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인문명리] 내 이름은 좋은 이름인가

  • 인터넷뉴스부
  • |
  • 입력 2019-11-13   |  발행일 2019-11-13 제10면   |  수정 2019-11-13
[생활 속 인문명리] 내 이름은 좋은 이름인가

‘대가리’는 동물의 머리나 사람의 머리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크게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뜻의 ‘대가리(大佳里)’도 있다. 전북 순창군 풍산면에 있는 ‘대가리’라는 마을이 그것이다.

경기도 여주시 산북면 명품리 주민들은 2013년 마을 이름을 ‘하품’에서 ‘명품’으로 바꾼 후 만족해 한다. 충북 충주시 소태면 ‘야동리’는 대장간 야(冶)에 고을 동(洞)을 써서, 대장간이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야동(야한 동영상)’이라는 신조어가 생기면서 웃음거리가 됐다.

모든 이름에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한자를 써야 이해되는 이름이 있고, 발음상 연상되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이름도 있다.

사람의 이름도 마찬가지다. 1970년 이전까지 우리나라는 먹거리가 부족하고 의료시설도 좋지 못했다. 그땐 환경 적응력과 자생 면역력을 키우길 바라는 마음에서 개똥이, 억순이 같은 아명(兒名)을 지어 불렀다. 두 돌이 지나면 호적에 올리는 이름, 즉 관명(冠名)을 지었다. 좀 더 편하게 부르기 위해 지인이나 스승에게 ‘호’를 받아 사용했다.

작명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우선 이름에 당당함이 있어야 한다. 필자에게 작명을 의뢰한 분들 중에는 “이름을 바꾸면 일이 잘 풀리느냐”고 묻는 이도 있다. 이는 자신의 이름이 불려질 때 스스로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이름을 지을 때 원했던 이미지가 연상되어야 한다. ‘레몬’을 듣는 순간 새큼하고 노란색이 연상되는 것을 말한다. 임씨 성을 가진 사람이 ‘신중’이라는 이름을 쓴다면, 본인이 원했던 이미지가 연상되지 않을 것이다.

소리내 읽을 때 발음하기 힘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원칙이다. 예를 들어 ‘김척현’이라는 이름은 부를 때 목에 힘이 들어가고, 듣는 이가 재차 묻게 되는 이름이다.

작명가는 이 같은 원칙에 성명학을 가미한다. 성명학은 음양오행(陰陽五行)론과 육친(六親)론을 응용하므로 명리학의 범주에 속한다. 연·월·일·시에 따른 사주(四柱)를 잘 살피고, 발음오행을 중심으로 수리(數理)오행, 자원(字源)오행에 맞춰 작명한다.

새 이름을 갖거나 회사명을 의뢰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같다. 지금보다 더 나을 것이란 희망이 있는 것이다. 개명은 명리학적으로 대운이 변할 때 일어나는 사건 중 하나다. 변화를 추구할 때, 이직이나 이사 등을 할 때, 성형을 하거나 이름을 바꾸고 싶어한다. 이는 지금의 삶에 대한 개선 방법이다.

성인이 돼 개명할 때는 진로적성이나 직업과 지위에 잘 맞아야 한다. 회사 상호를 지을 때는 업태와 미래 사업계획성에 비중을 둬야 한다.

성명학 강의를 할 때면 어떤 것이 좋은 이름인지 묻는 사람이 꼭 있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를 때는 미소부터 지어진다. 공주라고 불러주면 공주처럼 행동하려 노력한다.

서로를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이 귀한 이름이다. 휴대전화 연락처에 지인의 이름 앞에 특성을 나타내는 글을 적는 것은 지인의 성공을 기원하는 의미도 된다. 입꼬리가 멋진 ○○, 큰 집 지으시는 ○○, 천사 미소 ○○ 등은 당사자를 성공하게 만든다. 본명이 아닌 별명도 행복을 부를 수 있다.

명지 이승남(명지현학술연구원장) 인터넷뉴스부 기자 ynnews@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