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명이나물 채취로 인명사고 속출…단속 강화·자생지 안식년 도입을

  • 입력   |  수정 2013-05-06  |  발행일 2013-05-06 제면
[취재수첩] 명이나물 채취로 인명사고 속출…단속 강화·자생지 안식년 도입을

울릉군산림조합이 울릉도 특산물인 명이나물을 지난 4월8일부터 5월7일까지 한달 동안 군·국유림에서 채취하도록 했다.

채취자격 제한을 위해 울릉도 현지 주민으로 교육과정을 거친 1천300여명에게 자격증을 발급했다. 채취량도 1인당 하루 30㎏이다. 명이나물 개체수 보호를 위해서다.

그렇지만 매년 이같이 한 달 동안 많은 주민이 채취에 나서다 보니 사람들의 접근이 쉬운 곳에서는 더 이상 명이나물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명이나물의 자생지가 점점 외지고 경사 급한 절벽 외엔 남아있지 않아, 채취에 욕심을 내다 실족해 다치거나 죽는 사고가 사흘이 멀다 하고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50대 여성 실종도 산비탈 270여m를 굴러 80m 절벽 아래로 추락한 사고였다. 앞서 지난달 12일 발생한 60대 남성 추락사고도 똑같이 경사면을 굴러 70m 절벽 아래로 떨어져 사망한 사건 이었다. 다들 급경사에서 무리하게 명이를 채취하다 일어났다.

올 들어 벌써 3명이 사망하고 죽음 직전까지 간 주민만 2명이며, 몇몇은 중상을 입은 채 병원에 누워 있는 등 명이 채취로 인한 인명피해가 너무 크다.

이처럼 목숨을 담보로 명이를 채취하는 이유는 명이 가격이 워낙 비싸, 하루에 30∼40만원은 거뜬히 벌 수 있기 때문이다. 단속기간의 감시가 소홀한 새벽시간을 틈타 차량을 이용, 위험지역 가까이 접근해 목숨을 담보로 명이를 채취하고 있다. 사고가 잦을 수밖에 없다.

현실이 이렇다면 이제라도 당국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명이로 인해 목숨을 잃는 일을 방치해선 안 된다.

목숨을 이어준다는 나물(명이·茗荑)이 오늘은 생명을 잃게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다. 모두 무리하고 분수를 잃은 욕심이 부른 참화가 아닐까 한다.

명이나물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울릉도가 준 먹을거리다. 아울러 울릉도의 환경지표다. 마구잡이 명이나물 채취는 울릉도가 간직해 온 천혜의 자연환경을 인위적으로 해치는 것과 같다. 또한 명이나물 개체수가 해마다 준다는 것은 환경지표나 생물종 다양성이 더욱 나빠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명이나물 채취를 일정기간 허용하더라도 더 늦기 전에 위반자에 대한 감독과 처벌을 병행해야 한다. 그리고 섬 지역을 몇 개의 섹터로 나누어 몇년 주기로 휴식기를 갖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자연은 후손들에게 빌려쓰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온전히 이 자원과 자연을 전해줄 의무가 있음을 잊어선 안된다.

울릉 정용태 2사회부기자 jyt@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