕경
약 2천500년의 풍상을 견딘 동양 사상의 진수 '노자 도덕경(노자 또는 도덕경)'은 동아시아의 사상 및 철학 체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그동안 수많은 번역 및 해설서를 낳았으나 여전히 어렵고 신비로운 책으로 남아 있는 '노자'를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번역했다. 또한 글자의 의미와 각 장의 전체 맥락 및 의의를 상세하고 명쾌하게 풀어내면서 충실하고 체계적인 노자 해설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이용주 지음/이학사/3만4천원
2024.02.23
[새로 나왔어요] 모든 것을 본 남자
2019년 부커상과 골드스미스상 후보에 올랐던 소설이다. 이 책은 '무엇이 우리를 삶의 끝에서도 끝내 놓아주지 않는가'라는 물음을 붙들고 기묘할 정도로 정확하게 기억과 시간의 본질을 파고든다. 현대 영국 문학을 이끄는 가장 매력적인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데버라 리비의 명성을 한층 공고히 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다. 여러 차원의 내러티브가 예상치 못한 연결고리와 층위에서 수수께끼처럼 펼쳐진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데버라 리비 지음/홍한별 옮김/민음사/1만6천원
[새로 나왔어요] 세균에서 생명을 보다
보이지 않는 생물의 발견은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작아서 볼 수 없던 생물을 보게 되면서 자연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법 등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다. 이 책은 보이지 않는 생물의 세계를 몇 가지 키워드로 담아냈다. 미생물학 중에서도 세균학의 모든 것들을 만든 결정적인 연구를 모았다. 세균학 150년의 역사를 한눈에 돌아보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 생물학의 발전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고관수 지음/계단/2만원
[금주의 베스트셀러] 1.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
1.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2.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패트릭 브링리)3.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4.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버지니아 사티어)5.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강철원)6. 이처럼 사소한 것들(클레어 키건)7. ETS 토익 정기시험 기출문제집 1000 Vol. 4 RC(ETS)8. 극락가 2 더블특전판(사노 유토)9. ETS 토익 정기시험 기출문제집 1000 Vol. 4 LC(ETS)10. 나에게 들려주는 예쁜 말(김종원) <예스24 제공>
[신간] 다섯 가지 약속…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지구를 지키는 다섯 가지 환경 활동
대구지역 출판사인 피서산장이 최근 출간한 '다섯 가지 약속'은 '영유아를 위한 SDGs 실천의 시작'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지구 환경에 대한 과제를 다룬 그림책이다. 저자는 '아이들은 놀이에서 스스로 배움이 일어난다'는 교육철학을 갖고 있으며, 현재 다양하고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그림책 놀이를 만들어가고 있다.특히 이 책은 기후위기 등 환경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 요즘 영유아는 물론 교육 현장에서 활동하는 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 책은 가정과 유아교육기관 그리고 일상에서 영유아들이 실천할 수 있는 다섯 가지 활동이 책놀이 방식으로 구성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책이 전 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유엔과 국제사회가 달성해야 할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중 다섯 가지 과제를 영유아의 눈높이에 맞게 실천 사례 중심으로 전개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제시된 다섯 가지 과제는 △기아의 종식 △깨끗한 물과 위생 △지속가능한 에너지 △지속가능한 도시 및 거주지 조성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이다. 학부모와 영유아교사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주기 전에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17개 목표를 살펴보고, 책놀이를 진행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한 더 많은 실천 활동을 찾아 보기를 추천한다.경북 안동 출신으로 대구에서 자란 저자 신여정 원장은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교직생활을 30여 년째 하고 있으며, 영유아교사와 예비 교사를 가르치는 일도 하고 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신여정 지음/이혜민 그림/피서산장/56쪽/1만4천220원
[신간]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일본엔 치매 카페가 7900개나 있다고?
