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낚시시대] 하루에 혼자서 100마리씩!…한 달 가까이 몰아친 ‘감성돔 폭풍’

  • 입력   |  수정 2013-04-26  |  발행일 2013-04-26 제면
4월…울진 나곡리 갯바위…
이 녀석들은 바다 속에서 어떻게 알았을까? 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이 필 무렵 몰려왔다
근데, 예년과 다르다…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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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북면 나곡리 낚시공원, 일명 ‘피싱피어’ 맞은편 갯바위에서 즈리켄FG 회원들이 채비를 흘리고 있다. 지 난 4월 초부터 한 달 가까이 삼척~울진권 갯바위는 감성 돔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 사람이 하루 평균 50여 마리씩 낚았을 정도로 폭발적인 입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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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진다’ ‘터졌다’ 소리를 들었을 때는 이미 늦은 법이다. 특히 갯바위 찌낚시 조황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상식’을 잘 아는 전문꾼들은 소문을 믿지 않는다. 아니, 그들은 소문보다 먼저 움직인다.

지난 4월 초 ‘동해 북부 전역에서 감성돔 입질이 터졌다’는 소문이 횡횡했다. 이때만 해도 나는 올해는 어째 약간 이른 감이 있다는 생각만 했고, 그냥 넘겼다. 그런데 이 소문이 4월 중순까지 수그러들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증폭됐다.

“삼척 원덕읍 월천리와 울진 북면 나곡리에서 한 사람이 100마리씩 낚아갔다.”


◆ 시즌 끝물 그래도 확인은 해보자

지난 주말 금성철씨(쯔리켄 인스트럭터)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이원리조트가 직장인 금성철 프로는 누구보다 그쪽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도 마릿수 조황이 진행 중입니다. 다음 주쯤 저도 월천이나 나곡 쪽으로 나가 보려고요.”

금 프로에 따르면 4월 초, 정확히는 3월 말부터 비치기 시작하던 감성돔이 4월10일 이후 거의 매일 쏟아진다는 것. 금 프로는 덧붙여 이런 호황이 최소한 5월 초까지는 이어질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아차~!’

때늦은 후회였지만 끝물 조황이라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21일 새벽 영동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는데….

“띵똥~!”

금 프로의 문자 메시지.

‘김 기자님, 지금 상황이 썩 좋지 않네요. 완전 장판이에요.’

바다가 잔잔하다는 거다. 동해 감성돔 낚시를 해본 꾼이라면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안다. 물 맑은 동해의 수심 얕은 포인트를 노려야 하는 동해안 갯바위에서 파도가 없다는 건 입질이 없다는 말과 같다.

그러나 이왕 내친 걸음이라 금 프로의 문자 메시지를 무시하고 달렸다.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쯤. 울진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나곡리 바다낚시공원 공사가 거의 막바지에 이른 듯, 진입로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런데 금 프로의 말과는 달리 바람이 거의 태풍 수준이다.

“좀 전까지만 해도 해무가 잔뜩 꼈거든요. 김 기자님이 도착할 때쯤 바람이 터진 겁니다.”

“장판은 무슨?”이라는 나의 핀잔에 억울하다는 금 프로의 반응이다. 어쨌거나, 장판이든 강풍이든 지금으로선 둘 다 악재다. 제대로 채비를 날리지 못할 정도의 바람이다.


◆ “사흘 전 여기서 60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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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리켄 인스트럭터 금성철 프로가 낚아낸 4짜급 감성돔을 보이고 있다.

동해안 낚시는 파도가 있어야 하지만 바람이 불어 일렁이는 너울과는 구별해야 한다. 서풍계열의 바람이 불면서 조류소통이 좋을 때 철썩이는 파도는 물을 적당히 흐려줘서 감성돔의 경계심을 지운다. 그러나 지금처럼 동풍이나 남동풍이 강하게 불면 오히려 물이 맑아지면서 연안 가까이 들어온 감성돔을 내쫓는다.

