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 잘하는 초선도, 물길 아는 중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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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3   |  발행일 2020-01-23 제31면   |  수정 2020-02-18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인적쇄신 칼끝이 이른바 보수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TK(대구경북) 지역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취임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이 지역 현역 의원을 대거 교체하겠다고 예고하면서 급부상한 측면이 있지만, 사실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되돌아보면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TK정치권이 타깃이 되어 왔다. 주지하다시피 보수 정치권에서는 대구경북은 사실상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다. 그래서 당 혁신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TK정치권을 제물로 삼는 측면이 없지 않다. 물론 그렇게 된 데 대한 일차적 책임은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TK정치권에 있다. 지난해 말 전국 당협위원장을 대상으로 진행된 당무감사에서 많은 의원이 부정적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매번 선거 때마다 TK의원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하다 보니 지역 정치권의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 현재 TK의원들 가운데 초선 비중이 63%에 달한다. 다른 지역의 30%대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TK 혁신이라는 명분으로 이번에도 전원 학살에 가까운 공천에 나서면 지역 정치력은 크게 상실되고, 지역발전은 불이익을 받을 게 분명하다.

TK지역 의원들 중에서 소장파든, 중진이든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지역을 위해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한 의원들도 적지 않다. 이를 평가하지 않고 무조건 물갈이 대상으로 몰아가는 것은 곤란하다. 이른바 진박이라고 해서 꼭 집어 물갈이 대상으로 분류하는 것도 안된다. 전략공천을 받고도 제대로 역할을 못 했으면 모르지만, 일을 잘하는 것으로 평가를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자유한국당의 이번 공천은 새로운 인물에 대한 유권자들의 갈망과 정치적 경륜과 일솜씨에 대한 평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돼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그 결과 대구경북의 정치권은 초선이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재선, 삼선 등 중진으로 이어지는 피라미드형의 모습이 되길 바란다. 대구경북에서도 국회의장, 당 대표 등 큰 정치를 할 인물이 배출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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