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일선 구·군에 마련된 아파트분쟁조정위원회가 아파트 민원해결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 민원 관련 이해 당사자는 소모적인 법정공방을 하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파트분쟁조정위의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2일 대구의 8개 구·군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대구지역에서 아파트 관련 민원 접수는 모두 556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도 이달 중순 현재까지 180건이 접수됐다.
아파트 민원은 아파트밀집지인 수성구와 달서구, 북구가 압도적으로 많다.
수성구와 달서구, 북구지역에는 지난해 아파트 민원이 각각 215건, 153건, 107건씩 접수됐다. 이들 민원은 서류로 접수된 것만 집계한 점을 감안하면 전화 등 다른 방식으로 접수된 민원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수성구는 2011년에만 아파트 민원이 무려 330건에 이르렀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안을 해결해야 할 아파트분쟁조정위가 전혀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수성구는 201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총 597건의 아파트 관련 민원이 접수됐지만, 아파트분쟁조정위는 한차례도 개최된 바 없다. 달서구, 북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아파트분쟁조정위에 조정신청이 접수되면 조정위원이 사안의 경중을 판단해 회의개최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회의가 열리지 않은 것이 사안이 경미했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관리비 횡령,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 관련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구의 한 구청 관계자는 “아파트분쟁조정위에 접수된 민원이 중대한 사안일 수 있다. 하지만 조정위원은 민감한 사안일 경우 회의장이 자칫 싸움장으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선뜻 회의개최를 결정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아파트분쟁조정위가 제구실을 못하자 민원 이해 당사자는 막대한 소송비용을 부담하며 법정문을 노크하고 있다. 하지만 판결내용을 놓고 항소 등 서로 물고 늘어지는 법정 공방전만 이어지고 있다. 실제 임기 2년인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선거와 관련한 판결의 경우, 판결종결 때까지 1년6개월 이상 걸리는 상황이 허다하다.
신기락 대구아파트사랑시민연대 사무처장은 “현재의 아파트분쟁조정위는 사안을 해결할 만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위원이 없다. 분쟁조정위가 예산만 축내고 제구실을 못할 바에는 차라리 폐지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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