최근 개봉한 일본 감독 하야카와 치에의 영화 '플랜 75'는 75세 이상 노인의 죽음을 국가가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이 영화는 초고령사회를 먼저 맞은 일본에서의 가까운 미래를 그린 것이다. 한국에서도 머지않은 미래의 모습이기에 이 영화를 본 한국 관객들에게도 고령화 사회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감독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가 청년과 노인이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며 서로의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일본이 경험하고 있는 사회적 현상을 한국도 겪을 것이라는 의미에서 '일본은 한국의 미래'라는 표현이 있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도 있을 수 있지만, 특히 고령화의 경우 한국도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65세 이상 인구는 약 30%에 달하고, 그중 75세가 넘는 초고령자는 절반 이상이다. 2025년에는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그 시점을 이보다 더 빠른 올해 하반기로 예상하기도 한다.일본은 우리보다 앞선 2000년 초부터 고령사회를 맞이했다. 그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름의 노하우도 축적하고, 대처법도 마련해 나갔다. 이 때문에 한국이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할 때 주로 일본의 사례가 등장한다.은퇴 및 시니어 트렌드 전문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이 책에 자신이 일본이 초고령사회를 맞이한 시점부터 현장을 취재한 내용을 분석해 담았다. 저자는 일본의 초고령화 사회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크게 두 가지로 본다. 먼저 중장년층과 젊은 층의 가치관이 어우러지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문화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고령화 정책과 기술이 '고령 친화적'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함께, 천천히'라는 키워드가 있다. 이는 초고령사회를 겪는 과정을 힘겹고 고통스럽지만은 않게 하는 요소라 할 수 있다. 일본 지역 사회에는 치매 카페와 같은 모임이 생겨난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일본에는 전국에 7천900여 개의 치매 카페가 운영되고 있다. 보통 공공시설이나 빈 가게를 활용했는데, 최근에는 스타벅스 등 새로운 분위기의 치매 카페를 만날 수 있다. AI택시와 같은 혁신적인 교통수단도 일본에선 등장했다. 아이신이라는 기업이 2018년 선보인 '초이소코 AI 택시'다. 이 사업은 지역 고령자들의 외출을 촉진해 이를 바탕으로 지역 의료 및 간병비를 줄이려는 공공재의 성격을 띤다. 동시에 기업인 아이신에는 새로운 미래의 수익사업이 됐다.책에선 고령자들의 요양을 위한 일본의 혁신적인 시도도 소개한다. 일본에선 치매 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한 '버스가 오지 않는 정류장'을 만들어 이들의 배회를 예방하기도 한다. 의료와 간병이 하나로 통합된 '의료·간병 복합체' '커뮤니티 케어'도 눈길을 끈다.저자는 이전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노인들을 위한 '시니어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일본 편의점은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확대한다. 또 '메디컬 피트니스'와 같은 건강과 피트니스를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도 생겨났다.책에는 고령화가 단순히 인구구조의 변화가 아니라 사회와 문화의 변화라는 것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적응하는 방법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저자는 "책에서 소개한 사례는 우리에게 생소하거나 이질적인 것들도 있다"며 "하지만 이런 사례들이 출현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그 속에 숨어있는 생각과 고민을 추적해보는 시도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에선 일본의 사례를 바탕으로 고령화를 사회와 문화의 변화라는 것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적응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김웅철 지음/매일경제신문사/272쪽/1만8천원
