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 공세…“위기냐 기회냐” 갈림길의 국내 드라마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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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2   |  발행일 2019-12-02 제22면   |  수정 2019-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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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드라마 시장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와 애플, 아마존 등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사업에 뛰어든 것과 때를 같이해 국내 제작사들 역시 호화 캐스팅과 화려한 영상미를 앞세운 대작 드라마로 맞불작전을 펴고 있지만 성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반면 ‘지상파 위기론’을 잠재우며 시청자들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KBS ‘동백꽃 필 무렵’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OTT 활성화로 글로벌 대작들과 무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 지금, 한국 드라마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넷플릭스·디즈니·애플 등 밀물
토종연합군 ‘웨이브’등 맞대응
초호화 캐스팅 ‘아스달 연대기
표절의혹 등 기대이하 평가받아
한국적 색깔 ‘킹덤’등 성공사례
모두 공감할 작품 뼈대 고민해야


◆글로벌 OTT 大戰의 시작

스마트폰의 등장은 콘텐츠 무한경쟁 시대의 도래와 함께 IT(정보통신)와 미디어업계의 지형을 바꿔버렸다. 그 중심에서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게 OTT 시장이다. 시장 조사업체 미디어 파트너스 아시아(MPA)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OTT 시장 규모는 2019년 약 32조4천200억원에서 2024년 약 6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장 먼저 OTT 시장에 뛰어든 넷플릭스의 성공에 자극받은 후발업체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2016년 OTT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를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출시했고, 지난달 12일에는 넷플릭스와 계약이 만료된 디즈니가 자체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를 내놓았다. 또 애플이 ‘애플TV 플러스’를 지난 11월에 론칭했는가 하면, 미국 시장 2위 통신사인 AT&T가 보유한 워너미디어의 OTT 서비스 ‘HBO맥스’도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글로벌 OTT 대전(大戰)으로 시장의 파이가 커진 만큼 국내 콘텐츠 업계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 기존 미디어 업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8월 왓챠 글로벌 서비스에 이어 SK텔레콤이 9월 지상파 3사와 함께 ‘웨이브(wavve)’를 공식 출범했다. SK텔레콤의 ‘옥수수(OKSUSU)’와 지상파 3사의 ‘푹(POOQ)’이 합친 ‘웨이브’는 구독형 유료 OTT 시장과 유튜브가 점령한 무료 동영상 시장에 맞서기 위해 탄생한 토종 연합군이다.

또 지난달 21일에는 CJ ENM 및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와 콘텐츠 제작 및 글로벌 콘텐츠 유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CJ ENM 허민회 대표이사는 “CJ ENM은 변화하는 시장을 주도하며, 국내 최고의 성과를 해외로 확대하고 있다”며 “그 동안 프리미엄 콘텐츠 강화와 글로벌 유통 확대에 지속적으로 주력해온 만큼, 이번 넷플릭스와의 파트너십이 한국의 콘텐츠를 글로벌 시청자에게 소개하며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뒤질세라 JTBC도 지난달 25일 넷플릭스와 콘텐츠 유통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KT 역시 기존 ‘올레tv 모바일’을 개편한 새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 ‘시즌’을 발표하며 OTT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

이 같은 일련의 분주한 행보는 점차 뜨거워지고 있는 OTT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동시에 이를 글로벌 OTT 업체의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한국 드라마에 대한 해외 팬들의 사랑과 관심은 어느 때보다 크다. 관건은 모두의 입맛을 충족시킬 완성도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하지만 이를 겨냥해 야심차게 선보인 국내 대작 드라마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시면서 기대보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꼽혔던 tvN ‘아스달 연대기’가 대표적인 경우다. 총제작비 540억원이 투입된 ‘아스달 연대기’는 스타 연기자와 감독, 작가의 조합으로 일찌감치 기대와 관심을 모았지만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과 비교되며 ‘기대 이하’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대사 판타지라는 소재의 신선함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설정, 의상, 배경 등에서 표절 의혹만 불러일으켰다.

결국 해답은 우리 것에서 찾아야 했다. 그 좋은 예가 넷플릭스에서 선보인 첫 국내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이다. 해외에서도 익숙한 좀비 미스터리를 조선 시대라는 낯선 배경에 녹여낸 ‘킹덤’에 그들은 기대와 관심을 보였다. 조선의 정적이고 아름다운 풍광이 살과 피를 탐하는 생사역(좀비)들의 동적이고 참혹한 모습과 충돌하며 기존 장르물에선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긴장감을 조성했다.

JTBC 드라마 ‘SKY 캐슬’ 역시 다양한 나라에서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소재를 우리만의 색깔로 소화한 스토리텔링이 차별화를 꾀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1회 1.7%로 시작해 22%까지 폭등한 시청률은 물론, 화제성도 그에 뒤지지 않는 신드롬급 인기를 누리며 국내 케이블 방송 22년 역사를 새롭게 썼다. 그 인기에 힘입어 미국 NBC가 ‘SKY 캐슬’ 리메이크 작업에 착수했다.

김광원 대중문화평론가는 “글로벌 OTT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콘텐츠를 활용한 아시아 시장 공략도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화려한 볼거리와 스타 캐스팅을 고민하기에 앞서 모두의 공감을 자아낼 이야기가 작품의 뼈대로 자리하고 있는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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