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우수자만 키우는 '안동시 퇴계학당'

  • 피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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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0   |  발행일 2020-01-20 제9면   |  수정 2020-01-20
사교육비 절감위해 설립됐지만
학교장 추천받아 시험통해 선발
성적미달·예체능학생은 배제돼
시의회 정례회선 인재유출 지적

【 안동】 안동시장학회가 고교생 대상 특성화 사업으로 운영 중인 '퇴계학당'이 학생들을 성적 순으로 줄 세우는 등 엘리트 중심 교육에만 치중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17일 안동시에 따르면 퇴계학당은 고교생 학부모의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 2012년 '사람과 교육이 중심'이라는 모토로 출범했으며, 지자체 주도의 입시학원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학교장 추천을 받아 시험을 치른 후 1~3학년 각 60명씩 총 180명을 선발한다. 공개모집을 통해 수도권 유명학원을 선정한 후 매주 토요일 국어·영어·수학 수업과 진학상담 컨설팅을 통한 1대 1 맞춤형 진학상담을 한다. 또 대입과 관련된 다양한 입시정보를 제공한다.

퇴계학당은 우수 인재들이 타지역으로 유출되는 현상을 막아보자는 취지로 설립됐다. 하지만 철저하게 성적 우수 학생 위주로만 운영되는 데다 프로그램마저 대입 위주로 꾸며져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성적이 모자라거나 예체능 특기생은 퇴계학당에서 운영 중인 프로그램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학부모 A씨는 "퇴계학당은 학교 내 성적이 상위인 학생이나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만 들어갈 수 있다. 지자체가 앞장서 학생을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것 아니냐"며 "학생에게 성적만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드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안동시의회 정례회에선 "퇴계학당에 지원하는 예산으로 대한민국 인재를 키울 수는 있어도 안동의 인재는 키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수도권으로 떠난 지역 인재 중 지역으로 돌아오는 수는 극히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안동시 관계자는 "퇴계학당 운영은 타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우수 인재를 지키기 위함"이라면서 "혜택을 입은 학생들이 아직 시기적으로 성장기에 있어 이들에 대한 지역 기여도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안동시장학회가 매년 260여명의 학생에게 전달하는 장학금도 절반 이상이 성적 우수자나 우수대학 진학생 등에게 지급되고 있어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읍·면·동 추천을 받아 전달되는 효행 장학금 대상자는 매년 20명 남짓하며, 예체능 특기생은 10명 남짓만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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