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방살림 간섭’ 度 넘었다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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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수정 2013-05-24  |  발행일 2013-05-24 제면
연일 지방재정 투명공개 요구하며 ‘지자체=재정파탄 주범’몰아
복지재원 마련 위한 지방예산 구조조정 의도…균형발전사업 위기

정부가 연일 지방재정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하면서 지방자치단체를 재정파탄의 주범으로 몰아세우는 바람에 지역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박근혜정부의 최대 공약인 복지 분야의 재원 조달을 위해 그러잖아도 피폐한 지방재정을 크게 옥죄는 방향으로 세출 구조조정안을 마련, 지방균형발전이나 도시경쟁력 확보 사업이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자체의 재정 문제와 관련해 “국민의 세금을 쓰는 기관의 재정상태는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자체도 이제는 지출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중앙과 지방 정부의 분담을 정하기 전에 지방정부가 재정의 우선 순위가 뭔지 조정해야 한다”며 “중앙정부가 재정전략회의를 통해 SOC 등을 조정하는 것처럼 지방도 세출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지자체장들의 무리한 공약 등으로 예산이 낭비되고 있어 시급히 필요한 분야에 예산이 부족한 만큼 중앙정부가 이를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는 지방정부를 무능력 집단으로 비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받고 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도 “중앙정부도 필요한 것은 다 공개하는 마당에 지방재정도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최근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연간 55조원 규모의 지방 국고보조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151조원에 달하는 지방예산 중 경상경비와 행사·축제성 경비를 당초 예산 대비 5% 이상을 의무적으로 절감하고, 현재 15조원에 달하는 지방세 비과세 감면비율도 국세 수준인 15%로 줄일 방침을 밝혀 지방재정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철도와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SOC) 투자를 4년간 12조원 감축해 복지재원에 활용할 방침이어서 대구시와 경북도의 현안사업 차질이 우려된다.

아울러 철도에서 4조5천억원, 도로에서 4조원을 각각 축소하고, 주택과 수자원(하천정비) 등 총 12조원의 SOC 예산 삭감을 추진할 경우 경북도의 동해안 고속도로, 동해안 철도 건설 사업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SOC의 축소는 국가사업 의존도가 큰 지역건설 경기 위축을 불러 지역경기를 한층 더 벼랑으로 몰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박 대통령 등의 발언을 보면 지방정부를 못 믿겠다는 의미”라며 “제한된 예산으로 정치권 및 중앙정부의 무리한 정책을 뒷받침하는 지자체의 현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SOC 투자는 결코 복지의 대척점에 있지 않다. SOC 투자는 오히려 보편적인 복지 측면이 강해 가벼이 봐서는 안 된다”며 “서해안·남해안 고속도로가 쌩쌩 달리고 있는데 동해안은 고속도로는 물론이고, 철도도 돼 있지 않은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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