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화두는 언제나 아동복지”…두 엄마의 특별한 ‘10년 인연’

  • 글·사진=김호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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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25   |  발행일 2019-12-25 제12면   |  수정 2019-12-25
온라인‘대구맘카페’김지은 대표
기부·의료지원 등 홀트복지회 도움
지윤경 소장 “장기후원 쉽잖은데
저력은 아이들 위한 엄마의 마음”
“우리 화두는 언제나 아동복지”…두 엄마의 특별한 ‘10년 인연’
대구 달서구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사무소 내 캥거루 스토어 매장을 찾은 김지은 대구맘카페 대표(오른쪽)와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사무소 지윤경 소장이 구입할 물건을 고르고 있다.

“엄마, 아파서 미안해. 또 아파서….” “아프게 낳아줘서 미안하구나.” “아파도 매일 자라나는 아이들. 내일은 좀 덜 아플 수 있을까.”

“아이가 아플 때 대신 아파줄 수가 없어서 가슴이 찢어진 적이 없었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특별한 감정인지 몰랐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는 그 기쁨, 그 가슴 아픔, 그 경이로움, 그 성취감을 결코 알지 못했었다/ 그토록 많은 감정들을/ 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는…(류시화 시 중에서)”

이런 대화를 나누는 엄마들을 마주할 때, 특히 더 가슴이 미어지는 엄마 두 사람을 만났다. 화두가 늘 ‘엄마’인 조금 별난 엄마들, 최근 대구 달서구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지부 내 캥거루 스토어에서 만난 대구경북대표맘 카페인 ‘대구맘카페’ 김지은 대표(47)와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지부 지윤경 소장(46)이 바로 그들이다.

지난 봄에는 제13회 대구맘 아나바다 알뜰장터 참가비와 수익금 전액을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사무소에 기부했다. 가을에는 엄마들은 기부물품을 팔고, 자녀들은 사생대회에 참가해 뇌수술, 심장병, 암 투병을 하고 있는 홀트아동복지회 내 모자들의 의료문제 해결에 힘을 보탰다.

2008년부터 홀트와 맺은 인연이 지나온 세월만큼 대구맘카페 협력업체들의 후원물품 경매금액이나 회원들이 직접 펼친 아나바다 장터 모금액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행사를 주관하고 준비하는 재미에 세월을 잊은 듯한 김 대표는 “아이들이 자기 물건을 내고 적극적으로 파는 이유는 홀트를 후원하는 취지를 기억하기 때문”이라며 “사용할 물건과 기증할 물건의 쓰임새나 의미를 스스로 생각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결정과 선택이 자긍심을 키우기 때문”이라며 뿌듯해했다.

다음카페 ‘대구맘’은 인터넷 시대가 열리기 시작하던 2003년 2월 3명의 회원으로 시작, 현재는 회원 수가 15만명에 이른다. 대구맘카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김지영 사무장(45)은 “김 대표에게 ‘홀트 의료비지원 사업을 어떻게 충당할 것이냐’고 물으면 오히려 ‘걱정말라.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런데 실제로 그렇게 이뤄져왔다”며 “이는 결코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엄마의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엄마, 아이, 의료에 대한 관심사를 김 대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어렸을 적에 돈 없는 친구들을 늘 도와주던 친정아버지를 꼭 닮았다. 남들은 외동딸이라 부럽다고 했지만, 부모 의지하지 말고 자립하기를 원하던 아버지의 바람대로 생활력 강한 사람으로 자라났다”며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했던 경험도 자연스레 의료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했다”고 말했다.

홀트아동복지회 대구지부 지윤경 소장은 “10년 넘게 해마다 장기후원하는 경우는 참 드물다. 지속할 수 있는 힘과 저력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며 “미혼모뿐만 아니라, 저소득 가정의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위한 ‘꿈동이 지원사업’에도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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