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성패, 가맹점 수가 ‘열쇠’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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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6 07:08  |  수정 2019-12-06 08:28  |  발행일 2019-12-06 제1면
올 경북 발행액 2359억 중 가맹점 1만여개 포항이 72% 압도적
3개 시·군 외엔 가맹점 2천개 못미쳐…간편결제 도입 등도 시급
20191206

‘지역화폐’가 지역자본 유출방지와 골목상권을 살리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하면서 경북 각 시·군마다 이를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확실한 뿌리를 내리지는 못하고 있다. 지역화폐의 활성화를 위해선 가맹점 확대와 모바일 및 간편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 등 선진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통상 ‘○○사랑상품권’이란 이름으로 발행되는 지역화폐는 발행 지역에서만 사용 가능한 것으로, 종이상품권·모바일·카드 형태로 발행된다. ☞3면에 관련기사

5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북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는 시·군은 모두 16곳. 이들 지역의 올해 총발행액은 2천359억5천만원이며, 이 중 72%인 1천700억원이 포항시에서 발행됐다. 이어 구미 100억원, 칠곡 80억원, 영주·청송 60억원, 의성 58억원, 영덕 50억5천만원, 안동·봉화 50억원 등 순이다. 경주·경산·문경·상주·군위·울진은 내년부터 발행할 예정이고, 울릉군은 아직까지 발행계획이 없다.

소비자 입장에선 지역화폐로 구매 시 6% 내외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포인트 적립과 소득공제까지 가능해 현금·신용카드 결제 때보다 이득이 많다. 상인 역시 수수료 걱정이 없고 화폐가 지역 내 사용으로 제한되다 보니 매출에 도움이 된다며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예천군 호명면 도청신도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씨(55)는 “지난 8월 예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이 됐지만 사실 처음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상품권으로 결제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신용카드와 달리 수수료가 없어 좋다. 아직은 전체 결제액의 10% 수준이지만 상품권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역화폐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가맹점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가맹점이 많으면 그만큼 지역화폐의 이용 편의성이 좋아져 더 많이 사용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골목상권도 활성화된다는 것. 지역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자본의 역외 유출도 최소화할 수 있다.

포항이 지역화폐 성공사례로 꼽히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북 군산(연간 3천500억원)에 이어 전국에서 둘째로 많은 지역화폐를 발행하고 있는 포항시는 2017년부터 3년간 누적 발행액만 4천300억원에 이른다. 성공비결은 1만1천836개소에 이르는 가맹점 덕분이다. 이는 포항 전체 상가의 절반을 차지한다. 포항사랑상품권은 출시 첫해인 2017년 1천300억원, 지난해 1천억원, 올해는 최대 규모인 1천700억원이 발행됐다. 직·간접적 경제유발효과는 무려 1조5천억원으로 추정된다.

지역화폐를 발행하는 경북 16개 시·군 중 가맹점이 2천개를 넘는 곳은 포항을 비롯해 구미(4천300개)·칠곡(2천900개) 세 곳뿐이다. 시 단위인 김천(1천여개)·안동(1천200개)·영주(1천935개)·영천(1천667개)도 2천개에 못 미친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일자리실장은 “기초 지자체와 경북도가 공동으로 다양한 보조사업을 통해 가맹점에 확실한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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