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는 '설 情'을 싣고~

  • 임성수
  • |
  • 입력 2020-01-17   |  발행일 2020-01-17 제33면   |  수정 2020-01-17
명절 앞두고 선물 배송 물량 평소의 두배
특별수송기간 지연 우려, 여유 두고 이용
파손·분실 실랑이, 법적 다툼까지 나기도
1人 가구 증가…다양한 배송 시스템 눈길


우편집중국2
경북지방우정청이 지난 13일부터 오는 29일까지를 '설 명절 우편물 특별수송기간'으로 정하고 특별근무에 들어간 가운데, 대구우편집중국 직원들이 특별수송기간 첫날인 13일 밤 쏟아져 들어오는 택배 물품을 지역별로 분류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대구와 경북 중남부 지역을 담당하는 대구우편집중국의 취급 물량은 하루 평균 15만8천여개지만, 특별수송기간에는 19만 여개에 달한다. 이번 설 연휴 전 마지막 월요일인 20일에는 평소의 두 배에 가까운 27만여개의 택배 물품이 들어왔다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설과 추석이 다가오면 도시 전체가 마치 택배와 전쟁을 치르는 모습을 연출한다. 아파트 경비실이나 관리실은 넘쳐나는 택배 물품으로 창고를 방불케 하고, 이면도로는 택배 차량으로 몸살을 앓는다.

우체국에서조차도 '소포'라는 단어 대신 '택배'라는 말을 쓸 정도로 택배는 언젠가부터 일상이 됐다. 하지만 이 택배 때문에 울고 웃는 사연도 적지 않다.

소중한 명절선물을 안전하고 빠르게 배송하는 택배 기사, 고마운 이로부터 받은 선물로 기뻐하는 고객 등 모두가 즐거워해야 할 명절이지만, 택배를 두고 잦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택배 물품이 분실되거나 파손될 경우 법정 다툼까지도 이어진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명절을 앞두고 매년 택배 피해 사례를 소개하고 주의를 당부할 정도다. 올해도 예외 없이 지난 14일 소비자원은 최근 3년간 택배 관련 피해구제 사례 908건 중 설 연휴가 낀 1~2월에 19.2%인 174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중 설을 앞둔 시점에 물품 분실이나 파손, 배송 지연 사고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냉동식품이 부패·변질한 상태로 배송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소비자원은 "명절 택배 물량이 일시에 몰려 배송이 늦어질 수 있는 만큼 최소 1주일 이상 충분한 시간 여유를 두고 배송을 맡기는 것이 좋다"며 "특히 도서·산간 지역은 배송이 더욱 지연될 수 있어 배송 마감일을 미리 확인하고 가급적 빨리 배송을 의뢰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그러면서 "예정일보다 늦게 배송돼 피해를 봤을 경우 소비자분쟁 해결 기준에 따라 물품 명세서(운송장) 등을 근거로 피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다만 운송장에 물품 가격을 적지 않았다면 택배사의 손해배상 한도액은 50만원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택배가 넘치는 명절 때 고객만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평소보다 두 배가 넘는 물량을 배달해야 하는 택배 기사들의 고충도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진상 고객을 만날 때면 택배 기사들의 어깨는 처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고객의 한마디에 택배 기사들은 내일도 고객의 물품을 소중히 배달할 수 있다.

택배 문화가 정착되면서 택배와 관련한 다양한 시스템도 등장하고 있다.

일부 아파트와 오피스텔에는 '무인 택배 보관소'가 있어 택배 기사가 배달할 물품을 지정된 택배함에 넣고 잠근 뒤 고객에게 관련 내용을 남기면 고객이 확인 후 수령할 수 있다. 분실 우려가 없어 고객, 택배 기사 모두 만족시키는 시스템으로 신규 아파트 단지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아파트 현관문에 장착된 택배함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택배 물품 분실 경험이 있거나 택배 기사와 실랑이를 벌인 경우 개인별 택배함을 아예 현관문에 설치한 것이다.

이 같은 택배 관련 시스템은 분실 우려와 물품 파손 등이 없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지만, 택배 기사와의 대면을 기피하는 젊은 층에서 선호한다는 점에서 명절 선물을 전하는 택배 기사들의 마음이 씁쓸할 때도 적지 않다.

이번 설만큼은 택배를 전하는 기사도 선물을 받는 고객도 모두 먼저 인사 하는 모습이 많았으면 한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