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게이트키퍼’ 오세근씨 “절망 빠진 지인 마음 돌렸을 때 깊은 안도감”

  • 글·사진=김민성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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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25   |  발행일 2019-12-25 제12면   |  수정 2019-12-25
상담으로, 사진으로, 극단적 선택 예방 최선
생명사랑사진공모 대상 수상도
2년째 ‘게이트키퍼’ 오세근씨 “절망 빠진 지인 마음 돌렸을 때 깊은 안도감”
구미에서 ‘게이트키퍼’ 활동을 하는 오세근씨.

“세상에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이 많습니다. 희망을 갖고 살아간다면 반드시 웃는 날은 옵니다.”

구미에서 30년 이상 신문지국을 운영하고 있는 오세근씨(66·구미시 원평동)는 자살 예방 활동을 하는 ‘게이트 키퍼’다. 오씨가 게이트 키퍼를 시작한 건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안타까운 현실 때문이다. 2년 전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구미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그는 학내 게시판에서 생명사랑 자살예방 멘토 모집 공고를 봤다. 오씨는 “평소 우리나라의 높은 자살률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던 데다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해보고 싶어 곧장 지원을 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게이트 키퍼 활동을 시작한 오씨는 자살예방 활동에 깊이 빠졌다.

이후 자살예방 전문강사 수업까지 받은 오씨는 상담을 통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이들이 새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했다. 오씨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이 사업에 실패하고 한쪽 눈까지 실명하는 아픔을 겪었다. 자살위험이 있는 그에게 다가가 상담을 하고 함께 산책을 하는 등 마음 문을 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그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상담 후 그가 창고에 제초제와 농약을 준비해둔 사실을 듣고는 ‘소중한 생명을 살렸구나’하는 안도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오씨는 게이트 키퍼 활동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자살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구미시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실시한 ‘자살예방 생명사랑 작품공모전’에서 사진부문 대상을 받았다. 오씨는 ‘노인이 볍씨(생명)를 손에 꼭 쥐고 있는 모습’을 촬영해 심사위원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자살예방 활동 공로로 지난 8월 구미시장 표창과 구미시 정신건강복지센터장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오씨는 “우리나라에 ‘자살’이라는 단어가 없어질 때까지 게이트 키퍼 활동을 꾸준히 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글·사진=김민성 시민기자 stasis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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