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로봇과 미래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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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6   |  발행일 2019-12-06 제22면   |  수정 2019-12-06
자동차업계 로봇 개발 발표
미래자동차 구현 의지 유추
두 산업의 이슈일치 안해도
나름대로의 방향으로 성장
무인화의 공통분모는 사람
[경제와 세상] 로봇과 미래자동차

미국의 자율주행차 회사인 ‘보이저’는 미국 플로리다의 대형 실버타운에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한다. 5만가구 이상의 시니어들이 모여 사는 실버타운이야말로 ‘자율주행차’ 운행에 최적지라고 말한다. 실버타운은 차량의 흐름, 보행인의 동선 등 모든 것이 급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곳에 거주하는 시니어들은 육체적 반응성이 요구되는 자동차 운전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덜 받는 이동 수단을 가지게 된 셈이다.

바야흐로 ‘언맨드(Unmanned)’, 즉 무인화를 기반으로 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무인화는 생명 안전, 시간의 효율화, 에너지 절감 등의 이슈와 연계되어 있다. 비단 자율주행차와 같은 이동 수단만이 아닌 생산의 영역, 고위험이 수반되는 연구·조사, 심지어는 전쟁의 영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신에 사람은 대체되기보다는 이들 무인화를 잘 활용하여 ‘스마트’하게 일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직종의 일자리가 나타나게 되는 것인데 단편적이 아닌 다수의 복합적 정보와 지식을 더 많이 학습해야만 하는 특징을 가진다. 그래서 최근 인력양성의 흐름도 융복합적 소양을 갖춘 스마트한 인재를 만든다는 흐름이 강하다.

자동차 회사들이 로봇을 발표하는 미디어의 내용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도요타는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키 10㎝, 무게 183g인 키로보 미니라는 제품을 발표하였다.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표정, 기분 등을 감지하고 이에 맞춰 몸짓과 목소리 톤까지 바꿔 응대한다. 이뿐만 아니라 도요타의 커넥티드카 시스템과 연동되어 감성로봇이지만 자동차 액세서리 제품으로서도 포지셔닝하고 있다. 도요타는 가정용 집사로봇도 발표했는데 바퀴형 이동 플랫폼에 60㎝ 정도 되는 팔을 가지고 있고 펜이나 컵, 얇은 종이를 집어 들 수 있다. 기본적으로 가족 및 간병인과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제공되어 고령화 시대에 대응한다는 콘셉트도 숨어있다. 약 1천대 정도를 만들어 월 100만원 정도에 로봇을 임대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도 최근 로봇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진행 중이다. 웨어러블 로봇이 그것인데 작업자 및 노약자들의 보행을 돕는 근력보조형태와 재활보조 혹은 하지마비 장애인이 착용하여 걷게 돕는 의료형 제품 등 4종을 발표했다. ‘더스트 버스터’라는 이름을 가진 세차로봇도 소개된 바 있다. 퇴근 후 주차를 하게 되면 숨어 있던 세차로봇이 차량의 보닛과 옆면을 붙어 옮겨다니며 청소를 한다.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상상력에서 출발했지만 상용화만 된다면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보인다. 이 외에도 현대자동차 그룹이 로봇인재들을 모으고 다양한 로봇제품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자동차 업계가 로봇에 관심을 가지고 발표하는 것은 기술력에 대한 기업 홍보 성격이 크지만, 로봇 기술에 사용되는 하이엔드급의 기술들은 결국 미래형 자동차에 활용되기 때문에 흥미로만 볼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로봇의 인지, 제어, 판단 기술들은 무인자동차가 갖춰야 할 핵심적인 기술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따라서 특정 자동차 회사에서 발표하는 로봇 제품 혹은 기술은 미래자동차에 무엇을 구현하고 싶은지를 대략 유추해 볼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아직까지 로봇산업에서 중시하는 기술적 이슈와 자동차 산업에서 고민하는 자율주행차의 이슈가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각 산업에서 나름의 방향으로 잘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다. 자동차 회사의 지금과 같은 로봇 연구와 응용이 지속되다 보면 결국 두 산업은 만나게 될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람이 없는 언맨드, 무인화는 궁극적 지향점이 사람을 위한 것이고, 자동차와 로봇 분야 모두 사람을 위한 기술이라는 공통 분모를 강하게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전진우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정책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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