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쌀딩크’ 박항서 감독

  • 김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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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3   |  발행일 2019-12-13 제22면   |  수정 2019-12-13
[미디어 핫 토픽] ‘쌀딩크’ 박항서 감독
박항서 감독 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이 베트남에 60년 만의 동남아시안 게임 우승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지난 11일 베트남 조간신문 1면은 대부분 ‘박항서 매직’으로 도배했다. 박항서호에 포상금이 비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61세(만 60세)다. 선수 시절 미드필더로 짧으면서도 빠른 패스를 중요시했다. 체력이 좋고 항상 전력을 다하는 근성 있는 선수였다. 최강희 감독과는 축구계의 대표적 절친이다.

길지 않은 프로선수 생활을 마친 뒤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지역과의 인연도 있다. 포항 스틸러스 수석코치와 상주 상무의 감독을 역임했다. 꽃을 피운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수석코치로 히딩크를 보좌하면서다. 감독과 선수들 간의 가교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쌀딩크’라는 별명도 히딩크와의 인연으로 얻은 것이다. 이후 프로팀과 아마팀을 이끌며 몇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2002년만큼의 영광은 찾아오지 않았다. 2017년 베트남 쪽에서 국가대표 감독 제의가 들어왔고 그는 수락했다.

남들이 다 은퇴하는 환갑 가까운 시기였지만 박 감독은 꺾이지 않았다. 취임 당시 베트남팀의 상황은 2002년 월드컵 때 한국대표팀의 상황과 유사했다. 국내 축구인들은 “우리 선수들은 체력과 정신력은 뛰어나지만 개인 기량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고 있었는데, 히딩크 감독은 반대로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뛰어나지만 체력이 부족하고 멘탈관리가 허술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베트남 현지에선 베트남팀의 체력이 다소 약하다고 귀띔했지만, 박 감독은 베트남팀의 체력이 약한 것이 아니라 심리적 무기력이라고 진단했다.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선수들의 영양 불균형도 해소하고 관리를 체계화시켰다. 선수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했음은 물론이다. 베트남 선수들에게 파파(아버지)라고 불리는 박 감독의 리더십은 흔히 ‘파파 리더십’으로 불린다.

아시아에서도 축구 약체로 분류되던 베트남 국가대표팀은 2018 AFC U-23컵(준우승)에 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4위) 등 대회마다 팀의 역대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2018년 동남아 축구협회 대회인 스즈키컵도 10년 만에 우승했고, 2019 AFC 아시안컵에서는 8강에 올랐다. 그리고 이번에 U-22 대표팀이 60년 만의 동남아시안 게임 우승을 일궈냈다.

누군가 이런 우스갯소리를 한다. “2002년 월드컵축구 한국 4강은 히딩크가 아니라 실은 박항서 감독 작품 아니냐?” 김기오 인터넷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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