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교육] 환경교육이 절실한데 아무런 소식도 안들려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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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0   |  발행일 2020-01-20 제15면   |  수정 2020-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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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무〈대구 강림초등 교사〉

고령 개진에는 겨울철새 독수리가 월동하고 있다. 독수리는 크게 죽은 동물 사체를 먹는 vulture와 산 채로 사냥하는 eagle로 나눈다. 고령 개진 독수리는 vulture이고 대구의 시조는 eagle인 검독수리다. 독수리의 禿자는 대머리라는 뜻이니 대머리독수리라고 말하는 것은 역전앞 같은 잘못된 표현이다. 검독수리도 대머리가 아니니 검수리가 맞다. 우리가 흔히 '독수리 5형제'라고 부를 때도 사람들은 검수리 5형제라고 해야 맞다. 'el condor pasa'에서 콘도르는 vulture의 한 종인데 철새로 번역한 것도 오역이다. 검독수리는 탐조전문가들도 잘 관찰하지 못하고 있고, 더구나 대구에서 발견했다는 소식이 없는데 검독수리가 시조인 대구는 복원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처럼 우리는 독수리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른다.

개진으로 독수리를 관찰하러 갔다. 개진에는 60여 마리가 겨울이 되면 찾아온다. 많이 줄어들었다. 독수리는 아주 높이 떠서 먹이를 찾는다. 개진을 찾는 까닭은 농부들이 감자 농사를 지으려고 소나 돼지 닭들을 처리하고 남은 고기들을 섞어서 거름을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가 찾아간 지난 토요일엔 거름을 내지 않아서 독수리가 하늘만 빙빙 돌았다.

우리는 독수리 탐조에 참가한 아이들을 위해 준비해 온 고기를 밭에 뿌려주었다. 고기를 뿌리자 맨 먼저 까치들이 날아 왔다. 한참 지나자 까마귀들이 사방에서 날아들었다. 드디어 도동서원 뒤 대니산 쪽으로 날아갔던 독수리 한 마리가 높이 떴다. 그러자 다시 한 마리씩 나타났다. 일곱 마리쯤 되자 한 마리가 빙빙 돌며 조금씩 아래로 날아왔다. 하지만 독수리는 이내 높이 올라갔다. 우리는 아직 까치 까마귀가 다 먹지 않았지만 먹이가 적어서 그런가 하고 실망을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사방에서 독수리들이 날아오면서 15마리가 되었다. 그러자 독수리들이 낮아졌다. 그러더니 마치 신호총 소리를 들은 것처럼 한꺼번에 순식간에 내려앉았다. 뒤늦게 날아 온 독수리를 모두 합치니 23마리가 되었다.

우리는 환호를 했다. 먹이를 주고 난 뒤 30분이 지나서야 내려앉은 것이다. 미리 내려오던 독수리는 먹이와 안전을 확인하고 사방 독수리 이웃에게 알린 것이다. 무려 두 시간을 기다려서 본 장관이었다. 독수리 곁으로 다가가는 아이들을 보니 독수리 크기와 비슷하다. 며칠 전 순천에 있는 전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본 독수리 날개는 1m가 훨씬 넘었고 새들 가운데 가장 큰 날개였다. 독수리 곁에 참매 한 마리가 날았는데 독수리의 크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검독수리나 흰꼬리수리가 고라니나 개도 채 간다는 게 이해가 되었다. 몽골 절벽에 지은 둥지의 크기를 봤는데 어른 둘이 올라가도 끄떡없을 만큼 크고 튼튼했다.

독수리를 탐조한 뒤에 우리는 우포늪 따오기 복원센터로 갔다. 날개를 펴면 주황색이 노을처럼 고운 따오기가 우리 땅에서 사라진 원인을 보니 농사짓는 땅이 줄어들고, 산림이 줄어들면서 생활터전을 잃어버렸고, 농약을 지나치게 사용하고 심지어 따오기 사냥을 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기후변화로 습지가 사라지면서 사람들과 친근했던 텃새 따오기가 사라져 버린 뒤에야 중국에서 얻어 온 따오기 한 쌍을 10년간 번식시켜 작년 5월에 방사했다. 지금 호주 산불로 캥거루와 코알라가 멸종 위기에 몰리고 있다. 멸종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결국 사람이다. 사라진 동물을 복원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사납게 지구를 공격하고 있다. 기후악당 국가로 지목된 우리 정부는 긴급하게 환경교육을 확대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우리 아이들이 배움을 통해 독수리 날개 쳐 올라가듯 비상하기를 바라지만 이러다간 무슨 말인지도 모르게 될 때가 올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제 그 어떤 교육보다 환경교육에 나서자.임성무〈대구 강림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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