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법무보호복지의 날 ‘국민훈장 목련장’ <주>라온엔터테인먼트 박재숙 대표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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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2   |  발행일 2019-11-22 제41면   |  수정 2019-11-22
“출소자·보호처분자에 이발·상담·주거지원…내가 가진 기술·마음으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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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열린 ‘2019 법무보호복지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한 박재숙 <주>라온엔터테인먼트 대표. 대구 남구 대명동 DIP 별관 5층 라온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는 박 대표가 그동안 받은 수십여개의 공로상과 공로패가 있다.

“가난을 선물로 받아서 나눔을 배웠고, 많이 배우지 못했기에 기술을 배웠습니다.”

지난 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2019 법무보호복지의 날’ 행사에서 15년간 형사처분 및 보호처분을 받은 이들의 지원에 앞장선 공로로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한 박재숙 <주>라온엔터테인먼트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별관 509호)대표(57)가 봉사를 하게 된 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지부 사전상담위원인 박 대표는 2004년 3월 보호위원으로 위촉된 뒤 각종 상담, 이발봉사, 주거지원, 보호대상자 결연 등 법무보호사업에 앞장 섰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3억9천121만원 상당의 금품을 지원했다.


15년째 법무보호사업·3억9천여만원 금품 지원
출소자 아내가 뜨개질한 손가방 선물 기억 남아
10년째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후원회장 활동도
소외가족 해외문화체험·가족여행·산타원정대

회사경영 어렵지만 직원들 덕 봉사 활동 이어와
주부·미용사 거쳐 온라인 게임 경영, 위기도 닥쳐
직원 모두 행복해야 한다는 신념…함께 역경 헤쳐
주위 많은 분들이 도움, 꾸준한 나눔 실천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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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숙 대표(오른쪽)가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지부 생활관을 찾아 이발봉사를 하고 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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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숙 대표(왼쪽 일곱째)가 지난 4월 대구 어린이들과 라오스를 찾아 현지 학교 관계자에게 학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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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현지 학교에 전달하기 위한 학용품을 정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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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어린이 20명과 함께 2018년 6월 인도의 한 장애인시설을 방문한 박재숙 대표(오른쪽 둘째)가 인도 어린이에게 학용품을 전달하고 있다. <초록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 제공>

▶기업을 경영하면서 봉사활동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아는 후배가 봉사활동을 하자고 제안해 무작정 찾아간 곳이 대구 성서에 있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지부였다. 여기서 출소나 처분을 받은 이후 갈 데가 없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사는 생활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곳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 나 자신 또한 어렵고 힘든 상황이어서 금전적인 지원은 할 수 없어 이발봉사와 우여곡절이 많았던 내 인생을 토대로 한 상담봉사를 하게 된 것이 지금까지 왔다. 내가 가진 기술과 마음을 나눈 셈이다.”

▶봉사 대상자 중엔 출소자도 많이 포함돼 있는데, 무섭거나 불안감은 없었나.

“상담봉사를 할 때나 이발봉사를 할 때 교도관이 뒤에 있기는 했지만, 그 분들이 무섭다거나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식은 하지 않았다. 그들이 알고도 죄를 지었다기보다는 죄가 되는지 몰라서 그런 처지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서운 것은 가난하면서 모르는 것이다. 상담뿐 아니라 강연도 여러 차례 했는데,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 뒤에는 국가가 있고, 당신들은 지금은 자유가 없는 몸일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당신들이 지금의 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15년간 적지않은 금액의 금품 지원을 했는데.

“일종의 사회에 대한 기업의 책임이행이다. 우리 회사의 목표이자 신조가 ‘없으면 마음을 나누고 적으면 적게, 많으면 많이 나누고 지속적인 나눔을 통해 행복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형사처분 및 보호처분을 받은 이들에 대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 강연에서 내가 ‘사회에 나가면 더 힘들고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가족에게 상처 받을 수 있겠지만 여러분이 등을 돌리게 했다. 지금부터라도 가장으로, 남편으로, 아버지로서 얼어붙은 가족의 마음을 녹여주어야 한다. 가족에게 고맙다는 말과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을 때 덩치가 산 만 한 남자들이 펑펑 우는 모습에서 함께 눈물을 흘리며 이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보람을 느꼈을 때는.

“주거 지원을 한 뒤 방문을 갔을 때 한 출소자 아내가 직접 뜨개질한 손가방을 가져가라고 손에 꼭 쥐여 주면서 고맙다는 말을 했을 때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때 그 아주머니의 모습이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있다. 그 가방은 지금도 잘 간직하고 있다. 또 나의 작은 도움으로 동거인으로 살다가 합동 결혼식을 통해 정식 부부가 된 모습을 볼 때 흐뭇함과 보람을 느꼈다.”

▶큰 상을 받았는데, 직원들의 반응은 어땠나.