[정만진의 문학 향기] 졸업식 노래
1934년 2월23일 에드워드 엘가가 세상을 떠났다. 영국이 낳은 최초의 세계적 음악가로 평가받는 그의 타계 소식에 수많은 영국인들은 진심으로 눈물을 흘렸다. 엘가는 에드워드 7세 대관식 연주곡을 창작한 작곡가이다.시골 거주 무명 음악가가 그토록 대단한 이름을 얻게 된 것은 마흔 넘어 발표한 '수수께끼 변주곡' 덕분이었다. 가까운 벗들의 이미지를 한 곡 한 곡 묘사한 이 작품으로 그는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았다. 그래서 2년 후 대관식에 쓰일 'Land of Hope and Glory'를 의뢰받는 광영을 맛본다.'Land of Hope and Glory'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위풍당당 행진곡'으로 번역된다. 엘가는 관현악곡집 제1번 곡에 'Pomp and Circumstance'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셰익스피어 희곡 '오셀로'의 제3막 제3장에 나오는 대사에서 따온 것이었다. 그렇게 보면 'Pomp and Circumstance'를 우리가 '위풍당당 행진곡'이라 부르는 데에는 상당한 의역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위풍당당 행진곡'은 영국에서 제2의 국가로 우러름을 받는 위풍당당한 음악적 위상을 누리고 있다. 같은 영어권 국가 미국에서도 '위풍당당 행진곡'은 고등학교 졸업식 때 빠지지 않고 연주된다. 그만큼 애국심을 절묘하게 음악적으로 형상화해낸 곡인 까닭이다.'Land of Hope and Glory'가 영국 대관식에서 각광을 받은 3년 후, 1904년 2월23일 한일의정서가 체결되었다. 한일의정서는 "제3국의 침략이나 내란으로 말미암아 대한제국이 황실 안녕과 영토 보전상 위험에 처했을 때 대일본제국 정부는 신속히 군략상 필요한 곳을 수용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등의 내용을 담은 식민화 첨병 조약이었다.당시 외부 대신은 뒷날 을사오적으로 이름을 떨치게 되는 이지용이었다. 그는 정부 조직 가운데서도 세계 열강들의 동태를 늘 살펴야 하는 책임자였던 만큼 'Land of Hope and Glory'의 위풍당당한 곡조를 알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리사욕에 매달려 살아가는 속물들에게 지식과 실천은 별개의 덕목일 뿐이다.1946년 이래 윤석중 작사, 정순철 작곡 '졸업식 노래'가 애창되었다. 후배들이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선창하면, 당일 졸업생들이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화답했다. 마지막에는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들도 이 다음에 다시 만나세!"라고 합창하며 눈물을 쏟았다. 이제는 그 노래도 사라졌다. 졸업 후 사회·경제적으로 비슷한 동기들끼리만 재회할 만큼 '공동체'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소설가>정만진 (소설가)
영남일보 신춘문예 등단 박지음 소설가, 28일 서울서 북토크
2014년 영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박지음 소설가가 '『관계의 온도』로 본 한국의 역사'를 주제로 오는 28일 오후 7~9시 서울 송파구 서울책보고에서 북토크를 개최한다.이날 박 작가는 앨버트 테일러의 집 '딜쿠샤'에서 찾은 3·1운동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관계의 온도'는 지난해 펴낸 박 작가의 두번째 소설집으로, '공간'을 키워드로 우리 사회를 관통한 역사적 사건들을 들여다 본 작품이다. 특히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미국인 앨버트 테일러가 머물던 종로구 행촌동의 '딜쿠샤'를 소설 배경으로 삼아 인물과 공간의 의미를 되짚었다.북토크 사회는 김미옥 서평가가 맡는다. 26일까지 선착순 50명에 한해 참가 신청을 받는다. 신청은 온오프믹스(www.onoffmix.com/event/293321)나 전화(02-6951-4977)로 하면 된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소설가 박지음. 영남일보 DB
2024.02.22
1.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강용수) 2. 꿰뚫는 한국사(홍장원 외) 3.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패트릭 브링리) 4. 세이노의 가르침(세이노) 5. 박근혜 회고록 1 어둠을 지나 미래로(박근혜) 6. 너를 위한 삼월(박서함) 7. 박근혜 회고록 2 어둠을 지나 미래로(박근혜) 8.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버지니아 사티어) 9. ETS 토익 정기시험 기출문제집 1000 Vol. 4 RC(ETS) 10. 이처럼 사소한 것들(클레어 키건)
2024.02.16
[신간] 롱빈의 시간…그들의 몸·기억 속에서 그 전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
