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내년 車보험료 5%대 인상 추진

  • 입력 2019-12-08 09:24  |  수정 2019-12-08 09:24  |  발행일 2019-12-08 제1면
"한방치료비 증가·정비요금 인상이 원인"

손해보험사들이 내년에 자동차보험료를 5%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업계는 손해율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 이 정도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당국이 실손보험에 이어 자동차보험료 인상까지 '용인'할지 미지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현대해상,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7개사가 보험개발원에 보험료율 검증을 의뢰했다.

 대형사는 4∼5% 인상안을, 중소형사는 5∼6% 인상안을 제출했다.
 보험개발원은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인상 요인을 분석해 검증 결과를 2주 이내에각 보험사에 회신한다. 검증 결과는 인상안이 적절한지 여부를 판단할 뿐 몇 % 인상이 적당하다고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

 제일 먼저 요율 검증을 신청한 KB손해보험은 이번 주 내에 인상안의 적정 여부를 통보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는 이후 인상된 요율을 전산에 반영해 내년 초부터 책임개시일이 시작되는 자동차보험에 인상된 보험료를 적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10% 인상 요인이 있는 만큼 보험료 5% 인상은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 대형사가 금융당국과 10% 인상안을 협의했다가 '퇴짜'를 맞은 바 있다.
원칙적으로 보험료는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책정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금융당국의 입장이 고려된다.


 업계는 올해 보험료를 두 차례 인상했음에도 내년에 재차 올려야 하는 근거로 높은 손해율을 들고 있다.
 손해율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잠정 집계를 기준으로 11월에 삼성화재(100.8%), 현대해상(100.5%), DB손해보험(100.8%), KB손해보험(99.6%) 등 대형사마저도 손해율이 100%를 넘겼거나 100%에 육박했다.

 보험 운영에 필요한 사업비를 감안했을 때 적정 손해율은 80%로 추정된다. 손해율이 이보다 높으면 보험영업에서 적자가 났음을 의미한다.

 확정된 수치를 기준으로 봤을 때 올해 1∼10월 손보업계의 누계 손해율이 90.6%로, 작년 같은 기간에 견줘 6.1%포인트 올랐다.
 영업적자는 1∼10월 1조4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그 규모가 7천79억원 확대됐다.

 업계는 올해 자동차보험에서 영업적자가 1조5천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겨울철에 교통사고와 차 고장이 빈번해 적자 규모가 10∼12월에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구조다.

 업계는 이런 실적 악화 요인으로 한방진료 급증과 정비요금 등 원가 상승을 꼽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한방 경상환자가 작년 동기보다 26.1% 증가했고, 인당 한방 치료비도 7.9% 올랐다. 인당 양방 치료비가 0.5% 떨어진 것과 대조된다.

 업계는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한방치료비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정비 공임 상승으로 자동차 1대당 공임·도장료가 올해 1∼3분기에 작년동기 대비로 10.5% 오르기도 했다.
 업계는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식으로 비용 절감 노력을 할 만큼 했다고 주장했다.

 보험료 수입에서 사업비가 차지하는 사업비율이 올 1∼9월 17.5%로 작년 동기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의 고공행진으로 보험료 인상 없이는 손보사가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울러 악순환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보험금 누수 원인을 차단하는 제도 개선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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