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칼럼] 사회주의로 가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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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0-28   |  발행일 2019-10-28 제31면   |  수정 2019-10-28
[월요칼럼] 사회주의로 가지 않으려면

총선을 6개월 앞둔 한국의 최대 현안은 무엇일까. 나는 헌법 개정에 따른 사회주의 체제 이행 가능성이라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씨 일가의 다양한 범죄 혐의에도 불구하고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했던 이유는 그가 사회주의 법체계 전문가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문 대통령이 취임식 때 강조한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새로운 나라’는 바로 남북한이 함께 연대하는 사회주의 체제이고 이 상황에 필요한 사람이 조국이었다는 얘기다.

현 정권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사회주의로 갈 징후는 여러 곳에서 보이고 있다. 우선 기업의 사회적 공헌, 노동권 보장, 윤리적 생산과 같은 ‘선(善)’한 사회적 가치를 내세워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물론 사기업까지 국가가 통제하는 것을 들 수 있다. 효율성과 효과성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기업들에 서슬 퍼런 비수를 휘두르며 생산성과 무관한 ‘사회적 가치’를 국가가 강제하고 있으니 이것은 자유민주주의를 작동원리로 하는 자본주의가 아니다. 기업이 이런 식으로 운영돼야 한다면 대학에 경영학과가 왜 필요한가.

외교 분야에서도 자본주의 선진국과 거리를 벌리면서 고립적인 사회주의 길을 걷는 행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역시 국가 간의 상호평등, 과거 반성과 같은 선한 프레임으로 지지자들을 결속시키면서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공기처럼 익숙하게 받아들였던 자유민주주의 가치(법과 제도, 질서, 윤리, 관행)들이 문 정권이 시작된 이후 알게 모르게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국가권력이 상식적인 것을 비상식적인 것으로 만들고, 비상식인 것을 상식적인 것으로 만들어 국민을 통제한다’는 헤게모니이론은 이탈리아 파시스트 무솔리니 정권에 대항했던 좌파지식인 안토니오 그람시가 내놓은 것이다. 이탈리아 국민의 일상을 통제한 파쇼집단의 지배 메커니즘을 분석했던 그람시의 담론이 지금 우리 사회에 적용되고 있으니 기가 막힌다.

그람시는 파시스트를 붕괴시킬 대항세력은 지식인, 사회단체, 언론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이러한 세력마저 대부분 권력이 나눠주는 단물 맛에 취해, 메인스트림에 합류하려고 기를 쓰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특히 권력 감시를 존재 이유로 삼아야 할 언론의 행태는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 대구경북언론인회가 지난달 시국선언을 하면서 “언론들이 진영논리에 따라 정권의 입맛에 맞는 논조를 생산하는 어용언론으로 바뀌어 부끄러운 기사를 토해놓고 있다”고 한 말은 곱씹어 봐야 한다.

부존자원이 빈약해 하루하루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근로시간이나 분배문제에 있어 유럽 사회주의국가를 흉내내선 안된다. 기업이 돈을 벌어 근로자에게 월급을 주고 국가에 세금을 내지 않으면 하루도 지탱할 수 없는 게 한국이다.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기업의 생존을 결정하는 경영원리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몇 차례의 광화문집회는 한국을 지탱해온 자유민주주의 정신이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순순히 물들 정도로 그렇게 취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지역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인사들도 사회주의 노선을 추종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부분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감옥에 가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들이다.

한국의 사회주의 체제 이행 여부는 내년 총선에 달려있다. 총선에서 민주당과 정의당, 그리고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다수당을 차지하면 문재인정권은 ‘마이웨이’를 가속화하며 헌법에 손을 대려 할 것이다. 솔직히 나는 대구경북으로 인해 내년 총선에서 자유민주 진영이 패배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박근혜 탄핵’이라는 이슈가 이 지역 공천과정에서 제기될 것이고,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이미지가 유령처럼 한국당을 따라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공천관리를 위해 현재 당무감사를 진행중인데, 유승민 의원이 어렵게 꺼낸 ‘탄핵의 강을 건너자’라는 말을 흘려듣지 말아야 한다.

심충택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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