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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냉천 리 주암산휴양림 개장을 앞두고 만난 홍호용 동우E&C 회장. 땡볕에 그을 린 얼굴, 수염도 제대로 깎지 않은 모 습이지만 웃음이 가득하다. |
◆홍호용 회장
- 영남대 건축공학과 졸업(1970)
- 건축사면허 취득(1981)
- <주>동우E&C 대표이사(1993)
- <주>스파밸리 대표이사(2003)
- 대구시체육회 부회장(2009)
- 대구관광진흥회장(2011)
“꿈을 이루는 게 성공이라면 꿈을 꾸는 과정은 행복이다. 꿈을 꾸어야 도전할 수 있고,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꿈을 가져야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회사의 사훈도 ‘꿈을 현실로’로 정했다. 홍호용 동우E&C 회장(65). 그는 대구에서 최초로 물놀이 시설과 다양한 휴식공간을 가진 사계절 가족테마워터파크인 스파밸리(대구시 달성군 가창면 냉천리)를 개장했다. 스파밸리는 지역민은 물론 부산, 울산 등 경남지역 휴양객도 많이 찾는 명소다. 홍 회장은 이달 말~6월초 스파밸리 뒤편 주암산 기슭 40만6천㎡에 ‘숲속의 집’(7동)과 ‘산림휴양관’(2층·1동12실)을 구비한 ‘포레스트12(for Rest12)’라는 명품휴양림을 오픈한다. 숲속의 집은 황토와 초가로 지었으며, 산림휴양관은 편백나무로 건축했다. 숲속의 집으로 가는 길목엔 대형유리온실을 만들고 수목원을 조성해 1천300여종의 수목 15만그루를 심었다. 홍 회장은 매일 이른 아침부터 늦게까지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개장준비에 여념이 없다. 지난 10일 스파밸리 숲속의 집을 찾아 홍 회장을 만났다. 그는 등산화를 신고 밀짚모자를 쓴 채 기자를 맞이했다.
-어떤 계기로 ‘숲속의 집’과 ‘산림휴양관’ ‘포레스트12’를 조성하게 됐나.
“스파밸리는 다른 워터파크와 달리 처음부터 삼림욕을 하면서 물놀이를 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일반 물놀이장은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로 바위와 나무를 만들었는데 사실 몸에 해롭다. 가족 간에도 물놀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단순히 휴양하러 온 사람이 있다. 각각 취향이 다르다. 하루나 이틀 숲속에 묵으면서 숲이 발산하는 향기를 맡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세계 2차 대전 때 연합군이 부상병을 수용하는 입원실이 부족해 부상병을 텐트 속에서 치료했는데 오히려 텐트 속에서 치료한 부상병이 더 빨리 나았다는 연구가 있다. 발가 벗고 숲속에 자면서 피부호흡을 통해 몸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는 ‘풍욕’이 몸에 좋다. 그래서 숲속에 50개의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외국에서 희귀한 나무도 많이 들여왔다고 들었다. 어떤 콘셉트인가.
“기적의 나무, 생명의 나무로 불리는 모링가나무, 석가가 깨달음을 얻었다는 보리수나무, 중국고사에 나오는 봉황목, 지중해의 올리브나무, 아프리카의 바오밥나무 등 고목을 심었다. 또 숲에서 오감(五感)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눈으로 꽃과 나무를 보고 코로 향기를 맡으며 열매를 따먹을 수 있게끔 했다. 나무와 꽃이 많으면 새도 많이 찾는다. 귀로 바람소리, 물소리, 새소리를 들을 수 있게 했다. 4년 전부터 스파밸리 주위에 편백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편백나무가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내뿜는다. 에코힐링(Eco-healing), 즉 하루라도 자연 속에서 치유력을 회복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누리게 만들었다. 한의치료도 병행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휴양림엔 그늘이 별로 없는데 이곳은 사람 위주라서 그늘이 제법 많다.”
-국내산 나무도 토양이 맞지 않으면 살 수 없다. 더구나 외국산 나무는 우리 토양과 기후에 맞지 않아 고사할 수도 있지 않은가.
“나무 한그루 당 적게는 몇만원부터 많게는 수억원까지 한다. 실수로 1억3천만원짜리 팽나무를 고사시킨 적도 있다.(허허) 배로 보름이상 걸려 도착하는데 관리가 까다롭다. 적정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온실을 지으면서 나무를 같이 심었다. 또 스파밸리의 폐온천수를 이용해 유리온실에 난방을 한다. 이건 국내최초의 기술이다.”
