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 명이나물 무분별 채취로 ‘몸살’

  • 정용태
  • |
  • 입력 2013-04-16 07:52  |  수정 2013-04-16 07:52  |  발행일 2013-04-16 제12면
울릉 명이나물 무분별 채취로 ‘몸살’

자생지역 줄어 가격 폭등

뿌리 불법 채취 육지 반출

중국산이 울릉산으로 둔갑

“몇년내 씨가 마를 것” 우려

[울릉] 울릉도를 대변하는 봄철 산채나물인 명이의 무분별한 채취로 인해 숱한 부작용이 일고 있다.

명이는 대부분 산에서 자생하는 산나물로 지난해는 생채 1㎏에 1만5천원대를 형성했지만, 올해는 20~30% 뛴 2만원대에 거래되고 있어 주민·관광객이 선뜻 구입하기가 힘들 정도다.

명이의 가격 급등은 수십년간 무분별하게 채취해 그 양이 현격히 줄어든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다 일부 주민이 명이 뿌리를 대거 불법 채취해 육지로 밀반출하고 있어, 울릉도에 흔하던 명이나물의 개체수 감소도 확연한 실정이다.

명이가 귀해지고 가격이 오르자, 울릉도지역의 소규모 가공공장은 선금까지 주면서 명이를 구하고 있지만 물량이 달리고 있다.

덩달아 명이 채취로 인한 안전사고도 수시로 발생한다. 깊은 산골로 들어가 명이를 채취하는 주민이 실족해 다치거나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4일 울릉도 서면 학포리 한 계곡에서 산나물을 채취하던 남모 씨(64·태하리), 12일에는 서면 남양리 허모씨(68)가 추락해 사망했다.

또 11일 북면 나리분지 산속에서 이모씨(여·54)가 추락, 장기파열로 헬기편으로 대구지역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봄철 일손도 부족해지고 있다. 단순노동에 불과한 나물 채취에 남녀노소가 앞다투어 나서 정작 건설현장, 식당 등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일부 건설현장은 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울릉도 명이가 품귀 현상을 빚자, 육지에서는 값싼 중국산이 울릉도산으로 둔갑해 식당 등지로 팔리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심지어 울릉도에서는 밭에서 키운 명이와 산에서 캔 자연산을 섞어서 파는 일도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 또 수년전부터 육지 사람들이 봄철만 되면 섬에 들어와서 명이를 싹쓸이하고 울릉도를 뜨는 사례마저 생겨났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울릉군, 울릉군산림조합 등 관계기관은 실거주자 외에는 채취자격증을 발급하지 않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지역 주민과 연계해 활동하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다 울릉군, 울릉경찰서, 산림청도 특별단속반을 가동해 명이 불법채취를 집중 단속하고 있지만 밤이나 새벽을 틈타 교묘하게 이뤄지고 있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울릉군산림조합은 수년전부터 명이 종자를 산야에 입식시키고 있다.

울릉군 관계자는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몇 년안에 울릉도 명이의 씨가 마를 것”이라며 “명이 보존을 위해 휴식년제 도입 등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정용태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