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주 거쳐 10년만에 다시 대구로…내 20대는 직업 도전의 연속"

  • 도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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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9   |  발행일 2020-01-29 제14면   |  수정 2020-01-29
대구 30대 청년사업가 이시호씨
고졸 뒤 매장·창고 등서 경험쌓아
해외서도 일하고 제주선 카페도
"20대는 인생 밑그림 그리는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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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호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고 있다.

"20대는 여러 분야에 직접 부딪쳐 보고 자신의 미래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입니다."

대구시 중구 삼덕동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청년 사업가 이시호씨(35)는 20대의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그의 20대는 삶 자체가 도전의 연속이었다.

가정형편 때문에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했다. 시내 중심가 옷가게에서 고객을 상대하며 영업기법을 배운 그는 군 제대 후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카페에서 1년간 매니저로 근무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지만 낮은 급여로 이직을 결심했다.

그래서 옮긴 곳이 국내 굴지 음료업체의 창고일. 웬만한 사람이면 힘들어하는 일을 6개월간 버틴 끝에 계약직으로 채용되었다. 그렇게 1년을 지내면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해 정규직 영업사원이 됐다.

직장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2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친구들처럼 젊은 시절의 낭만을 즐기지 못한 채 돈을 버는 일에만 매달린 자신을 봤다. 동시에 삶에 무료함도 찾아왔다.

어렵게 들어간 회사였지만 그는 미련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호주로 향했다. 호주에서 있었던 몇 년 동안 많은 일을 경험하고 사업자금까지 마련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의욕적으로 시작한 SNS마케팅 사업은 실패했고, 가지고 있던 돈도 모두 날렸다.

하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다. 자신의 패배를 깨끗이 인정했다. 다시 돈을 모으기 위해 자동차 영업을 시작했다. 강한 정신력과 노련한 영업력으로 좋은 성과를 내, 다시 사업자금을 모았다.

월급을 받는 직장인으로 만족할 수 없었던 그는 지인과 함께 제주도의 한적한 숲속에 카페를 열었다. 분위기 좋은 카페로 입소문을 타며 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자, 그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사회 공동체가 그리워졌다.

자신의 지분을 동업자에게 처분하고 고향 대구로 다시 돌아왔다. 지인의 카페 창업을 돕다가 지난해 지금의 커피전문점을 열었다. 동종 업종 간 경쟁이 치열한 중구에 위치하지만 평일에도 고객들로 붐빈다. '높은 품질의 커피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실천하면서 커피 마니아층에서 입소문이 나고 있기 때문이다.

5년 뒤를 내다본 사업구상을 하고 있다는 그는 "실력 있는 지역 청년 사업가들의 노하우를 소상공인들에게 전할 수 있는 자리를 대구시가 마련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씨가 운영하는 '사운즈 커피' 매장은 푸른색과 하얀색이 어우러진 인테리어로 많은 사람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씨는 "어떤 의미도 담지 않았기에 오히려 더 많은 의미가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끊임 없이 도전해온 그를 아는 사람은 푸른 지중해의 꿈을 담은 하얀 산토리니섬을 연상하기도 한다.
글·사진=도성현 시민기자 superdo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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