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무역분쟁, 최악으로 치달아”…“美 압박강도 한계” 엇갈린 전망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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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27   |  발행일 2019-08-27 제17면   |  수정 2019-08-27
국내 전문가들 우려반 기대반
“中, 위안화 또 절하 유도 가능성”
“백악관서 감세안 언급” 입장도

갈수록 격화되는 미·중 무역분쟁을 놓고 국내 증시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고,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큰 사안이라 긴장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박소연·최설화 연구원은 “당분간 양국 간 충돌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곧 미국에 대응한 블랙리스트를 발표하고 추가 위안화 절하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 “중국의 보복 관세에 트럼프가 맞대응에 나서며 관세 철회나 유예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고 이제 미중 무역분쟁은 이른바 ‘치킨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며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주식시장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나금융투자 김경환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최악(Worst)의 시나리오에 가장 근접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중국의 전략이 단기전에서 지구전으로 선회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은 지난 23일 미국산 수입제품에 대해 5~10% 추가 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맞대응했고, 미국도 당일 즉각 대응했다"며 “시장은 이제 9월 초 13차 실무협상의 재개도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장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국의 강경한 의지를 고려하면 최악의 경우 내년 미국 대선 전까지 양국의 협상이 ‘노 딜’ 상태를 유지할 공산이 높아졌다"며 “이 경우 미국 경제가 내년 초 이후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수입 증가를 자랑하지만 관세 수입 증가분은 결국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어 연말 소비 시즌부터 소비 둔화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중간 갈등이 극단으로 고조할 가능성은 적다는 진단도 나왔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미국은 중국 압박 강도를 높일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관세율을 크게 높이지 못했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감세 패키지를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감세안은 의회를 통과해야 하며 미중 무역협상 강도 조절이 거의 유일한 부양책"이라며 “의회민주주의 국가 미국에서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권한이 무리하게 사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9월 미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통화정책 기대도 살아있다"고도 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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