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외국인 의료관광객 3만명 시대 보인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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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5 08:24  |  수정 2019-11-05 08:56  |  발행일 2019-11-05 제13면
‘메디시티 대구’ 더 큰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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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시티대구’선포 10년 만에 ‘의료특별시’의 꿈을 현실로 만든 대구는 올해를 새로운 10년의 첫해로 삼아 한단계 더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대구를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모발이식과 치과진료를 받고 있는 모습.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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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시티 대구’선포 이후 10년 만에 ‘의료특별시’로의 자리매김에 성공한 대구시가 ‘의료관광’을 통해 또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대구를 넘어 전국에서 인정받은 의료 경쟁력과 검증 받은 의료서비스를 바탕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대구로 불러들여 지역 경제활성화의 동력으로 삼는 동시에 전 세계로 진출, 대구 의료의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메디시티대구, 우뚝 서다

2007년 대구지역 의사, 약사, 간호사, 한의사, 치과의사 등 5개 보건의료단체와 대형병원 기관장들은 의료산업을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뭉쳤다. 융합이 쉽지 않은 보건의료계에서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범의료계 협의기구인 ‘보건의료협의회’는 그렇게 시작됐다. 이후 대구시와 대구경북병원회는 2009년 4월 ‘의료산업 신성장 동력 창출, 글로벌 수준의 선진의료 서비스 제공을 통한 대한민국 의료특별시 실현’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메디시티 대구’를 선포했다. 이후 보건의료협의회는 2012년 6월 ‘메디시티대구협의회’로 이름을 바꾸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메디시티 대구 선포 10년 성과
수술·전문질환 자체충족률 89.6% ‘전국 1위’
위암·대장암 수술 합병증 발생률도 최저수준
비수도권 최초로 누적 관광객수 11만명 돌파


메디시티대구협의회 내 △기획위원회 △의료질향상위원회 △의료서비스개선위원회 △의료관광산업위원회 등 4개 위원회는 매월 분과 위원회별로 의제토의 후 결정된 사항은 대구시 의료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처음으로 의료 서비스 지표와 환자 안전관리 지표를 개발하고 친절 우수 병원, 환자경험 중심의 병원혁신, 베스트 의료인 프로젝트 등을 통해 병원 중심의 의료 서비스 체계를 환자 중심으로 전환했다. 또 의료 종사자에 대한 통합적인 고객만족 교육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미소친절 메디시티 대구 병원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처럼 메디시티협의회는 ‘뭉치면 산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제대로 보여주며 메디시티 대구의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대구에는 7개 의과대학에서 연간 7천여명의 의료 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국내 의사, 약사, 한의사 등 전국 의료인력의 약 20%가 대구에서 배출되고 있다. 개별병원으로는 수도권 대형 병원과 경쟁할 수 없지만, 대구지역 병원과 의료계가 ‘메디시티’라는 하나의 브랜드로 힘을 합치면서 경쟁이 가능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고, 그를 메디시티협의회를 통해 이뤄낸 것이다.

대구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보건의료단체가 이렇게 하나로 뭉치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이 생긴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다. 하지만 대구처럼 유기적이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그런 만큼 메디시티대구 선포 이후 10년간 이어진 이런 활동은 어느 곳도 따라오기 힘든 경쟁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대구의 의료기술은 전국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수술 및 전문질환에 대한 자체충족률’은 89.6%로 전국 1위(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로 나타났다. 자체충족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지역 의료계에 대한 시민의 신뢰가 높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위암과 대장암 수술 합병증 발생 현황’에 따르면, 대구의 위암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11.17%(전국 평균 18%)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대장암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도 17.29%(전국 평균 20.52%)로 전남 다음으로 낮게 나타났다.

메디시티 대구 새로운 10년 출발
해외홍보센터 2곳 늘리고 관광할인카드 배포
러·中·日 등 국가별로 맞춤형 유치전략 추진
유학생·다문화가정의 SNS홍보도 적극 활용


◆의료관광으로, 지역경제에 생기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확인된 대구의 의료경쟁력은 외국인 환자에게도 인정받고 있다.

