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아이] 만성폐쇄성폐질환 치료법 첫 개발

  • 입력 2020-01-14 07:39  |  수정 2020-01-14 07:53  |  발행일 2020-01-14 제19면


장기간에 걸쳐 폐 기능이 약해지는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는 직접 효과를 기대할 만한 치료법이 없다. 자각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40대 이후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스테로이드나 기도 근육 이완제 등을 쓰고 있기는 하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게 고작이다.

그런데 영국 셰필드대 과학자들이 COPD의 진행을 막는 치료법을 최초로 개발했다. 이미 개발된 암 치료제를 하나하나 검사해, COPD 환자의 폐 염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지닌 여러 종의 약물을 확인한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셰필드대 감염·면역·심장질환과의 린 프린스 박사팀은 관련 논문을 저널 'eLife'에 발표했다. 프린스 박사는 이 대학의 '러셀 리서치 펠로'(특별연구원)로 일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COPD 환자의 폐 손상은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neutrophils)가 일으키는 염증에서 비롯된다. 학계에선 이런 염증을 '호중성 염증'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등록된 암 치료제의 전수 조사와 효능 실험을 거쳐, 호중구의 사멸을 촉진하고 폐 조직의 손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찾아냈다. 이 과정에서 특정한 암 치료제가 호중구의 사멸 비율을 제어하는 세포 신호 과정(ErbB 키나아제)을 억제한다는 걸 발견했다. 무엇보다 이 세포 신호 정보가 입력된 유전자를 조작하면 폐의 염증을 추가로 완화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프린스 박사는 "COPD의 효과적인 치료법은 현재 전무하다"면서 "그런데 ErbB 키나아제 세포 신호 억제제(암 치료제)가 호중구 염증 질환의 잠재적 치료 연구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게 입증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상 최초로 COPD 환자의 폐 조직에서 손상된 세포들을 걷어내고, 나아가 추가적인 손상과 질병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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