“누구보다 라온 식구들이 가장 기뻐했다. ‘사장님 수고 많았습니다. 앞으로 돈은 우리가 많이 벌어 드릴테니까 대신 사장님은 봉사활동 많이 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우리 직원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법무보호사업 봉사뿐 아니라 가정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를 돕는 일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 후원회 회장을 맡은 지 내년 4월이면 정확히 10년이 된다. 내가 어려운 어린시절을 겪어서 그런지 한부모 가정 등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보면 그냥 넘어가기 힘들다. 후원회장을 맡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서는 아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많은 사업을 하고 있고, 우리는 그 사업들이 잘 될 수 있도록 뒤에서 후원하는 역할을 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서는 어떤 봉사활동을 하고 있나.

“가장 대표적인 사업이 해외문화체험과 가족여행, 산타원정대라고 할 수 있다. 매년 대구지역 20여 가정의 어린이와 엄마가 함께 참여하는 2박3일 일정의 제주도 ‘엄마와 함께하는 마음편한 여행’은 내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우리 엄마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서로가 이해하는 프로그램이다. 2박3일이 길지는 않지만 이 기간 부모와 아이가 마음을 터놓고 함께한다는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매년 이들과 함께 제주도를 다녀온다. 희망찾기 프로그램인 해외문화체험도 아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견문을 넓히는 것은 기본이고, 도움을 받는 아이들이 자신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배우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산타원정대는 아이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을 미리 파악해 두었다가 생일날과 크리스마스 때 전달하며 꿈을 이루어주는 프로그램이다.”

▶회사가 어렵다고 들었는데, 봉사와 지원을 계속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우리 회사의 경영이념이 열린경영, 정도경영, 감성경영과 함께 나눔경영이다. 무엇보다 나눔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회사, 직원, 주주, 사회에 대한 책임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속적인 나눔으로 행복을 꿈꾸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하고 있다. 따라서 제가 하는 봉사도 개인적인 봉사가 아닌 우리 회사와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박 대표도 지금 자리에 있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흔히 벤처기업 대표라고 하면 대기업 연구소 출신이거나 유학파 또는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전공을 한 사람을 떠올리지만, 저는 초등학교 졸업 학력의 미용사 출신이다. 사업 초창기는 행운보다 시련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라온엔터테인먼트를 맡기 전까지 경영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평범한 주부였다. 8년간 미용실을 운영했고, 미용학원 강사로 2년 동안 일했다. 그런 내가 온라인게임 업계에 뛰어든 것은 동생의 PC방을 맡으면서부터다. 동생 부부가 운영하던 PC방을 내가 맡았고 마침 동생이 만든 화상채팅 사이트가 인기를 끌면서 다른 PC방에 동생 사이트를 홍보하는 등 여기저기로 발을 넓히게 됐다. 라온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것은 2002년 5월. 동생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던진 ‘기업을 맡아보라’는 한마디 때문이었다. 당시 적자에 허덕이던 라온을 인수한 후 동생의 도움으로 1년여간 겨우겨우 명맥만 이어갔다. 이후 동생의 도움이 없어지면서 회사는 적자에 허덕이게 됐다. 직원들의 급여도 6개월간 못 주는 상황을 맞는 등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직원들과 함께 마침내 ‘테일즈런너’라는 액션 달리기 온라인게임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2005년 8월 테일즈런너가 등장하면서 회사의 먹구름은 서서히 사라졌다. 지금의 라온이 있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직원들과의 소통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중·고 검정고시를 거쳐 계명대 경영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새로운 게임 개발 실패 등으로 2013년부터 다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들었는데.

“차기작 실패로 어려움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라온이 ‘즐겁다’란 뜻을 지닌 순우리말처럼, 희망을 갖고 사업에 열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직원들이 내년에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라온 식구들은 회사가 어디를 보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지금은 어렵지만 머지않아 곧 위기가 희망으로 바뀔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직원들의 복지 지원은 계속되고 있다.

“‘회사만이 아니라 직원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직원들의 어려움도 회사와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직원들의 생각과 회사의 이념이 같은 방향으로 갈 때 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결혼한 직원 사택으로 제공한 아파트는 팔지 않았다. 또 다른 지역 출신 직원들의 기숙사로 사용되는 회사 인근 원룸 건물도 처분하지 않았다. 직원들의 보금자리까지 손을 대면 안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2009년 직원전용복지관(라온복지관)으로 꾸민 회사 인근 4층 건물을 매각한 것이다. 직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지하 1층 탁구장, 1층 식당, 2층 강의실, 3층 당구장, 4층 노래연습장 및 공연장, 옥상 골프 퍼팅연습장이던 이 건물은 직원들의 복지와 여가를 책임졌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주위의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김규혁 <주>포위즈시스템 대표는 10년 넘게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지원해 주고 있다. 최상인 고문을 비롯한 석정희·권수용 수석부회장 등 모든 대구초록어린이재단 후원회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또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지부의 박성익 지부장과 유완종·박태규 전 지부장, 김순동 후원회장을 비롯한 후원회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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