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인] 임경묵 인타이틀 디자인 그룹 대표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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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8 07:19  |  수정 2019-11-08 09:12  |  발행일 2019-11-08 제13면
영감은 현장서…콘셉트·분위기 잡는 리모델링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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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타이틀 임경묵 대표가 자신의 사무실에서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가 손을 대면 죽었던 건물이 살아난다. 사람들이 몰려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핫플레이스’가 된다. 대구 북구 DGB대구은행 파크 인근에 위치한 카페 ‘빌리 웍스(BILLY WORKS)’가 대표적이다. 철강 공장과 교회를 리모델링했다. 단순한 카페가 아니다. 커피와 베이커리를 팔지만, 콘서트와 전시도 열린다. 복합문화공간인 셈이다. 인타이틀(ENTITLE) 디자인 그룹 임경묵 대표(32)의 작품이다. 인타이틀 디자인 그룹은 건축, 리노베이션, 인테리어, 브랜딩, 컨설팅 전문 회사이다. ‘entitle’은 ‘자격을 주다, 제목을 붙이다’라는 뜻의 영어단어로, 멋진 공간을 가질 자격을 만들어 주겠다는 임 대표의 의지가 담겨 있다.

낡은 공장 리모델링 ‘빌리웍스’
자연친화적 카페 ‘헤이마’작업

2015년 서울서 사업 시작한 후
대구에 고객 많아 본사 옮겨와

“재미있는 공간 위해 현장 선별
한번 작업하면 쉬지 않고 일해”


7일 대구 신천동에 자리잡은 인타이틀 사무실에서 임 대표를 만났다. 30대 초반의 패기만만한 건축가라기보다 예술가에 가깝다. 돈보다 ‘좋은 작업을 하고 싶다’는 말에서도 창의적인 작가의 느낌을 준다.

임 대표는 “대구에 카페 투어를 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 대구를 대표하는 문화 공간을 만들고 싶다. 그 공간이 대구의 자부심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활력이 없거나 제 기능을 잃은 건물에 ‘숨결’을 불어넣는다. 오래된 도심지 공장이나 한동안 방치된 식당 등을 리모델링한다. 직접 찾으러 다니기도 하고, 건물 주인이 찾아오기도 한다.

작업의 영감은 현장에서 받는다. 빌리 웍스를 리모델링할 때는 철강 공장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렸다. 단체 테이블 상판을 공장 문짝으로 만들기도 했다. 팔공산 파계사 가는 길의 ‘헤이마(HEIMA)’도 그의 작품이다. 자연친화적인 카페가 콘셉트이다. 임 대표는 “있는 그대로를 최대한 살리고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는 포인트를 감각적으로 연출한다”고 밝혔다. 청도 운문댐의 낡은 식당을 리모델링해 만든 카페 ‘밀톤(MILLTON)’도 그의 손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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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묵 대표가 작업한 카페 ‘빌리웍스’(위)와 ‘헤이마’ (영남일보 DB)

대구 출신의 임 대표는 대학시절부터 인테리어 작업을 했다. 도시디자인 공부를 하면서 인테리어 업체에서 직원으로 일 했다. 2015년 서울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이듬해인 2016년 토털 디자인그룹 인타이틀을 세웠다. 현재 직원은 4명이다. 그는 “대구의 고객들이 워낙 많이 찾아 아예 대구로 본사를 옮겼다”며 “건축과 디자인은 물론 간판까지 묶어 완성도를 높이겠다는 생각으로 디자인그룹 회사를 만들게 됐다”고 했다. 건축물을 기껏 잘 만들어 놨는데 이상한 간판이 달리면 ‘작품’을 망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게 임 대표의 설명이다.

도심지 공장이나 오래된 식당은 물론 주택과 아파트도 다룬다. 그에게 리모델링을 의뢰하는 고객들이 줄을 잇는다. 워낙 문의가 많아 최근 홈페이지를 폐쇄하기도 했다. 임 대표는 “휴일이 없을 정도로 일감이 밀려 있다.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고객들에게 죄송해 홈페이지까지 폐쇄하며 지금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돈 때문에 아무 일이나 맡지 않는다. 현장을 보고 안될 것 같으면 단호히 고개를 흔든다. 고객의 태도도 살핀다. 임 대표는 “재미있고, 즐거운 공간을 만들기 위해 현장을 선별한다. 한번 작업에 들어가면 쉬지 않고 일 한다. 고객을 생각하면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종합건설회사로 나아갈 꿈을 갖고 있다. 그는 “나만의 브랜드로 아파트 등 대규모 주거시설을 짓고 싶다”고 밝혔다.

글·사진=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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