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시 노면 전차 도입 검토, 장·단점 신중히 따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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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5-20   |  발행일 2019-05-20 제31면   |  수정 2019-05-20

대구시가 트램(노면 전차)을 신교통 수단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16일 오후 대구경북연구원에서 ‘트램, 대구의 새 대중교통수단으로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대구시 대중교통활성화 정책포럼에서는 트램의 장단점을 놓고 심도 있는 토론이 벌어졌다. 버스·택시업계와 승용차 이용자 등 여러 집단의 이해가 상충하는 사안인 만큼 대구시는 올 하반기 중 시민 원탁회의나 여론 조사를 통해 노면 전차 도입 여부를 공론화한다는 방침이다. 트램 설치는 지난 지방선거 때 권영진 대구시장이 내건 공약 중 하나다. 당시 권 시장은 대구 동대구 역세권과 서대구 역세권을 연결하는 도심순환선,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업단지와 현풍 테크노폴리스를 아우르는 달성선, 대구국제공항 이전터와 연계한 팔공신도시선을 방안으로 제시했다.

트램은 일반 도로 위에 깐 철로를 객차가 달리는 형태로, 독일·프랑스 등 유럽에서는 흔한 교통수단이다. 객차 한량의 여객수용량이 버스 3대와 맞먹고, 교통약자들의 승하차도 편리하며, 소음·공해배출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도심 상권 재생에 유익한 교통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반면 도로 위를 달리므로 승용차·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과 충돌하거나 뒤엉켜 혼란을 초래할 위험이 있으며, 지하철과 달리 정시도착이 어렵다. 속도도 시속 20㎞ 안팎으로,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많이 느린 편이다. 트램의 건설비용은 ㎞당 200억원 정도로 고가 지상철·지하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대구 3호선과 같은 고가 경전철은 ㎞당 530억원이, 대구 지하철 1·2호선과 같은 중전철은 ㎞당 1천200억원이 드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구시는 이런 트램의 장단점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린 뒤 여론을 수렴하는 게 당연하다. 부산·대전 등 국내서 트램 도입을 먼저 결정한 도시에서도 트램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반대 여론이 만만찮았다고 한다. 실제로 유럽지역 트램 교통사고 대부분은 노면 전차와 버스·택시 등 다른 교통수단과의 충돌로 조사됐다. 때문에 장거리 순환노선보다는 10㎞ 이내의 단거리 노선에 도입하는 게 더 효과적이며, 승용차 수요를 가장 많이 흡수할 수 있는 구간에 설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정 산업단지간 연결이나 산업단지·인구밀집지역에서 도시철도에 연결하는 노선도 검토해볼 만하다. 대구시는 일본 히로시마 등 대구와 비슷한 도시들의 트램 운영 실태를 면밀히 분석해 대구에 맞는 노선부터 찾아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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