베트남 전쟁 민간인 학살의 참상을 그린 장편소설이다. 전쟁 속에서 난무하는 폭력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이기도 한 남자가 50년 동안 죄의식으로 새긴 고통의 기억을 생생하게 담았다. 현재 베트남전 참전 한국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관련 국가배상소송에서 1심은 승소했지만 한국 정부의 항소로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그 의미가 더 각별하게 다가온다.소설은 베트남어학과 대학원생인 '이나'가 시급이 꽤 높은 알바 자리를 소개받고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곳에서 이나는 휠체어를 탄 노인 '구자성'을 만나 구술 기록 계약을 맺는다. '죽기 전에 어떻게든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려 한다'는 구자성이 제시하는 계약 조건은 다소 황당하고 부담스럽다. 죽지 않는 한 중간에 그만둘 수 없고, 만일 그만두면 지불한 돈의 10배를 물어야 한다. 또 구술한 내용을 절대 외부에 발설하지 말고 동남아 여행에도 동행해야 한다.까다로운 조건이었지만 이나는 구술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구자성은 아무 이유 없이 종종 입을 닫기 일쑤여서 일은 좀체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나는 구자성이라는 결코 쉽게 만날 수 없는 캐릭터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싶기도 하다. 구자성은 한때 돈을 많이 번 이야기, 결혼 사흘 만에 파경을 맞은 이야기, 그 뒤로 여러 여자를 만났다는 이야기 등을 토막토막 들려준다. 그러던 중 3주가 지나도록 입을 떼지 못한다. 인내심이 바닥나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 이나가 그만두겠다고 통보하러 간 날, 구자성은 베트남 여행을 제안하며 추가 계약서를 내놓는다.그렇게 떠난 베트남 여행에서 이나는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된다. 구자성이 베트남전 참전군인이었다는 것. 다낭에 와서도 좀체 입을 열지 않던 그가 열흘째 되던 날, 호출한 택시 기사에게 "롱빈을 아시오?"라고 묻는다. 50년 전 한국군이 잠시 주둔했던 곳이라는 말에 이나는 그제야 구자성이 왜 베트남에 오자고 했는지 알게 된다.소설은 이때부터 롱빈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민간인 학살'이라는 참혹한 진실과 마주한다. 구자성의 의식과 무의식 밑바닥에 똬리를 틀고 앉아 그를 평생 괴롭혀 온 죄의식과 고통의 뿌리가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최소한의 도덕과 양심이 전쟁의 광기로 인해 어떻게 무너지고, 전쟁이 끝난 뒤에는 한 사람의 몸과 영혼을 어떻게 갉아먹는지를 선연하게 보여준다.저자 정의연은 작가의 말에서 "이번 작품을 쓰기 위해 방대한 자료를 꼼꼼하게 분석했다"고 한다. 특히 한국군 참전군인들을 만나 당시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았다. 뿐만 아니라 전쟁이 벌어진 마을에 직접 찾아가 여전히 깨지고 무너진 마음을 추스르며 생을 붙들고 있는 수많은 민간인 학살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도 그 시간을 살고 있다. 그들의 몸 안에서는 전쟁이 무한 반복 재생되고 있다"고 밝힌다.정의연은 2004년 소설동인무크 '뒷북' 창간호에 '다락방과 나비' '풀벌레의 집'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그 여자를 보았네', 2009년 '그와 함께 산다는 것' 등을 발표했다. 2015년 작품집 '스캔'을 출간했으며, 2020년 '그 여자'가 제12회 현진건문학상 추천작에 선정됐다. 2022년 베트남전 참전군인의 고통스러운 기억과 상처를 그린 단편 '그가 아직 살아있는 이유'를 발표했다.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정의연 작가의 '롱빈의 시간'은 베트남 전쟁 중 벌어진 민간인 학살을 다룬 장편 소설이다. 폭력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이기도 한 남자가 50년 동안 죄의식을 떨치지 못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전쟁의 민낯을 전한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정의연 지음/ 나무와숲/288쪽/1만5천원
[새로 나왔어요] 우리가 길이라 부르는 망설임
프란츠 카프카(1883~1924) 사후 100주년을 맞아 시 116편과 드로잉 60개를 수록한 카프카 드로잉 시전집이 출간됐다.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한 편영수 명예교수의 번역으로 소개되는 국내 최초 카프카 시전집이다. 1부는 고독, 2부는 불안, 불행, 슬픔, 고통, 공포, 3부는 덧없음, 4부는 저항, 5부는 자유와 행복의 모티브를 중심으로 묶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58_ㅋㅏㅍㅡㅋㅏㅅㅣㅎㅘㅈㅣㅂ_ㅈㅏㅋㅔㅅ15mm.i 프란츠 카프카 지음/편영수 옮김/민음사/1만5천원
