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무슬림 남편에게 한국인 무슬림 아내는 신의 축복이었다

  • 김은경
  • |
  • 입력   |  수정 2013-05-25  |  발행일 2013-05-25 제면
이나리·타릭 알다히르 부부
[y스페셜] 대한민국에서 부부로 산다는 것
미국인 무슬림 남편에게 한국인 무슬림 아내는 신의 축복이었다
무슬림 남자와 국제결혼을 한 이나리씨 부부.

여자는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모두가 선망하는 기업에 취직을 했다. 직장생활 4년째의 어느 날, 과감하게 사표를 제출하고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돌아올 때쯤이면 더 멋진 스펙을 가지고, 최고의 커리어우먼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여자가 호주에서 다닌 학교는 아시아·유럽·아프리카 등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 젊은이들로 북적였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 종교가 뒤섞인 학교에서 여자는 낮에는 수업을, 밤에는 친구들과 진지하게 인생의 의미를 고민했다. 그리고 2년 후, 여자는 자발적 의지로 무슬림이 됐다. 이나리씨(31)는 “호주에서 보낸 유학생활이 제 인생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됐어요. 무신론자였던 제가 신을 알게 됐고, 평생 단 한 번도 생각지 않았던 국제결혼이라는 것을 하게 됐으니까요”라며, “이제 겨우 30여년을 살았지만, 내게 종교와 결혼이 마치 운명처럼 찾아온 것처럼 인생은 예기치 않게 펼쳐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결혼은 그녀의 가족들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나리씨는 “처음에는 부모님이 남편의 얼굴도 보지 않겠다며 완강히 반대하셨어요. 결혼식을 앞두고 매일 울기만 했거든요. 결혼식 며칠 전에 아버지가 남편을 만나고 난 후에 비로소 노여움을 누그러뜨리셨죠”라며, “국제결혼에 대한 세간의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사람들이 보내는 따가운 시선과 선입견은 가끔 나를 힘들게 한다”고 고백했다.

한국의 여느 부부들과 달리 나리씨는 두 번에 걸쳐 결혼식을 했다. 한국의 전통혼례, 또 이슬람 방식으로 결혼식을 했다.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 동양인 아내와의 결혼생활은 남편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남편 타릭 알다히르씨(경북기계공고 원어민 교사)는 “한국여인은 미국여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따스하고 정감이 있으며, 정절을 중요시한다. 한국이라는 친절하고 아름다운 나라에서 한국인 아내와 함께 살아가는 것은 신이 내게 주신 큰 축복”이라고 손을 치켜들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