4일 대구시에 따르면, 외국인 환자유치가 허용된 2009년 대구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2천800여명에 그쳤다. 하지만 민선 6기 이후 의료관광을 미래먹거리 산업으로 인식,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2016년에는 비수도권 최초로 2만명을 돌파했다.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있는 내륙도시라는 한계를 가진 대구시가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의료서비스 인프라를 적극 활용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대구는 5개 대학병원과 3천700여개의 병·의원, 2만1천여명의 보건인력과 국제의료인증기관인 JCI 인증을 받은 5개 의료기관 등 풍부한 의료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다 아시아 두 번째의 팔이식 수술 성공 사례를 비롯해 모발이식, 성형, 피부, 한방, 치과, 건강검진 등에서 타 지역에 비해 뛰어난 의료 기술과 가격에서 비교우위에 있다.

‘서말이 넘는 이런 구슬을 꿰어 보배’로 만든 배경 중 하나는 지역 의료계의 단합, 그리고 이런 시너지 효과가 장기간 지속할 수 있도록 한 대구시의 지원과 세밀한 관심도 빼놓을 수 없다고 지역 의료계는 평가했다.

전국 최초로 의료관광 선도의료기관(현재 50개)을 운영하던 대구시는 민선 7에 들어서면서 유치업체(현재 8개)로까지 선도기관 지정을 확대했다. 또 전국 최초 외국인환자 안심보험 운영, 전국 최초 의료관광 창업지원센터 개소 등 ‘전국 최초’의 수식어가 붙는 각종 사업은 연달아 진행했다.

해외환자를 유치하는 의료관광 사업은 민간 병원 중심의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이 앞장서고 있다. 지역의 5개 대형병원과 중소병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의료관광진흥원은 2011년 설립된 <사>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가 확대 개편된 것으로, 병원안내·통역·숙박·교통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시의 의료관광객 유치 활동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러시아·동남아시아 등 9개국에 24개소의 해외홍보센터를 운영하는 동시에 해외 각국에서 의료관광 홍보설명회 및 온라인 홍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합쳐지면서 2017년에는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도 극복하고,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비수도권 최초로 누적 환자수 11만명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이런 성과들은 2017~2019년 3년 연속 의료관광클러스터 구축사업 전국 1위, 해외환자유치 선도의료기술 8년 연속 선정, 2015년부터 5회 연속으로 ‘메디시티 대구’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수상 등의 성적으로 평가받았다.

◆더 큰 날갯짓을 준비 중인 대구의료관광

대구시는 올해를 ‘글로벌 의료관광 중심도시’로 비상(飛上)하는 원년으로 삼아 2020년에는 의료관광객 3만명 시대를 열 계획이다. ‘메디시티 대구’를 선포한 지 10년째인 올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10년의 첫 해로 삼겠다는 것.

이를 위해 대구시는 해외관광객 유치국가별 맞춤형 홍보를 추진 중이다. 신흥 유치국가로 부상하고 있는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국가)·몽골을 상대로 중증 및 고액 환자 유치에, 동남아·일본을 대상으로는 한류문화와 연계한 성형, 피부 등 맞춤형 의료관광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사드 보복을 완화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는 지역 중소도시와 직항노선 도시를 거점으로 마케팅을 추진할 방침이다.

여기에 해외의료관광객 유치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홍보센터도 보강하고 있다.

22개의 해외홍보센터를 24개소로 증설했고, 의료관광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의료관광할인카드(MTC, Medical Tourism Card)도 제작, 배포하고 있다. 여기에 자치단체 최초로 의료전문 매거진 ‘대구 메디투어’도 제작했다. 또 현지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눈높이에 맞는 마케팅을 위해 국내에 살고 있는 해외 유학생과 다문화가정 등에서 30여명을 선발, 인터넷을 활용한 SNS홍보단(메디터)을 운영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각국 보호무역주의의 강화, 각 도시간 경쟁심화 등으로 의료관광 유치 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대구의 의료와 경북의 관광을 융합한 의료관광 클러스터를 구축함으로써 지금의 위기를 내일의 기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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