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시티 대구 10년의 이야기 .3] 계명대 동산병원

  • 노인호
  • |
  • 입력 2019-10-01 07:53  |  수정 2019-10-01 07:54  |  발행일 2019-10-01 제21면
최초·최다 로봇수술 기술 ‘독보적 수준’, 세계 의료인의 교본으로
20191001
계명대 동산병원 의료진이 4세대 수술로봇장비인 ‘다빈치’를 이용, 로봇 유방절제 및 재건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심장이식은 물론 단일공 로봇수술을 이용한 암 치료에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대구시가 ‘메디시티대구’ ‘의료특별시 대구’를 내세우며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다. 그러나 정작 대구경북지역 환자들은 여러 이유로 수도권 병원으로 몰리고 있다. 이는 비단 대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전 지역이 비슷한 상황이다. 동네병원 대신 대학병원을 찾는 것처럼 지역 대학병원보다 수도권 대학병원, 대기업의 이름을 단 서울 병원에서 더 나은 진료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서다. 하지만 대구, 부산, 서울 등을 모두 같은 대한민국으로 보는 외국인의료관광객들은 대구로 몰리고 있다. 2009년 2천816명이던 해외환자 유치실적은 2016년에는 2만1천100명으로, 비수도권 최초로 2만명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누적환자수 11만명을 넘어선 것이 근거다.

2011년 로봇장비 도입 후 2600례 시행
아시아·전세계 최초 성공기록‘우르르’
부인암·대장암 분야에선‘독보적’평가
‘구멍2개’대장암수술기술,SCI학술지에
기술력 참관 위해 亞의료진 연수 이어져

수도권 제외 인공심장 이식 첫 성공 등
심장분야서도 의료한계 넘은‘절대강자’


경쟁력에 힘을 보태는 것이 바로 전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 내놓아도 당당한 대구 의료 기술이다. 최근 대구 달서구 성서시대를 연 계명대 동산병원도 그 중 하나다. 특히 동산병원은 심장이식과 부인암 로봇수술 등에서는 지역 최초 또는 세계 최초 성공했다는 이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앞서 나가 있다.

◆대구경북권 심장이식, 절대강자

계명대 동산병원은 2017년 지역 최초로 성인뿐 아니라 소아까지 심장이식수술에 성공하면서 지역 의료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술 연령층도 10대 소녀부터 70대 노인으로 다양하고, 환자 중 일부는 수술 후 하루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길 만큼 빠르게 회복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서울지역 병원에서 동산병원으로 전원, 새 생명을 찾은 60대 환자도 있다.

지난해에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최초로 인공심장(좌심실 보조장치) 이식에 성공, 비수도권 최초로 심실보조장치 치료술 시행 의료기관으로 승인받았다. 심장이식은 약물이나 수술로는 치유가 불가능한 말기 심부전 환자의 병든 심장을 제거한 뒤 뇌사 공여자의 건강한 심장으로 바꿔주는 수술법이다. 그만큼 수술이나 관리가 어렵고, 의료진·시스템을 갖추기가 까다로워 이식이 가능한 병원이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있다. 이는 심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가 다른 지역에서 수술을 받고 먼 거리를 다니며 관리하는 것은 체력적·경제적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심장내과 김인철 교수는 “심부전이 악화돼 다른 장기까지 손상되면 심장이식조차 힘들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산병원 심장이식팀 모든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 최고 수준의 치료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지역의 환자들이 체력·시간·비용 소모가 줄어 이식 후 치료 경과가 매우 좋다”고 말했다.

또 지역 최초 관상동맥조영술을 시작으로, 현재 관상동맥중재술과 관상동맥우회술을 지역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에서도 매년 연속 관상동맥우회술 1등급을 획득했다. 풍부한 경험과 뛰어난 전문 의술로 현재까지 1만6천례의 관상동맥중재시술을 포함해 4만5천명의 환자에게 다양한 시술을 해왔고, 개심수술 8천례 이상을 시행하고 부정맥 시술에서는 5천례 이상 국내 5위권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부정맥 전문의들을 위한 고난도 부정맥의 진단과 시술법 교육도 시행하고 있다.