잠시 쉴 수밖에는 도리가 없는 상황. 바람이 잦아드는 오후부터 해질 무렵 시간을 노려보기로 했다.

“잠깐 뜰채 좀 빌릴게요.”

태백에서 왔다는 한 낚시꾼이 말을 걸어온다.

“사흘 전에 여기 와서 휴대폰을 빠뜨렸는데, 지금 보니 바닥에 그대로 있어서….”

잠시 후. 자신의 휴대폰을 건져낸 그 태백꾼이 금 프로에게 뜰채를 돌려주면서 우리 옆에 걸터앉는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 걸작이다.

“사흘 전에 여기 와서 혼자 한 60마리 잡았어요. 4짜도 수두룩했고….”

이 태백꾼은 4월 한 달 동안 거의 매일 여기를 찾았고, 그때마다 두 자릿수 조과를 올렸다는 거다. 마지막 호황을 맛본 사흘 전에 휴대폰과 감성돔 60마리를 맞바꾼 셈이 됐다.


◆ 산란 감성돔? 그저 ‘사쿠라 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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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곡리 낚시공원 피싱피어 위로 들 어가는 길. 진입로 공사가 거의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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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중순 금성철 프로가 올린 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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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당일 금 프로의 채비. 바닥 수심 은 5m, 채비 수심을 8m 정도 주고 흘렸다.

이제 결론을 쓰자면, 이날 나곡 갯바위에서 낚아낸 감성돔은 딱 두 마리. 그나마 그 두 마리 다 30㎝ 급으로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한 조과였다. 오후 4시 반쯤 금 프로가 수심 5m권에서 한 마리를 낚은 후 30분 쯤 뒤 다시 입질을 받았으나 채비가 미역줄기에 감기면서 이날의 마지막 감성돔은 얼굴도 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4월 한 달 동안 그렇게 휘몰아쳤던 마릿수 감성돔은 다 어디로 갔을까. 꾼들이 흔히 말하는 ‘산란 감성돔’이 맞을까.

금 프로는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들어온 놈들은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4월 한 달간 이 일대에서 낚인 감성돔의 씨알을 보면 5짜급 대형도 있었지만 25~30㎝급도 흔했다는 거다. 실제로 이 시기 낚였던 감성돔들은 산란 기미가 전혀 없는 것들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당시 폭풍처럼 휘몰아쳤던 호황의 원인은 뭔가.

동해북부 갯바위 근처에 감성돔이 몰릴 만한 특정 조건이 형성됐던 것이라고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경험 많은 꾼들은 이런 현상을 소위 ‘사쿠라 다이 조황(さくらだい=원래 이 말은 ‘벚꽃이 한창일 때 산란을 위해 얕은 곳으로 몰려 올라오는 참돔’을 뜻하는 일본 낚시꾼들의 표현이지만 한국에서는 봄에 낚이는 산란 감성돔을 뜻하기도 한다)’이라고 표현한다. 즉 벚꽃이 필 무렵, 씨알과 마릿수 모두 호황을 보이는 ‘시즌특수’라는 것.

실제로 동해북북 연안에서는 4월 중순 1~2주 정도의 반짝 호황이 매년 되풀이돼 왔으며, 현지꾼들은 이를 ‘사쿠라 다이’라 표현한다. 그런데 올해는 예년에 비해 그 현상이 일찍 시작됐고, 그 호황기가 두 배 이상 길었을 뿐이라는 거다.

4월 말 현재, 지금도 울진의 나곡리 일대 갯바위에는 낱마리 감성돔이 얼굴을 비치고 있지만 소위 ‘사쿠라 다이’ 시즌은 막을 내렸다. 이제 현지꾼들은 동해남부에서 올라오는 벵에돔을 기다리고 있다. 아마 6월 중순이면 동해북부권 벵에돔 시즌이 시작될 듯한데…. 과연 소문보다 먼저 움직일 수 있을까.

월간낚시21 기자 <블로그 penandpower.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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