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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시대 남자의 행복은 무엇일까. 남다른 취미생활을 통해 삶의 진정한 행복을 찾은 9명의 남자를 소개한 ‘남자의 취미’를 발간한 대구MBC 남우선 PD. <페퍼민트 제공> |
문화평론가 김정운 교수는 한국사회의 모든 문제는 한국남자들 때문에 일어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남자는 사는 게 재미없다. 이 땅의 사내들은 산업화 시대,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살아야 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지금 한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고, 형식적이나마 여야가 번갈아 정권을 잡는 민주화를 이뤘지만 여전히 한국남자들은 행복하지 못하다. 왜일까.
한국의 대다수 남자는 가족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려놓는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스스로의 행복 찾기를 뒤로 미루고 살아간다. 하지만 개중에는 정반대의 삶을 선택한 이들도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오직 하나를 위해 인생의 길조차 바꿔버리는 남자도 있다.
대구MBC 남우선 PD가 남다른 취미생활을 즐기는 9명의 한국 남자를 소개한 ‘남자의 취미’(페퍼민트)를 발간했다. 취미가 인생을 바꾼 남자들의 이야기다. 단순히 취미생활을 소개하는 것에서 나아가, 취미생활을 통해 인생의 참된 기쁨을 만나는 즐거움에 포커스를 맞췄다. 이사 갈 때도 아내가 사랑하는 강아지를 안고 있어야 버림받지 않는다는 이 시대 중년남의 씁쓸한 자화상을 넘어 취미생활을 통해 참된 자아를 만나고, 그 즐거움 속에서 인생을 즐기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다.
그가 찾아낸 9명의 남자로는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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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겸 문화평론가 김갑수의 오디오룸. 많은 이들이 그를 라디오 진행자, 말 잘하는 방송 게스트로 기억하지만, 그는 오디오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
우선 시인 겸 문화평론가 김갑수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라디오 진행자, 또는 텔레비전 오락프로의 말 잘하는 게스트로 기억하지만, 사실 그는 ‘살아있는 오디오의 전설’이다. 오디오를 향한 그의 열정은 보통사람의 상식을 넘어선다. 1990년대 초 6년을 살았던 서울 광화문 월세집의 보증금이 400만원이던 시절, 3천만원이 넘는 오디오를 구입했다. 가정형편이 넉넉했던 것이 아니다. 그 시절 그에게 가구라고는 책장과 베니어판을 깐 군용 침대가 전부였다. 팬티나 양말은 친구들에게 죄다 얻어 입었고, 치약이 떨어지면 소금으로 버티고 살았다. 방송인으로 제법 유명해진 요즘도 그는 직접 드립한 커피 열 잔과 담배 세 갑, 그리고 음악을 주식으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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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데이비슨과 가죽디자인을 즐기는 연기자 최민수. 그에게 바이크는 연애의 대상, 세상과 교감하는 창구다. |
‘고독’과 ‘자유’를 꼬리표처럼 달고 있는 연기자 최민수는 어떠할까. 그는 할리데이비슨 라이딩과 가죽 디자인에 남다른 행복을 느낀다. 그가 직접 디자인해 만든 가죽제품은 골수팬이 많으며, 내로라하는 전문 디자이너도 놀랄 만큼 아름답고 기능적이다. 할리데이비슨에 기울이는 애정은 각별하다. 그는 1989년부터 할리데이비슨에 입문해 지금까지 즐기고 있다. 그에게 바이크는 이동수단이 아니라 살아있는 연애의 대상이다. 최민수는 “할리는 영혼 같은 것, 나는 땅에 지문을 찍듯이 거리에 씨를 뿌리듯이 천천히 할리를 탄다”며, “그러면 아름다운 생각들이 휘몰아치고, 세상과 직접적 교감을 하게 된다. 버릴 건 막연한 두려움이고, 필요한 건 용기”라고 밝힌다.
이 밖에 고요한 바다 속에서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는 스쿠버다이버 박건욱, 대자연과의 호흡을 통해 잃어버린 야성을 회복하는 캠핑족 한형석, 매일 정성껏 구두를 닦으며 하루를 정리하는 김보한 등 남다른 취미생활을 즐기는 인물들이 다양하게 소개됐다.
남우선 PD는 “남자들의 마음속에는 저마다 하고픈 일들이 한두개 들어있다”며, “여기 나오는 남자들에게 취미란 평생 곁에 두고 즐기며, 세월이 갈수록 깊이를 더해간 것. 어떤 마약보다도 중독적이지만 몸에 해롭지 않았다. 그들에게 취미는 때로는 애타는 연애요, 유익한 종교”라고 설명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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