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댄스 과감한 옷 입으며 새로운 내모습 발견…회원 되고싶어 2년 넘게 기다리는 사람도 있어요”

  • 글·사진=이명주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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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25   |  발행일 2019-12-25 제12면   |  수정 2019-12-25
달성군 대곡역래미안 주부댄스팀
자기계발 공간·사랑방역할 톡톡
“방송댄스 과감한 옷 입으며 새로운 내모습 발견…회원 되고싶어 2년 넘게 기다리는 사람도 있어요”
대구 달성군 대곡역래미안 아파트 방송다이어트 댄스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디까지 왔나 또 어디 숨었나 맘에 들어왔나 나 나 나 나 나~”

대구시 달성군 대곡역래미안 아파트 멀티클럽 문화센터 안은 12월 추위가 무색하게 ‘롤리폴리’ 노래에 맞춰 격렬한 춤사위로 열기가 뜨겁다.

반짝이 탱크톱에 초미니 스커트, 그리고 그물 스타킹까지 갖춰 입은 회원들의 모습은 확실히 여느 아파트 댄스 팀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2007년 아파트 입주 때부터 댄스를 한 이경옥씨(50)는 13년차 회원이자 댄스팀 회장이다. 그는 “아파트내 3개의 댄스팀 중에 오전 10시 방송다이어트 댄스팀이 최고”라며 “15명이 정원인데, 이사를 가서 결원이 생기지 않는 이상 들어 올 수 없을 정도로 인기다. 2~3년째 대기 중인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14세 중학생부터 두 살배기 아이까지 4명의 자녀를 둔 한 회원은 “이 시간이 유일하게 나를 위한 시간”이라며 “가족의 응원이 더해져 육아 스트레스로부터 잠시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방송 다이어트 댄스팀은 40~50대가 주축이다. 아파트라는 공간이 삭막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갱년기와 우울증이 쉽게 오는 현대인에게 같은 취미를 즐기며 배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이웃이 어울리는 곳이라면 마을의 사랑방이 따로 없다.

애칭으로 ‘욕망의 여인’이라고 불리는 왕언니 김예영씨는 누구보다 자신이 만든 틀 속에 갇혀 산 몸치의 소심한 여인이었다. 하지만 4년째 댄스를 하면서 감히 일상에서 입어 볼 수 없는 복장과 춤을 추며 새로운 자신을 발견했다.

방송다이어트 댄스팀은 소속 회원들의 흥과 자기계발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주거공동체를 위한 주민행사도 벌인다. 작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회원들이 모은 돈으로 주민을 위한 경품과 댄스발표회를 열었으며, 올해는 대구지역 댄스 팀들과 발표회도 함께했다.

이경옥 회장은 “2020년엔 아파트 담장을 넘어 지역 달성군에서 댄스팀의 ‘흥’을 봉사로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이명주 시민기자 imps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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