[새로 나왔어요] 세일라 벤하비브
세일라 벤하비브는 외국인, 이주민, 난민, 망명자 등 이른바 '이방인' 문제에서 비롯하는 정치적·법적 쟁점에 주목해 온 정치철학자다. 이 책은 다문화 사회에 부합하는 문화 개념인 '비본질주의적 문화'부터 문화 간 대화의 토대가 될 '숙의 민주적 모델'과 '민주적 반추', 난민 문제와 직결되는 '보편적 환대권'과 '국경의 다공성' 등 벤하비브의 사상을 구성하는 10가지 키워드를 풀어낸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세일라 벤하비브 정채연 지음/커뮤니케이션북스/1만2천원
[새로 나왔어요] 미국사를 뒤흔든 5대 전염병
황열병, 천연두, 콜레라, 소아마비 등 미국 사회를 휩쓸었던 다섯 가지 전염병의 역사적·시대적 배경과 맥락을 살펴본 책. 이를 통해 5명의 대통령이 어떻게 전염병을 통제하고 대처했는지를 살펴봤다. 이 책은 특별한 역사와 소소한 일상의 시간이 만나는 지점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역사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시리즈 8번째 책이다.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김서형 지음/믹스커피/1만8천원
[새로 나왔어요] 중동 인사이트
중동 관련 이슈는 우리에게 먼 이야기가 아니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한국 기업은 중동에서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따온다. 또 대형 선박을 건조해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기도 한다. 중동은 국제 정세를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곳이다. 책은 정치외교·경제산업·사회문화 분야에서 '현재의 중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소주제로 구성됐다.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이세형 지음/들녘/2만2천원
[책속의 길]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인간의 우매함을 빗댄 말이다.사람들은 잡초와 해충을 없애려고 죽음의 비술 살충제를 물에 희석하여 식물에 살포를 하게 된다. 식물에 7PPM의 살충제를 살포하면 건초더미를 먹은 소에게서 3PPM이 검출되며, 소의 젖으로 버터를 만들게 되면 65PPM이 검출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DDT는 지방을 만나면 증폭을 하게 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버터를 먹은 사람은 신장, 간, 고환에 축적이 되어 신경계, 백혈병, 암으로 발전하게 된다고 한다. 문제는 몇 개월 또는 몇 년 후에야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그 원인을 추적하기 힘들다는 것이다.경제가 발전하면서 자본주의에 의해 부를 축적하고,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이유로 살충제의 오남용을 일삼았다. 그로 인해 생물의 먹이사슬 균형을 깨트리고, 곤충의 죽음과 대지가 오염되었다.적어도 인간은 통제가 가능하다. 환경을 파괴하는 물질을 잘 다루기만 하면 문제는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느릅나무가 딱정벌레로 말라죽기 시작하자 대부분의 도시들이 DDT를 뿌리기 시작했는데 뉴욕 주만큼은 DDT를 뿌리기 전에 말라죽은 느릅나무를 베어 땔감으로 사용했다. 이 방법으로 열효율도 높이고 해충도 죽여 발병률을 0.2%까지 낮추었다고 한다. 이처럼 DDT 사용 대신 자연적 방재로 사람들이 원하는 목표를 충분히 이룰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인간은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착각에 자연을 훼손하고 통제하려 한다. 자연도 인간의 일부나 마찬가지다. 자연은 결코 인간이 만든 틀에 순응하지 않는다. 인간이 우월하다고 믿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실험이 화학물질의 실질적 사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목표로 하는 곤충만 박멸할 수 있는 안전한 물질의 발견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향숙<새마을문고중앙회 대구시지부 이사·(사)산학연구원 기획실장>이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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