황토초가·휴양관 구비
빠르면 이달 말 오픈…
외국산 희귀목 볼 만해
실수로 억대 팽나무 고사
◇동우E&C의 고속성장
IMF로 다들 감원할 때
인재 더 충원한 게 큰힘
설계·감리 독식은 오해
3억원 미만은 안 맡아
◇대구 건설업에 대해
지역 건설 성장하려면
지분참여 안주해선 곤란
작더라도 전체 맡아야
설계 발전 않으면 안돼
◇대구의 관광에 대해
中, 팔공산의 가을 감탄
앞산 등 천혜의 자연에
인문학적 스토리 필요
낙동강수운 개발도
-이곳을 조성하는데 200억원 넘게 투자한 걸로 알고 있다. 수익이 된다고 생각하나.
“지금까지 휴양림을 조성해서 이익을 남긴 자치단체는 없다. 기업하는 사람이 이윤만 보고 할 수 있나. 최소한 적자만 안 나면 된다. 삼림욕장은 동우E&C만의 재산이 아니고 대구시민의 재산이란 생각을 갖고 있다.”
-적자를 예상하고 우방랜드(현 이월드)를 인수한 고 이순목 우방회장이 생각난다.
“이 회장의 우방랜드 인수가 비자발적이었다면 자발적으로 휴양림을 조성한 게 차이라면 차이다.(웃음). 우방아파트 설계도 많이 해 이 회장과는 절친한 사이였다. 고인께서 큰 결정을 내릴 때 종종 나와 상의하셨다. 참 좋은 분이셨다.”
-나무와 숲 등 원래부터 자연에 대해 관심이 많았나.
“자연과 인간은 늘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연을 거스르면 안 되고 순응해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 1년에 5천가구나 되는 아파트 설계를 한 적이 있는데 사실 그만큼의 숲을 없앤 것이나 다름없다. 늘 마음이 아팠고 빚을 졌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경북도환경연수원에서 아내와 함께 3개월과정을 거쳐 ‘숲 해설가’자격증을 땄다.”
-문학이나 예술을 숲과 관련시킬 생각은.
“4년 전부터 민속농기구·공예품·가구 등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숲속의 집 가구도 민속가구이고, 장판도 콩기름을 먹인 한지다. 전통공예를 비롯해 조각에 관심이 많다. 국내외 유명조각가를 초빙해 숲속의 집에서 심포지엄을 하고 싶다. 이곳에선 숲속음악회도 가능하다. 사진가를 초청해 주암산사진촬영대회도 열고 싶다.”
-휴양림 조성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수목원은 평지이지만 포레스트12는 평지가 아니다. 독일 같은 데는 평지보다 산속의 집이 훨씬 비싸다. 우리도 산림정책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산림을 보전위주로 했는데 앞으론 경제적으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많은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휴양림을 민간으로 넘겨야 한다. 세금으로 적자를 보전하고 있지 않은가.”
-‘꿈을 현실로’라는 사훈이 독특하다. 기업가로서 얼마만큼 꿈을 이루었다고 보나.
“몽상은 꿈이 아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선 신념과 도전 정신이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집요한 노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안 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포레스트12도 오래 전부터 꿈 꿔 온 것이다.”
-한때 대구시에서 건축공무원 생활을 했다고 들었다. 그만 둔 계기는.
“건축사면허증이 있어 특채돼 3년간 대구시청에서 일했다. ‘새장 속의 새’였다고나 할까. 하고 싶은 게 많은데 뜻을 펼치기가 어려웠다. 독립해서 일을 하고 싶었다.”
-동우E&C가 한강이남 최고의 설계·감리전문기업으로 알고 있다. 직원도 400명이 넘는다. 어떻게 지금의 동우를 일궜나. 일각에선 설계·감리를 독식하다시피 해 ‘동우마피아’라고 하는 사람도 있더라.
“처음 직원 2~3명과 함께 조그만 설계사무소를 열었다. 어음을 종이 쪼가리로 여겨 어음발행을 하지 않았으며, 도전적으로 일했다. PQ(건설시공능력 사전평가제도)로 입찰을 하면 다른 회사와 비교해 여러모로 실력차이가 뚜렷했다. 10년 전부터 3억원 미만짜리의 공사는 하지 않는다. 소규모회사도 살아야 하지 않나. 독식한다는 건 잘못 전해진 이야기다.”
-가장 힘들었을 때가 언제였나. 또 어떻게 극복했나.
