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안철수 제3의 길

  • 김신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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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4 09:08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중도정치를 표방하면서 귀국했다. 총선 불출마 의사도 밝혔다. 그는 "나는 바이러스 잡을 팔자다. 이젠 낡은 정치 잡겠다"면서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이 된 프랑스의 마크롱을 언급했다. 총선 이후 중도 신당 창당 의지를 내비쳤다. 공익적 마인드를 강조한 그는 대한민국이 기본적인 약속과 정직, 공정과 원칙이 지켜질 수 있는 사회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귀국에 진보정당은 견제구를, 보수정당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박지원 국회의원이 한 방송에서 "안철수는 원래 보수인데 진보로 위장취업했다"고 하자, 그의 측근은 "그는 보수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4·15 총선 이후 시기를 봐가면서 제3세력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거부터 극단적 좌·우와 진보·보수의 이념적 편향성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의 의미를 강조해왔다. 그의 제3의 길은 유교의 중용(中庸)과 시중(時中), 불교의 중도(中道)를 연상시킨다. 주자(朱子)는 중은 기울어지거나 의지하지 않고,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 것이며, 용은 마음으로 본분을 지켜 괴이한 일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중은 화(和)와 통한다. 중은 희로애락의 감정이 아직 일어나지 않을 때이며, 발(發)하되 절도에 맞는 것을 화(和)라 한다. 상황에 딱 맞는 화(和)는 곧 시중(時中)이다. 시는 자기가 사는 공동체에서의 시대적 사명을 말하며, 중은 현 상황에서 인(仁)에 가장 근접하도록 실천하는 것을 가리킨다. 화살을 쏘아 움직이는 목표물을 명중시키듯이 변화무쌍한 현실에 적중(的中)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를 개인의 행동 측면을 넘어 개념을 더욱 확대하면 불교의 중도(中道)와 통한다. 중도는 양극단을 떠나 한편에 치우치지 않는 공명정대한 제3의 길을 의미한다. 진보와 보수, 좌와 우 양극단을 떠난 새롭고 올바른 길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그가 과연 양편으로 심하게 갈라져 있는 민심을 통합하고, 마크롱처럼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신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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