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수의 사각 프레임 속 세상 만사]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 운전자의 작은 실천이 교통사고 줄이는 지름길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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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15   |  발행일 2019-11-15 제40면   |  수정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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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천동로를 차로 달리다 보면 수성교를 비롯해 지나는 교각마다 ‘사람이 보이면 일단 멈춤’이라는 문구가 크게 적힌 현수막이 붙어있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경찰청의 올해 캠페인 문구로, 대구지방경찰청의 요청으로 대구시가 신천동로를 비롯해 시내 98곳에 내건 것이다. 경찰청의 작년 캠페인 문구는 ‘속도를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였다. 차량의 속도를 줄이는 것보다 멈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운전자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것이다.

대구의 경우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구시와 대구경찰청의 노력으로 2014년 173명에 달했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지난해 111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대구에서만 6만7천440건의 교통사고로 735명이 사망하고, 9만6천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작년 한 해에만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3천781명이나 된다. 부상자는 33만명이 넘는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다 수준이다.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노르웨이 2명, 영국 2.8명, 독일 3.9명 수준이지만 우리나라는 7.3명으로 OECD 국가 평균의 2배가 넘는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가장 적은 노르웨이는 교통사고 사망자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운동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하루 900명이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부상을 입고 10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우리나라에선 실현되기 힘든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들린다. 하지만 운전자들의 의식이 조금만 바뀌어도 교통사고는 크게 줄일 수 있다.

보행자의 무단횡단에도 차량들이 무조건 정차하는 운전습관이 밴 교통선진국 유럽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 자신부터 운전습관을 바꿔야겠다는 각오를 다진다.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에선 무조건 정지 후 출발, 교차로 우회전시 정지 후 보행자 이동 여부 양쪽 모두 확인하기 같은 작은 실천이 교통문화를 바꿀 수 있다.

대구시도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를 2021년까지 80명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교통사고 사망자 30% 줄이기 특별대책’을 수립해 범시민 참여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운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만이 교통사고로 억울하게 목숨을 잃는 시민들을 구할 수 있다.

주말섹션부장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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