“계속해서 일을 수주해야 하기에 늘 긴장의 연속이다. IMF 이전까지 대구에 비슷한 규모의 설계사무소가 몇 군데 있었다. 일도 대구에서만 했다. 하지만 IMF때 다른 설계사무소가 인원을 감축할 때 우수한 인력을 스카우트해 규모도 늘리고 오히려 전국으로 진출했다.”
-대구관광진흥회장을 역임하면서 중국과의 교류에도 힘쓰고 있다. 왜 중국과의 교류가 필요하며 지금까지 어떤 성과를 맺었나.
“2년전 관광을 매개로 하는 민간외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관광진흥회장을 맡았다. 대구에는 모명재, 대명동 등 중국관련 관광자원이 풍부해 개발할 여지가 많다. 사라진 중국의 유교정신이 대구·경북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이 발전하면 할수록 관광객은 더욱 늘어난다. 중국관광객은 서울, 제주도만 가고 대구에는 잘 오지 않는다. 상저우시와 대구를 연결하는 전세비행기를 띄웠다. 또 중국화동지역 한국상인연합회와 교류를 맺고 화동상인연합회가 대구관광사업부를 만들었다.”
-대구에는 볼 게 없다고 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앞산, 팔공산, 금호강, 낙동강 등 천혜의 자연이 있다. 밑그림을 그리는 사업이 있다면.
“동의한다. 자연에 인문학적인 스토리를 입히면 되는데 부족하다. 현재로선 따로 구상하는 사업이 없다. 스파밸리와 포레스트12를 꾸미고 가꾸는데 전력을 더 쏟아야 한다. 대구를 방문한 중국관광단과 함께 가을에 팔공산에 갔는데 ‘팅하오(매우 좋음)’를 연발하더라. 대구는 내륙이 아니라 ‘해양도시’다. 1시간만 가면 바다에 도착하지 않나. 낙동강수운이 연결되면 좋겠다. 지금의 보를 이용하면 기술적으로 가능하리라 본다.”
-일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다. 자신의 정신세계나 세계관에 영향을 끼친 인물이 있다면.
“동양철학과 고유의 것에 관심이 많다. 천부경을 자주 읽는다. 사람 안에 우주가 있다는 뜻인데, 부처가 마음속에 있다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을 좋아한다.”
-대구의 건설 산업과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청구, 우방, 보성 등 한때 대구가 건설로 경기가 활성화된 적이 있었다. 대구업체가 지은 모델하우스가 현대, 삼성 등 대기업보다 더 잘 지어 전국적으로 주목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무주택자가 많았고 아파트보급률도 낮아 건축붐을 잘 탔을 뿐이다. 건설이 발전하려면 설계가 발전해야 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부족했다. 아무나 지을 수 있는 건물이 아니라 나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현재 대구의 건설경기가 위축됐는데.
“현재 몇몇 전문건설업체가 남아있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 대기업과 경쟁이 가능하겠는가. 기술력도 뒤지고 인건비도 감당이 안 된다. 지역건설업체가 우뚝 서려면 지분참여에 안주하면 안 된다. 지분참여보다 작더라도 전체를 다 맡아서 할 수 있는 걸 찾아야 한다.”
-대구의 산업발전을 위해 한마디 한다면.
“지금은 융합의 시대다. 하나만 고집해선 안 된다. 섬유·기계·자동차 등 제조업과 유통·관광 등 서비스업을 함께 키워야 한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홍 회장이 젊은 친구들에게 전하는 주문
“이봐, 나 같이 늙은 놈도 하는데 겁내지 마…저지르고 보는 거야”
“겁내지 말고 저질러야 한다.(이 부분에서 톤이 높아졌다). 나 같이 늙은 놈(그대로 적어달라고 요청했다)도 저지르는데 뭐가 그리 두렵나. 실패할 확률이 있다고 해서 주저하지 마라. 난 성공과 실패를 야구선수의 타율과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지치면 실패하고 미치면 성공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주변의 친구들이 나보고 가만히 있으면 편안하게 돈 잘 쓰면서 여생을 보낼 텐데 왜 끊임없이 일을 만드느냐고 핀잔도 준다. 하지만 친구들은 좋아하는 일에 미치면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또 변경하는 것을 겁내지 말아야 한다. 인간이 어떻게 신처럼 완벽할 수 있겠나. 잘못했다면 실수를 떳떳이 인정하는 자세가 돼 있어야 하고, 실패를 해도 보듬어줄 수 있는 성숙된 사회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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