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와 본질…경계를 상상하다…박동삼·이병호·이환희 3인展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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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25   |  발행일 2019-12-25 제18면   |  수정 2019-12-25
2월 7일까지 021갤러리서 열어
20191225
이병호 ‘Seated Figure’

경계로서의 ‘껍질’을 주제로 한 박동삼, 이병호, 이환희 작가가 ‘peel 그 경계를 상상하다’전을 개최한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형태’와 보이지 않는 ‘본질’과의 관계에 대해 조소를 전공한 세사람이 보여주는 흥미로운 전시다.

박동삼의 한지 부조 작업은 독특하다. 그의 작업은 나무 판을 깎아 밑그림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칼질과 망치로 때리고 깎아 뜯겨진 나무의 표면은 거칠고 강렬하다. 그 거친 표면 위를 한지로 덧씌운다. 나무판이 일종의 거푸집인 셈이다. 거푸집에서 떼어낸 한지는 나무 표면의 입체감을 그대로 드러내보인다. 박씨는 표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작업에 적합한 특수 한지를 스스로 만들고 변색을 줄이기 위해 한지를 붙이는 천연 밀가루 풀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이병호 작가가 형태의 본질과 형상을 구분하여 보여주는 방식 역시 인상적이다. 그는 실리콘으로 만든 인체 조각에 기계 장치를 이용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 공기가 들어가면서 부풀어졌다가 다시 공기가 빠지면서 급격히 찌그러지는 인체의 형상은 시간에 따라 소멸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를 의미한다. 이환희 작가는 다양한 기법과 두터운 마티에르로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보여준다. 이씨는 매스감이 강하게 드러나는 재료의 물성을 특정한 방식으로 전면에 드러냄으로써 캔버스 화면을 부조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회화 표면이 회화와는 또다른 이미지로 변주됨으로써 우리에게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를 보여주고 있다. 2020년 2월 7일까지 021갤러리.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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