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틀째 교통대란 지하철·버스운행 중단

  • 입력 2019-11-14 08:00  |  수정 2019-11-14 08:00  |  발행일 2019-11-14 제15면
시민들 출근에 큰 어려움
일부 초중고 임시 휴교령

홍콩 시위 참여자가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중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13일에도 홍콩 시위대가 대중교통 운행 방해 운동에 나서면서 전날에 이어 이틀째 ‘교통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시위대는 시위 현장에서 추락했다가 지난 8일 숨진 홍콩과기대생 차우츠록씨를 추모하고 경찰의 총격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직업훈련학교에 다니는 21세 남성 차우씨는 11일 사이완호 시위 현장에서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졌고, 병원으로 긴급히 이송돼 수술을 받았다.

홍콩 시위대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여명(黎明·아침) 행동’으로 불리는 대중교통 방해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전날 밤 홍콩 내 곳곳의 철로 위에 돌이나 폐품 등을 던져 지하철 운행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시위대는 밤사이 지하철역 내에도 들어와 유리창을 깨는 등 차량을 파손하거나 불을 질렀다. 의자, 폐품 등을 차량 내에 던져놓기도 해 상당수 차량의 운행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로 인해 동부 구간 노선 운행이 전면 중단되는 등 홍콩 내 곳곳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평소 자정 무렵까지 운행되는 홍콩 지하철은 이날 밤 10시에 중단될 예정이다.

이날 아침 시위대는 지하철 차량과 승강장 사이에 다리를 걸치고 서서 차량 문이 닫히는 것을 방해하는 운동을 펼쳤다. 이로 인해 쿤퉁과 튜컹렁 간 노선 등 여러 노선의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동부 구간 노선 운행 중단으로 타이포, 판링, 성수이 등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출근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요 지하철역과 주거 지역을 연결하는 경전철도 여러 노선이 중단되거나 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몽콕, 툰먼, 정관오, 위안랑역 등 여러 지하철역도 폐쇄됐다.

시위대가 설치한 바리케이드로 인해 타이포와 사틴 지역을 연결하는 도로가 폐쇄됐으며, 홍콩섬과 카오룽 반도를 연결하는 5개 노선을 비롯해 70개 버스 노선이 중단됐다.

타이페이, 사틴 등 곳곳의 지하철역 밖에서는 수백 명의 시민이 미니버스나 택시 등을 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날 아침 여러 지하철역이 폐쇄되면서 아직 폐쇄되지 않은 인근 지하철역으로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지하철역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직장인 웡씨는 “40분 동안 기다리고 있지만, 단 1대의 택시만 들어오는 것을 목격했다"며 “택시를 타기 위해 200홍콩달러를 더 낼 용의가 있지만, 도저히 택시를 잡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홍콩 내 대부분의 대학은 수업을 중단했으며, 영국계 국제학교를 비롯해 많은 초·중·고등학교도 임시 휴교령을 내렸다.

홍콩 교원노조는 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해 당국이 임시 휴교령을 내릴 것을 촉구했지만,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폭도들이 쳐놓은 ‘덫’에 걸려들 수 없다며 이를 거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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