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미의 가족 INSIDE] 4년여 연재를 마치며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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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16 07:52  |  수정 2020-01-16 08:08  |  발행일 2020-01-16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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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 겸 대구사이버대 교수 songyoume@dcu.ac.kr〉

'송유미의 가족 INSIDE'가 2015년 10월29일 첫 호를 시작으로 이번 호까지 100호 이상을 달렸다. 현대사회의 다양한 가족관계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고 부모교육의 중요성을 다루었으며 부모교육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부모교육은 부모 자신의 내면에 있는 상처를 알게 하고 그 상처가 자녀와의 관계에서 반복되고 있음을 알게 하는 것이다. 즉 부모 내면에 있는 상처의 원인과 결과를 알 수 있는 통찰력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어릴 적 원부모에게 억울하게 상처를 입었으면서도, 결혼 후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자녀를 통해 자신의 상처를 무의식적으로 확인하고 재생하려고 한다. 부모가 되었어도 결국 어릴 적 원부모와의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 사회에서 부모는 더 바빠졌다. 엄마들의 사회진출로 돌봄의 공백이 발생했고 아동복지가 위협을 받고 있다. 엄마가 일하면서 출산과 양육을 병행하기 어렵게 됐고, 2000년 이후 출산율이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위기의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제대로 성장하기도 어렵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서는 아이의 '내면의 아이'를 키워줄 부모 교육이 절실하다. 부모 교육은 아동의 심리적·정서적 성장을 돕기 위한 지원체계로서, 일반 부모를 비롯해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아동복지 관련시설의 실무자에게도 필요하다.

최근 언론에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가 자주 등장한다. 지난 10일 경기도 여주에서 아홉 살 남자아이가 속옷만 입은 채 찬물이 담긴 욕조에 1시간가량 앉아있다 끝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12일 구속된 K씨(31)는 '얌전히 있으라'는 말을 듣지 않고 돌아다녀 벌을 주려 했다는 취지로 언어장애(2급)를 겪고 있던 의붓아들을 욕조 속에 앉혀 놓고 나오지 못하도록 했다고 한다. 당시 체감기온은 영하로 아이는 '찬물 학대'로 숨진 셈이다. 석 달 전쯤 인천에서는 아버지의 학대로 다섯 살짜리가 희생됐고 의정부에서는 친모가 네 살짜리 딸을 폭행해 숨지게 했다. 2018년 전국 아동학대 건수 2만4천604건 가운데 부모에 의한 아동학대사건이 76.9%이다. 4건 가운데 3건에 달한다.

바쁜 엄마들로 인해 아이들이 충분한 사랑과 보호를 받아야 할 시기를 놓치고 있다. 부모와의 애착이 중요한 만 36개월 이하의 영아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맡겨지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젊은 부모들의 육아 기피 또는 양육책임감의 저하도 눈에 띄게 늘었다. 이 또한 광의의 아동학대다. 전체 영아 가운데 만 0세와 만 1세, 만 2세의 경우 어린이집 이용률이 2008년 각각 10.6%, 35.7%, 55.8%였다가 2016년에는 16.9%(7만5천명), 72.5%(31만8천명), 87.8%(38만6천명)까지 치솟았다.

깊은 상처를 입은 아이들은 청소년기에 들어서면 학업문제, 가족 내 갈등, 이성문제, 경제생활 등으로 스트레스에 처할 시 대인 기피, 등교거부, 집단따돌림 등 부적응 행동을 나타낼 수 있다. 아동학대, 청소년의 부적응 행동 등의 원인을 추적하면 대부분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부모는 아무나 될 수 없다. 반드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대상관계이론에 따르면, 생애 초기에 양육자와의 경험이 개인의 전 생애 동안 타인을 지각하고 이해하며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기본 틀로 작용한다. 이 말은 어릴 적 계속 간섭을 받으며 자랐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무의식적으로 간섭받고 싶어 한다. 또 부모가 되어서는 자신의 아이들을 어릴 적 자기와 똑같이 간섭받으며 자라게 한다는 뜻이다. 대물림의 악순환이다. 상처받지 않은 부모는 없다. 그러나 부모 자신의 상처가 아이에게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잘 아는 부모는 많지 않다. 알게 해 주어야 한다. 치유도 필요하다. 그것이 대물림의 악순환을 막는 부모교육의 핵심이다.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소장 겸 대구사이버대 교수 songyoume@d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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