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볼펜으로 비장애인과 소통 장애인 화가들 특별한 캐리커처

  • 진정림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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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8   |  발행일 2019-12-18 제14면   |  수정 2019-12-18
대구 장애인화가협회‘장미회’
어린이·연예인 등 지역민 초청
빠르게 작품 그려주며 화합의장
예술로 지역과 소통하는 커뮤니티 2題
종이·볼펜으로 비장애인과 소통 장애인 화가들 특별한 캐리커처
지난 7일 대구 달성군 휴갤러리에서 장애인 미술협회 ‘장미회’ 회원들의 캐리커처 그리기 행사 후 회원과 이 자리에 함께한 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 다사읍 매곡로에는 ‘휴갤러리’라는 곳이 있다. 내비게이션으로도 찾기 힘든 후미진 곳에 위치한 이곳에 지난 7일 꼬마손님을 비롯해 연예인까지 발걸음을 했다.

이날 열린 일반인을 위한 ‘특별한 캐리커처 그리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휴갤러리는 장애인미술협회인 장미회 회원들이 모여서 그림을 그리는 공간이다. 주로 물감을 사용한 유화 작업이 대부분으로 이들은 수십 차례 전시회를 가진 베테랑 화가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화는 전시 공간도 필요하고 작품에 대한 설명도 필요해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일반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함께 나눌 수 있고 가장 빠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미술의 한 분야인 캐리커처를 짬을 내어 연습해왔다.

그러던 중에 제대로 된 캐리커처를 배우기 위해 올해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동호회 지원 프로그램의 지원금을 받아 캐리커처 분야 전문가인 이재웅 교수(대구미래대 웹툰창작과)를 초빙, 지난 5월부터 토요일마다 20여차례 교육도 받았다. 그렇게 갈고닦은 실력으로 일반인을 상대로 한 ‘특별한 캐리커처 그리기’ 행사로 풀어내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이들을 지도한 이재웅 교수는 “무겁고 큰 그림들은 불편한 몸으로 디스플레이하기도 힘들지만, 캐리커처는 종이와 볼펜 하나만 있으면 가볍게 작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일반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주말마다 이곳에 와서 수업하면서 힐링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 이재웅 교수와 친분이 두터운 TBC 싱싱고향별곡의 진행자 한기웅씨(일명 기웅아재)도 이 자리에 참석, 아이들 틈에서 캐리커처 모델이 됐다.

한기웅씨는 “몸은 불편하지 않지만,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마음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목발로 가든 휠체어로 가든 좀 불편하지만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이면 어디든지 가면 된다. 이자리에 계신 분들은 이 세상을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일찍 터득한 분들”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의자에 앉아서 모델이 되는 동안 간식도 먹고 자신이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자신의 모습이 완성되자 또 다른 분위기의 캐리커처를 신기한 듯 한참 동안 들여다봤다. 결과물과 친구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고 어디가 닮았는지 비교도 해 보는 특별한 경험을 가졌다.

글·사진=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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