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감독의 무덤' 확인...18년간 10명이 옷벗어

  • 입력 2000-10-25 00:00

김용희 감독이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또 한
번 '감독의 무덤'이라는 악명을 확인했다.

김 감독의 사퇴로 삼성은 감독대행 2명을 빼고도 11번째 감독을 맞게 됐
으며 이는 18년 시즌 동안 1년8개월마다 1명씩 감독을 갈아치운 셈이다.

프로야구 8개 구단은 어느 곳이나 '성적부진'을 이유로 감독을 수시로
교체해왔지만 삼성이 유난히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계약기간을 채운 감독
이 2명에 불과한 데다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이 전무하다는 점 때문이다.

신병으로 1년여만에 중도 하차한 초대 서영무 감독을 제외하고 9명의 감
독은 모두 '성적부진'을 이유로 사실상 구단에 의해 목이 잘린 케이스.

제2대 이충남 감독은 5개월 동안 31승36패의 성적을 거두고 지휘봉을 빼
앗겨 역대 삼성 감독 가운데 최단명 기록을 갖고 있다.

박영길(87-88시즌), 정동진(89-90시즌), 김성근(91-92시즌), 백인천(96
-97시즌), 서정환(98-99시즌) 등 5명의 감독도 페넌트레이스에서 성적이
나쁘거나 포스트시즌의 충격적인 패배에 발목이 잡혀 임기를 채우지 못했
다.

그나마 삼성 감독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김영덕 감독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친 데 따른 책임론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특히 삼성은 그동안 선수 쇼핑과 함께 '감독 스카우트'에도 골몰해 '지
도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지도자 치고 삼성 감독을 거쳐가지 않은 감독
이 없다시피하다.

올해도 김용희 감독의 후임으로 해태 김응용 감독과 함께 이광환 전 LG
감독이 거론되는 것은 둘다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우승 후보' 삼성의 전력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어내지 못
한 감독들의 변은 다양했지만 툭하면 감독을 갈아치우는 삼성의 구단 운영
은 프로야구 18년 역사에 독특한 '삼성문화'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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