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듯 사물놀이 익히며 藝 탐구 “조상 얼 담긴 음악으로 전통계승”

  • 이외식 시민
  • |
  • 입력 2019-12-18   |  발행일 2019-12-18 제14면   |  수정 2019-12-18
낙동풍물연구원 한기택 원장
10년간 문하생 200여명 배출
청소년도 교육 전국대회 수상
즐기듯 사물놀이 익히며 藝 탐구 “조상 얼 담긴 음악으로 전통계승”
낙동풍물연구원 회원들이 사물놀이를 연습하고 있다. 작은 사진은 한기택 원장.

바위 뿌리가 강물에 잠겨 높은 벼랑을 이루는 낙동강의 옛 수문진나루터 옆 강언덕에는 풍류와 강호(江湖)의 삶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 있다.

강바람에 섞이어 낮은 듯 높은 듯이 울려오는 사물놀이 장단음이 어깨를 저절로 들썩이게 하기 때문이다.

대구시 달성군 현풍읍 성하리(속칭 물문) 낙동강 언덕에 자리한 ‘낙동풍물연구원’은 조상들의 얼과 신명이 담긴 우리 전통음악을 즐기면서 우리 소리의 깊이를 가늠하며 계승하는 곳이다.

2009년에 연구원을 개설해 그동안 200명 이상의 문하생들이 수련, 취미활동과 사회활동을 하면서 우리 전통음악의 진수를 알리고 영역을 넓혀 왔다.

30㎡ 남짓한 풍물연습장을 들어서면 예서체로 잘 써놓은 ‘유어예(游於藝)’란 글귀에서 우선 눈을 멈춘다.

문하생들이 노닐며 즐기듯이 악기를 익히며 예(藝)를 탐미하는 매무새에서 사뭇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낙동풍물연구원 한기택 원장(67)은 “인간은 모태 안에서부터 조금씩 소리와 리듬감을 느낀다”면서 “사물놀이는 4가지의 타악기로 구성돼 화음이 조화를 이뤄 인간에게 감동을 전하는 소리다. 또한 가죽의 소리는 하늘을 울리고 쇳소리는 땅을 울리며 북소리는 전쟁터에서 병사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준다”면서 우리 소리의 예찬론을 폈다.

한 원장은 어릴 때부터 영남풍물의 명인인 고(故) 송임수에게 예기(藝技)를 전수해 지금은 지역풍물의 예인이라 불리고 있다.

그동안 달성지역의 문화행사 공연을 비롯해 영산 3·1문화제 초청 공연 및 전국적 군소 행사에도 수십 차례 출연하며 꽹과리(상쇠)를 담당했다. 더불어 복지시설 등에서도 재능봉사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현풍초등과 현풍중·고에서 청소년의 건전한 놀이문화 창달을 위해 사물놀이를 가르쳐 지역대회 우승을 포함해 전국국악경연대회에서 준우승을 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또한 태권도 공인 5단인 한 원장은 태권도 도장에서 사범으로 재직하며 청소년의 체력증진과 정서순화에 힘 쓰기도 했다.

천성적으로 베풀기를 좋아하고 청빈한 삶으로 유유자적하게 살았기에 그는 가족들로부터는 제대로 환영을 받지 못했다고 볼멘소리를 했지만 “복은 새털보다 가볍고, 마음 여하에 따라 행복을 찾을 수 있다”며 웃었다.

글·사진=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시민기자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