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서 ‘더위 실종사건’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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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6 07:07  |  수정 2019-07-16 07:07  |  발행일 2019-07-16 제1면
올해 대구 여름날씨 예년과 딴판
선선한 바람불고 열대야도 없어
장마 강수량은 평년의 45% 그쳐
대프리카서 ‘더위 실종사건’

올해 여름날씨와 장마가 심상치 않다. 7월 중순이 지났는데 덥지도 않고, 장마기간임에도 비가 잘 내리지 않는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 가을 날씨를 연상케 한다. 실제 올 7월1일부터 15일까지의 평균 기온과 낮 최고기온은 2017년과 2018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올해 열대야는 단 한번도 없었다.

15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은 지난달 26일 오전부터 장마 전선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대구지역 평균 온도는 24.1℃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 낮아졌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2017년 28.2℃에 비해서는 4℃ 이상 낮다. 올해 최저기온은 20.4℃로, 지난해 21.7℃, 2017년 24.7℃보다 각각 1.3℃, 4.3℃ 이상 낮아진 탓에 아침저녁에는 선선한 가을날씨처럼 느껴진다. 같은기간 평균 일 최고기온은 28.6℃로 지난해 29.4℃, 2017년 33℃보다 훨씬 낮은 상황이다. 올 장마기간 대구지역에 폭염 주의보는 단 한차례만 발효됐다.

열대야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2017년 7월15일까지 열대야가 7일간 있었고, 2018년엔 13일부터 8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진 것과 비교할 때 특이한 현상임은 분명하다.

비도 사라졌다. 기상청에서는 ‘마른장마’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지만, 시기적으로는 장마철인데 비가 없거나 비가 적은 상황이면 통칭 ‘마른장마’로 부른다. 2009년부터 기상청은 공식적으로 장마 시작과 종료 시점 예보를 하고 있지 않다. 1990년 이후로 장마 시작 전이나 끝난 뒤 강수량이 늘고, 특히 장마 종료 후인 8월 강수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장마 기간 구분의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대구의 장마 기간 강수 일수는 평균 16.4일이지만, 올 장마기간 대구에 비가 내린 날은 6일이 고작이다. 지난달 26일부터 14일까지 대구에 내린 비의 양은 136.5㎜로, 대구 평년 장마 기간 총 강수량(294.5㎜)의 45%에 그치고 있다. 15~25일 기상청의 중기 예보에 따르면 이틀간 장맛비 소식이 있지만, 강수량이 하루평균 10㎜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돼 강수량 증가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오호츠크해 기단이 북태평양고기압의 북상을 억누르고 있어 올해 장마 전선이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이런 ‘마른 장마’와 덥지 않은 여름날씨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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