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발투쟁으론 민심 얻지 못해” 한국당 인적쇄신 요구 확산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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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9   |  발행일 2019-09-19 제6면   |  수정 2019-09-19
親朴 중용 등 개혁없자 지지 한계
나경원“자기반성·인물교체”제기
黃대표측은 여전히 통합에만 목매

자유한국당의 내부 개혁이 시급하다는 인식이 당 지도부로 확산되고 있다. 당 개혁의 최종 결정권자인 황교안 대표가 대정부 및 대여 투쟁과는 별개로 당 쇄신에 조기 착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는 것.

자유한국당은 18일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관철하기 위해 당 중진들이 연쇄 삭발 투쟁에 나서는 등 대여 투쟁에 당력을 집중했다. 앞서 황 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삭발에 이어 전·현직 국회 부의장인 심재철·이주영 의원이 이날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직후에 삭발을 결행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이와 별도로 무당층을 흡수하기 위해선 당내 혁신을 병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당 지지율 제고 방안을 묻는 질문에 “우리의 잘못을 반성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며 “정책적으로 대안을 제시하고, 인물 교체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개혁적인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당내 쇄신 요구는 홍준표 전 대표 체제와 김병준 비대위 체제를 거치면서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가 지난 7월 김용태 전 사무총장이 “(한국당은) 인적쇄신을 해내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선택받는 건 정말 어려울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하면서 다시 불붙는 양상이다. 한국당의 투트랙인 나 원내대표가 ‘자기반성론’ ‘인물교체론’을 제기함에 따라 당내 개혁은 미룰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친박(친박근혜) 진영의 지지를 등에 업고 원내대표에 당선된 나 원내대표는 인적쇄신 없이는 당 지지도 회복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황 대표 취임 이후 친박(친박근혜) 인사 중용이 국민들에게 부정적 신호를 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대여투쟁과 보수통합은 수권을 바라는 제1야당의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이 될 수는 없다”면서 “대여투쟁을 아무리 잘하고, 설사 보수통합에 성공하더라도 한국당 내부가 확실하게 변했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주지 못하면 민심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황 대표 주위에선 여전히 ‘인적쇄신 작업은 시기상조’라는 인식이 강해 당장 내부 개혁 착수는 어려울 전망이다. 황 대표 측 관계자는 “당쇄신은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한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면서 “그때까진 보수통합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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