◆부인암 로봇수술 세계서 가장 많이 시행

계명대 동산병원은 단일공 로봇수술을 이용한 암 치료 분야에 있어 역사의 획을 그어가고 있다. 2011년 로봇수술장비를 도입한 후, 현재까지 2천600례의 로봇수술을 시행하며 갑상선암, 전립선암, 부인암, 대장암, 위암, 폐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각종 세계 기록들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구멍 하나로 로봇팔을 넣어 수술하는 부인암의 단일공 로봇수술은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일공 로봇수술은 배꼽 위에 1인치 미만의 구멍을 한 개만 뚫어 시행하는 고난도 수술로, 흉터가 거의 없고 입원기간도 일주일 이내로 짧다.

2015년 ‘자궁경부암 단일공 로봇수술’은 미국 존스 홉킨스병원에 이어 세계 두번째, 아시아 최초로 성공했다. 2016년 세계 첫 ‘자궁내막암 단일공 로봇수술’ 성공은 의료계를 들썩이게 했다. 현재 동산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자궁내막암과 자궁경부암 로봇수술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고, 미국의 로봇수술본사(인튜이티브)는 이러한 동산병원의 자궁내막암 수술과정을 특허내 전 세계 의료진의 교육영상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단일공 로봇수술 적용이 어려웠던 대장암 분야에도 기존 한계를 뛰어 넘고 있다. 배에 5~6개의 구멍을 뚫어 진행된 기존 대장암 로봇수술에서 2개의 구멍만을 내어 수술하는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고, 이러한 기술은 세계 대장항문학 SCI 학술지에 게재되기도 했다. 2016년에는 직장암 영역에서 ‘단일공 로봇수술을 이용한 직장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시행했다.

이러한 우수한 성과 배경에는 계명대 동산병원만의 차별화된 진료시스템 덕분이라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대구 지역에서 가장 많은 9대 암(위암, 간담췌암, 대장암, 폐암, 유방·갑상선암, 부인암, 비뇨기암, 두경부암, 기타암)에 다학제 통합진료를 시행, 암 환자 개개인에 맞는 최적의 치료방법을 결정하고 있다. 다학제 통합진료란 한명의 의사가 아니라 적어도 5명 이상의 의사들과 함께 한 곳에서 진료를 보는 것으로, 서로 다른 진료과의 교수들이 환자진료 및 치료방침에 대해 유기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 복잡하고 어려운 임상 상황에서 다학제 통합진료는 암환자의 상태에 적합한 최선의 치료방법을 이끌어내고, 좋은 치료결과를 얻게 하는 선진시스템이라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지역 최초로 위암, 간암, 대장암, 부인암, 유방암, 조혈모세포이식 코디네이터들이 암환자를 체계적으로 돌보고 있다. 코디네이터는 병원 방문 전 환자와 연락을 통해 당일 진료 및 검사가 진행되도록 돕고, 수술 및 치료에 필요한 일정을 의료진과 병원의 여러 기관과 중재한다. 뿐만 아니라 암환자들의 치료, 수술, 항암화학요법, 증상 관리, 경제적 문제, 재활 등 암 완치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상담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동산병원은 세계에서 세번째로 입안을 절개, 로봇팔로 갑상선암을 떼어내는 수술인 TONS-R(Trans oral Neck surgery-Robot)에도 성공했고, 최근에는 로봇수술과 유방암 절제 및 재건수술을 국내 세 번째, 지역에서는 최초로 성공했다. 이러한 동산병원의 앞서가는 로봇수술 기술력을 보기 위한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나라 의사들의 연수가 이어지고 있다.

조치흠 계명대 동산병원장은 “최근 동산병원이 성서에 최첨단 새병원을 개원하면서 하드웨어적 측면에서는 최고의 시설과 장비를 갖췄다. 심장이식수술이나 암치료 등 고난도 수술과 중증치료에 보다 집중해 국내 톱10을 넘어 글로벌 최고병원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환자를 내 가족으로 생각하고 모시는 병원문화를 정착시키고, 대구의료 역사를 이끌어온 자긍심을 바탕으로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